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이종훈)는 지난 2009년 경주 쪽샘 C10호 목곽묘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말 갑옷에 대한 10년의 연구 성과를 종합해 '경주 쪽샘지구 신라고분유적 X-C10호 목곽묘 출토 마주·마갑 조사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
2009년 경주 쪽샘 C10호 목곽묘 발굴 조사 중에 발견된 말 갑옷(전투에서 말의 보호를 위해 착용된 갑옷)은 도굴되지 않은 상태의 완전한 형태를 갖춘 채 출토돼 주목을 받았다.

말 갑옷은 목곽 바닥에 서쪽에서 동쪽 방향으로 목·가슴 부분, 몸통 부분(130cmx100cm), 엉덩이 부분 순의 완전한 형태로 정연하게 깔려있었다. 또한 재갈, 안장, 등자(발걸이) 등 관련 유물까지 함께 수습돼 신라의 기마 문화를 온전히 이해하는 자료가 됐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발굴조사 당시 이례적으로 고고학 조사와 병행, 740매에 이르는 말 갑옷 보호를 위한 응급 보존처리를 현장에서 동시에 진행했다. 온·습도 유지와 내부 오염 방지를 위한 임시 가건물을 설치하고 냉난방 등 공조 시설을 마련했다. 주위 토양에 10~30cm 냇돌(냇바닥에 오랜 시간 있으면서 물살에 다듬어진 돌)이 포함된 사실을 확인한 후에는 비슷한 성분의 토양으로 모의 수습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28t에 이르는 말 갑옷과 수변부 토양을 손상 없이 떼어냈다.

발굴조사가 완료된 후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약 10년에 걸쳐 말 갑옷에 대한 수습‧보존‧연구를 진행했다. 이번 보고서는 말 갑옷의 고고학적 출토 상황과 그 조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담아냈다.
도면과 사진, 엑스레이 촬영 결과를 함께 수록했고 각 부위에 대한 내용도 고고학 과점에서 상세하게 풀어냈다. 약 18개월이 소요된 말 갑옷 수습의 현장 분위기와 이송과정, 보존처리 과정에 대한 내용도 넣었다.
보존과학 연구를 토대로 말 갑옷 표면에 붙어있는 견‧마 등 직물의 종류를 파악하고 목질 흔적을 토대로 목곽에 사용된 목재가 소나무일 가능성도 확인했다. 삼국 시대 마갑에 대한 이처럼 상세한 종합보고는 국내에서 처음이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이러한 종합연구 보고서를 바탕으로 실제 재현품을 제작했다. 갑옷 크기에 맞는 '제주 한라마'를 정해 복제품을 실제로 말에 입혀본 후 활동성을 분석하는 작업도 거쳤다. 실제 재현품의 정밀한 착장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현존하는 제주 조랑말의 계측 자료와 월성 해자 유적에서 출토된 말뼈도 분석했다.
이 같은 결과를 반영해 최종적으로 제작한 이번 재현품은 말 투구·말 갑옷의 구조적 특징, 연결기법, 착장 상태를 구체적이고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89hkle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