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오는 24일 전국연합학력평가 '재택 시험' 결정
불안 커지는 학생들…채점 안 해 성적 알 수 없어 불만 가중
[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올해 수능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치르는 전국단위 첫 모의고사인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재택 시험'으로 치러지게 되면서 학생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학생들의 등교가 사실상 불가능한 데다 학사 일정상 시험을 더 미루기도 어려워 '고육지책'으로 내린 결정이지만, 서울시교육청이 공동 채점과 성적 처리도 하지 않기로 하면서 자신의 수준을 가늠하기 어렵게 된 학생들의 혼란이 예상된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가 치러진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시험을 보고 있다. 2019.09.04 kilroy023@newspim.com |
23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24일 치러지는 전국연합학력평가는 '원격 시험'으로 치러진다. 시험 당일 오전 학생들이 학교에 방문, 시험지를 받은 뒤 집에서 풀고 결과를 제출하는 방식이다.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교육부가 온라인 개학으로 방침을 정한 데다 첫 모의고사를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내린 결정이다.
당장 올해 12월 수능을 앞둔 고3 학생들은 비상이다. 재택 시험으로 치러지는 이번 모의고사가 사실상 기출문제를 푸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고3 학생들에게 첫 수능 모의고사가 가지는 의미는 남다르다. 전국단위 채점과 성적 처리가 이뤄져 자신의 성적이 어느 수준인지 가늠해볼 수 있고, 이를 통해 앞으로의 세부적인 공부 계획을 세울 수 있어서다. 실제 수능이 치러지는 시험장 분위기를 미리 체험해볼 수 있는 예습 효과도 있다.
서울 도봉구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김모(18) 군은 "그동안 온라인 수업으로 공부한 게 전부인데 첫 모의고사를 어떻게 치러야 할지 모르겠다"며 "모의고사를 보면 전국 단위로 성적이 나오는데 이번엔 내 성적을 알 수 없어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서울 강북구 모 고등학교에 다니는 구모(18) 군은 "집에서 모의고사를 보게 되면 소음도 나고 집중도 되지 않는다"며 "시험을 보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서울 성북구 모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이모(18) 군은 "차라리 학생들을 조금씩 여러 반에 나눠서 기존 방식대로 시험을 보는 게 나을 것 같다"며 "모의고사는 수능을 볼 때 현장 분위기를 미리 경험해보고 아는 것도 중요한데 고3 입장에서 정말 화가 난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에 이어 다른 지역 교육청에서도 잇따라 원격 시험을 시행하기로 하면서 코로나19 여파로 개학 및 수능이 연기된 고3 학생들의 고충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이날까지 대구교육청, 경북교육청이 전국학력연합평가를 원격 시행하기로 했고, 충북교육청은 학교별 자율방식을 활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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