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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주택건설·태양광...새 먹거리로 눈 돌리는 유통街

기사입력 : 2020년03월22일 07:09

최종수정 : 2020년03월22일 07:09

롯데쇼핑, 이달 27일 주총 열고 주택 건설·전자금융업 추가
이마트는 전기 사업, CU는 태양광 발전업 등 9개 사업목적 더해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코로나19 충격과 내수 침체로 인해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유통업계가 새로운 먹거리 찾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유통공룡인 이마트와 롯데쇼핑은 올해 주주총회 안건으로 신사업 진출을 위한 정관 변경안을 상정했다. 이마트는 전기차 사업, 롯데쇼핑은 마트와 슈퍼마켓 부지를 활용한 주택 건설과 전자금융 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편의점 CU를 운영 중인 BGF리테일도 사업 다각화를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오는 27일 열리는 주총에서 주택 건설과 전자금융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한다.

롯데쇼핑이 주택건설 사업을 정관에 추가하는 것은 광주광역시 광산구 첨단지구에 있는 롯데슈퍼 부지에 주상복합 건물을 건립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다. 현재 롯데쇼핑 슈퍼사업부는 해당 부지에 39층 규모의 주상복합 '힐스테이트 첨단' 건립을 추진 중이다.

강희태 신임 유통 BU장[사진=롯데그룹]

해당 부지에는 롯데슈퍼 건물만 존재하는데, 힐스테이트 첨단은 종합 상가에 더해 315가구 규모의 아파트까지 갖춘 주상복합 건물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오프라인 점포 구조조정과 연관이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롯데쇼핑은 향후 3년간 백화점·마트·슈퍼마켓 등 700여개 점포 가운데 200개 점포를 정리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향후 폐점하는 점포 부지를 활용한 부동산 개발사업의 기반을 다지기 위한 조치라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전자금융업은 다음달 말 롯데쇼핑 7개 유통계열사가 선보이는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ON) 운영과 관련이 있다. 기존에는 전자지급 결제대행서비스(PG) 등은 외부업체에 맡겨 왔는데, 앞으로 롯데쇼핑이 직접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외부업체에 지급하던 수수료 지출도 줄일 수 있고 서비스 질도 개선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롯데쇼핑의 최대 경쟁사인 이마트는 전기 사업 진출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실제 이마트는 오는 25일 열리는 주총에 전기 사업목적을 추가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전기 사업 중에서도 전기차 충전소 사업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마트 초급속 전기차 충전소.[사진=이마트]

그동안 이마트는 협력업체를 통해 전국 점포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를 운영해 오고 있다. 운영은 협력업체가 맡고 이마트는 주차장 공간을 임대해 수익을 올리는 구조다. 이번 정관 변경은 전기차 충전소 사업권을 따내 직접 운영하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이마트 관계자는 "전국 이마트 점포 주차장에 500기 정도 전기차 충전기가 설치돼 있다"며 "기존에는 협력업체에 공간을 임대하는 정도였다. 전기차 충전소 사업권을 획득해 직접 운영하기 위해서는 정관을 변경해야 하기 때문에 사전에 준비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BGF리테일은 신성장 동력 발굴에 적극적이다. 오는 25일 주총을 통해 추가하는 사업목적만 9개에 달한다.

이번 주총에서 처리될 정관 변경 안건은 국내외 편의점 개발 및 연쇄화 사업 일체부터 태양력 발전업, 의약품·의료용품·의료기기 도·소매업, 브랜드·지적재산권 라인센스업, 시장조사·경영자문 및 컨설팅, 소프트웨어 개발·공급 등이다.

우선 올해 정관에서 '국내외 편의점 개발 및 연쇄화 사업 일체'를 사업목적에 추가한 것은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실제 올 상반기 중 베트남 1호점 개점을 위한 사전 조치라는 게 업체의 설명이다.

편의점 CU는 마스터프랜차이즈 형태로 해외에 수출된다. 마스터프랜차이즈는 브랜드 사용권을 주고 로열티를 받는 사업 모델이다.

BGF 진천 중앙물류센터 전경[사진=BGF리테일]

태양광 발전업은 충북 진천에 있는 통합물류센터 옥상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하고 여기서 나온 전력을 판매해 부가 수익을 얻기 위해 사업목적을 추가한다. 이 외에도 앞으로 편의점에서 취급할 수 잇는 안전상비의약품 품목이 확대될 것을 대비해 '의약품·의료용품·의료기기 도·소매업'도 이번 주총 안건으로 상정됐다.

이처럼 유통 대기업들이 새로운 먹거리에 눈을 돌리는 것은 실적 악화 탓이다. 이마트와 롯데쇼핑은 지난해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7.4% 감소했고 롯데쇼핑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8.3% 줄었다. 반면 BGF리테일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7% 증가한 1966억원으로 나름 선방했지만 국내 신규 출점이 막히면서 저성장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 침체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국내 유통 기업들이 기존 오프라인 점포 사업전략으로 버티기 어려워진 게 사실"이라며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신사업에 관심을 갖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nrd812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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