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스팅, 교사와 학생‧학부모의 온라인 학습방...25만명 교사 사용
"한국, 학부모 중심 사교육…에듀테크 스타트업 많아져 강국 되길"
[서울=뉴스핌] 박진숙 기자 = "초‧중‧고교 등 모든 학교에는 학교 홈페지이가 있지만, 학부모와 학생은 불편하게 쓸 수밖에 없습니다. 학교 교육이 다른 산업군 대비 웹 기반 서비스가 취약한 편인데, 학교 교사로서 이러한 점을 고민하게 됐고, 교육을 잘 아는 에듀테크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온라인 학습방 '클래스팅'의 조현구 대표는 26일 기자와 만나 교사로서 겪었던 학교 웹 서비스의 어려움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클래스팅'은 선생님이 클래스를 만들어서 학생과 학부모를 초대하는데 선생님은 과제를 내고, 학생들은 반 친구들과 대화하고, 학부모도 선생님에게 질문하는 등 학급을 온라인으로 옮겨 온 온라인 학습방이다.
[서울=뉴스핌] 박진숙 기자=조현구 클래스팅 대표가 서울 강남구 위워크 18층 클래스팅 사무실에서 클래스팅 서비스에 대해 소개해고 있다. [사진=클래스팅] 2020.03.26 justice@newspim.com |
조현구 대표는 "정부가 교육 관련 예산을 편성해도 개발자가 없어서 외주하는데, 서비스를 만들기까지 1~2년은 걸리더라"며 "다른 서비스를 교육에 접목하려고 했는데, 일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학교 교육에 접목하는 데 한계가 있어서 직접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교사·학생·학부모 위한 온라인 학습방 '클래스팅'
2011년 11월 '클래스팅'을 만든 조 대표는 처음에는 자신의 반에서 사용하게 됐고, 쓰기 편하다고 느끼면서 주변 선생님들에게 사용해보라고 알리게 됐다.
2012년 7월 베타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사용자가 점점 많아지면서 유지비가 필요했던 조 대표는 교육부에 연락해 상담하게 됐다.
조 대표는 "교육부의 스마트교육 선도위원으로 활동하며 클래스팅을 소개하다 보니 교육부 장관상까지 받을 수 있었지만, 교육부에서는 예산을 지원할 수 없어 '글로벌 K-스타트업'이라는 스타트업 경진대회에 나가게 됐다"며 "거기서 우승했는데, 심사위원이 VC여서 투자해보겠다고 해서 창업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2013년 3월부터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하는 정식 서비스를 오픈한 클래스팅은 창업하면서 매년 2배씩 계속 성장해 현재는 교사 25만 명이 사용할 정도로 커졌다.
클래스팅은 또 학생마다 가르쳐야 할 범위나 수준이 다르다 보니 학생별 맞춤 학습을 해야 하지만, 교사는 1명이라 불가능한 점을 개선하기 위해 인공지능(AI)기반 맞춤 학습 서비스 '클래스팅 AI'를 개발하게 됐다.
조현구 대표는 "에듀테크가 도와줄 수 있는 것이 맞춤학습인데, 거기에 맞는 것이 AI"라며 "기존 교육 콘텐츠 가운데 나에게 제일 최적화된 것을 골라주자고 해서 2017년부터 개발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용화한 클래스팅 AI는 22개 교과서 회사와 제휴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들이 만든 학습 영상이나 참고서 가운데 최적화된 것을 추천한다. 유료 서비스로, 학교나 학부모가 구매해야 하지만, 학교에는 저렴하게 제공하며, 교육청에서 요청하면 크게 할인해준다.
◆클래스팅, 해외 진출…"글로벌 서비스 제공할 것"
조현구 대표는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선정하는 '2020 영 글로벌 리더'로 선정됐다.
[서울=뉴스핌] 박진숙 기자=조현구 클래스팅 대표가 서울 강남구 위워크 18층 클래스팅 사무실에서 클래스팅 서비스에 대해 소개해고 있다. 2020.03.26 justice@newspim.com |
조 대표는 "사회는 기술을 기반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인재에 대한 기준도 빠르게 바뀌는데, 학교 교육은 보수적이라 따라가기 힘든 것이 현실"이라며 "우리가 하는 역할이 학교가 변해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 이를 높이 평가한 것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는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여러 나라가 겪는 것인데, 클래스팅은 글로벌 서비스를 제공하며 이를 지향하고 있어서 글로벌 리더로 얘기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클래스팅은 현재 외국에서도 사용하고 있다. 2018년 9월부터 대만에 서비스를 제공했는데, 대만의 학교 35%가 클래스팅을 사용하고 있어 현지에 자사 인력이 나가 있다고 한다. 베트남과 미국, 일본, 싱가포르의 학교에서도 클래스팅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조 대표는 "지난해에는 인천교육청과 콜롬비아에 갔는데, 콜롬비아 교육부에서 클래스팅에 관심을 보였다"며 "코로나19 때문에 콜롬비아는 교육부 차원에서 학교 전체에 도입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현구 대표는 외국은 공교육 중심의 에듀테크가 많은데, 우리나라는 학부모 시장 중심이라 사교육 에듀테크로 돼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외국은 학교를 위한 에듀테크를 하고, 영국만 해도 에듀테크 기업이 1000개가 넘지만, 우리나라는 그런 환경이 아니다"라며 "과거에는 정부가 공교육 서비스를 다 만들어서 제공했다면 지금은 글로벌 에듀테크 기업이 국내에 들어올 수 있음으로 우리나라는 심각성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업체는 서로 경쟁하고, 고객은 그중에서 제일 잘 맞는 제품을 골라 쓰는데, 에듀테크에도 그런 접목이 필요하다"며 "에듀테크 강국이 되려면 학교를 위한 에듀테크가 뛰어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에듀테크 스타트업이 많아지길, 학교가 고객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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