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180석 주장에…민주당 "난데없다" 당혹감 표출
통합당, '폭주냐! 견제냐!'로 캐치프레이즈 바꾸고 읍소
주말에도 막말 논란 불거져…백원우 "통합당은 쓰레기"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오는 4·15 총선을 불과 3일 앞두고 정치권에서는 입단속이 한창이다. 연일 선거전이 거세지면서 여야를 막론하고 당에 악재가 될 만한 막말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탓이다. 막말 논란이 선거 막판 악재로 작용하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은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끝까지 겸손하게 임하겠다"며 "선거 결과의 섣부른 전망을 저는 경계한다"고 말했다.
그는 "스스로 더 낮아지며 국민 한 분, 한 분을 더 두려워하겠다"며 "당원과 지지자들도 그렇게 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제21대 국회의원선거(4.15 총선) 종로 후보로 출마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새내역 인근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송파 총집결 유세 현장에서 후보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날 현장에는 이낙연 상임공동선대위원장, 이인영 원내대표(구로갑 후보), 윤호중 구리 후보, 서영교 중랑갑 후보, 남인순 송파병 후보, 김태년 성남수정 후보 등이 참석했다. 2020.04.12 alwaysame@newspim.com |
◆ 통합당, '폭주냐! 견제냐!'로 캐치프레이즈 바꾸고 읍소
이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 10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이 이사장은 당시 자신의 유튜브 방송을 통해 "비례의석을 합쳐 범진보 진영 180석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유 이사장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통합당이 '오만한 여당'이라며 견제에 나서줄 것을 촉구하자 여당 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근형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도 "난데 없는 180석 논란이 생겼다"며 "야당은 '심판론'으로 안 되니 '견제론'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싶을 것이고, 보수 언론은 바로 오만한 여당을 제기하며 견제 프레임을 작동시키기 위해 총궐기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위원장은 "우리쪽과 가깝다고 알려진 논객(유시민)이 빌미를 줘 버렸다"며 "모두들 제발 3일만 참아주셨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실제 여권 내 '180석 전망'이 나오자 미래통합당은 선거 캐치프레이즈를 '바꿔야 산다!'에서 '폭주냐! 견제냐!'로 바꾸고 여당 견제론에 나서기도 했다.
김우석 통합당 상근수석대변인은 이날 '여당 180석 이후 일어날 일'이라는 논평을 1편과 2편으로 발표했다. 김 대변인은 첫 번째 논평에서 "만약 민주당이 호언장담하듯이 이번 총선에서 그들이 180석을 차지하고 범여권이 개헌도 가능한 200석을 차지한다면 어떻게 될까"라며 "먼저 윤석열 검찰총장이 구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또한 "'공수처대상 1호'라는 위협이 그냥 위협이 아닐 것이 분명하다"며 "끌어내린 후에도 그냥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김 대변인은 두 번째 논평에서 "(여당이 180석을 차지하면) '탈원전정책'이 굳어지고, '전기료 폭탄'이 터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우리 (원전) 기업은 파산을 걱정하게 됐고 정부지원으로 연명하고 있다"며 "또한 총선에서 여당이 승리하면, 안하무인이 된 정부가 적자를 견디지 못하는 한전에게 전기료인상을 허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백원우 "통합당은 쓰레기"…민주당 "3일만 참아달라" 제지
통합당이 지난주 막말 논란으로 고생했다면 주말에는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의 막말이 문제가 됐다.
백 전 비서관은 지난 11일 경기도 시흥 지원 유세에 나서면서 "국민에게 고통으로 다가오는 정당이 미래통합당"이라며 "저런 쓰레기 같은 정당, 저런 쓰레기같은 정치인들, 저런 쓰레기들을 국민 여러분들이 4월 15일에 심판하셔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를 두고 정원석 미래통합당 선대위 대변인은 "'천박하고 주책없는 당', '저열한 정당', '토착왜구라 했던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돈키호테와 애마', '시종' 등이라 이름 붙이며 손가락질 했던 윤호중 사무총장에 이은 역대급 막말"이라고 비판했다.
정 대변인은 "여권 인사들의 연이은 망발은 단순히 미래통합당에 대한 견제구가 아니다"라며 "통합당 당원들과 더 나아가 통합당이 제시하는 방향과 대안들, 정책을 지지하는 일반 국민들에 대한 모욕이자 우롱"이라고 꼬집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지난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현안 관련 긴급 회견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2020.04.09 kilroy023@newspim.com |
하지만 통합당이라고 마냥 안심하고 있을 수는 없다. 최근 후보들의 잇단 막말 악재로 선거에 역풍을 맞을 우려에 놓였기 때문이다.
'30·40 무지', '나이가 들면 다 장애인이 된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김대호 서울 관악갑 후보를 일찌감치 제명 조치 하면서 막말 논란을 끊어내는 듯 했지만, 차명진 경기 부천시병 후보의 '세월호 텐트 발언'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특히 세월호 관련 이슈가 불거지면 매번 선거에서 통합당에 불리한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에 통합당으로서는 악재를 만난 셈이다.
문제는 단호했던 당 지도부의 태도와 달리 정작 당 윤리위원회가 차 후보를 제명 조치 하지않고 '탈당 권유'를 하면서 부정적인 여론은 더욱 거세졌다.
물론 황 대표가 "차 후보는 더이상 우리 당 후보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지만, 차 후보는 미래통합당 점퍼를 입고 연일 선거전에 나서고 있다. 또 '세월호 텐트' 발언이 모두 사실이라면서 끊임없이 발언을 하고 있어 상황은 악화되고 있다.
보다 못한 당 지도자급 인사들이 선거 유세전에서 연일 읍소에 나섰다. 유승민 의원은 이날 청계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그동안 저희가 국민의 아픔에 충분히 공감하지 못했다"며 "최근 여러 가지 실수들에 대해 거듭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과드린다"고 강조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도 입단속에 나섰다. 앞서 통합당 지도부는 '텔레그램 n번방'에 여권 인사가 관계되어 있으며, 그 명단을 이날 발표할 것처럼 시사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명확한 증거가 없고, 섣부른 폭로전에 나설 경우 오히려 야당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를 철회했다.
그러자 김종인 위원장은 "정확한 확증도 없는 것을 이야기하면 혼란스러움만 일으키고 쓸데없이 상대에 빌미를 주는 것"이라며 "당 지도부에 '제발 좀 쓸떼없는 소리 하지 말아달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