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당국에 '코로나에 밀수하는 주민 군법으로 처리' 엄명
북한 내부 소식통 "누군들 밀수를 하고싶어 하나" 불만 봇물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북한 양강도에서 보따리 밀수를 시도하던 주민들이 국경경비대 군인들로부터 심한 폭행을 당해 사경을 헤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 내부 소식통들을 인용해 "밀수를 군법으로 처벌하라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명령에 따라 생계를 위해 밀수에 나선 주민들에 대한 경비대 군인들의 무자비한 폭행이 도를 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지난 3월 중순 양강도 김정숙군에 사는 주민 두 명이 압록강에서 보따리밀수를 시도하다 국경경비대 잠복초소에 걸려 군인들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해 지금 사경을 헤매고 있다"며 "잠복초소의 군인들은 6명으로 모두 양강도 국경경비대 25여단 252연대 2대대 기동중대 소속"이라고 귀띔했다.
소식통은 이어 "국경경비대 기동중대는 일반 경비대와 달리 고정된 초소가 따로 없으며 낮에는 부대 화목(땔나무)을 하고 날이 어두워지면 3인 1조로 밀수가 의심되는 지형을 선택해 잠복근무를 서고 있다"면며 "잠복 초소가 있는 것을 알 수 없는 주민들이 이날 밀수를 시도하다 심한 폭행을 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아울러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면서 국경지역 주민들은 쌀값은 오르고 돈벌이가 안 돼 먹고 살기 바빠 위험을 무릅쓰고 밀수를 시도하고 있다"며 "이에 국경경비대 기동중대는 잠복초소를 두 배로 늘려 압록강 근처에 접근하는 주민들을 묻지도 않고 무작정 밀수꾼으로 몰아 폭행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어 지역 주민들이 분노가 터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같은 날 양강도의 또 다른 주민 소식통도 "양강도 국경지역에는 국경경비대 25여단 소속 기동중대들이 각 지역 대대마다 60명 정도 배치돼 있다"며 "기동중대는 양강도에서 1호 행사가 진행될 때마다 (김정은의) 신변안전과 국경지역 특별경비에 동원되는 1선 병력"이라고 언급했다.
소식통은 이어 "지금도 이들은 '중국에서 들어오는 코로나바이러스에 대처해 국경밀수를 하다 적발된 사람들은 군법으로 처리하라'는 최고사령관(김정은 위원장) 명령에 따라 생계형 밀수상인들을 가혹하게 처벌하고 있다"며 "밀수 단속을 빌미로 뇌물을 주지 않는 주민들을 이유없이 단속하고 폭행하는 등 횡포가 극심하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또 "며칠 전에도 김정숙군 신상리 주민이 압록강으로 물을 길러 갔다가 잠복초소에 단속됐는데, 기동중대군인들이 무작정 소총 개머리판으로 머리를 쳐 피가 터지면서 정신을 잃었다"며 "이에 분격한 가족들이 중대정치지도원에 중대군인의 주민구타사건을 신소하면서 보상과 처벌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그러나 군부대 간부들은 처벌은커녕 '국경밀수를 통제하라는 최고사령관 명령 집행과정에 생긴 사고'라면서 신소한 주민에게 밀수지역에 다시는 나타나지 말라는 경고를 줬다"며 "이에 분노한 가족들은 '누군들 밀수를 하고싶어 하냐'며 '인민을 때려 죽게 만드는 게 인민군대냐'며 거세게 항의했다"고 덧붙였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