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말 외환보유액 4002억달러...2018년 6월 수준 복귀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로 쪼그라들었다. 현금 유동성 경색에 대응한 외환당국의 시장안정조치와 미 달러화 강세에 따른 외화자산 달러화 환산액 감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4002억1000만달러로 전월(4091억7000만달러) 대비 89억6000만달러 줄었다고 3일 밝혔다. 이는 2008년 11월(-117억5000만달러)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자료=한국은행] |
유가증권(국채, 정부기관채,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 등)이 전달 대비 대폭 줄며 외환보유액 감소를 이끌었다. 유가증권은 136억2000만달러 감소한 3576억달러로 전체 외환보유액 중 89.4%를 차지했다.
예치금은 317억2000만달러(7.9%)로 전월보다 46억2000만달러 늘었다. 이밖에 금 47억9000만달러(1.2%), SDR 33억2000만달러(0.8%), IMF포지션 27억8000만달러(0.7%)로 구성됐다.
외환보유액이 대폭 줄어든 이유는 강달러 기조가 계속됨에 따라 유로화, 엔화 등 기타통화표시 외화자산의 달러화 환산액이 감소한 영향도 있다. 기타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미 달러화지수는 2월 말 98.51에서 99.18로 올랐다. 또한 당국의 시장안정화를 위한 달러 공급 조치 역시 영향을 줬다.
다만,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및 미 연방준비제도의 유동성 공급으로 4월 말 외환보유액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과 미 연방준비제도는 지난 25일 예고대로 한미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고 1차적으로 120억달러를 시중에 공급하기로 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1차 공급액인 40억달러의 3배에 달한다.
미 연준은 임시 레포 기구(FIMA Repo Facility)를 설립해 각국 중앙은행들이 가진 미 국채를 매입해 달러를 공급해주기로 했다.
한편, 지난 2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4091억7000만달러로 세계 9위 수준을 유지했다. 1위는 중국(3조1067억달러)이며 일본(1조3590억달러)과 스위스(8550억달러)가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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