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라도 남북 뜻 모으면, 국민들 기차타고 北 갈 수 있어"
[서울·제진역=뉴스핌] 공동취재단 노민호 기자 =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27일 "동해 북부선 건설은 그 과정 자체가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새로운 '한반도 뉴딜' 사업"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오전 강원도 고성군 제진역에서 '동해 북부선 추진식' 기념사를 통해 "동해북부선 연결은 코로나19로 어려움에 빠진 우리 경제의 회복을 앞당기기 위한 선제적 조치이기도 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장관은 또한 "지금이라도 남북이 뜻을 모으면 우리 국민이 제진에서 기차를 타고 군사분계선(MDL) 너머 북녘 땅에 닿을 수 있다"며 남북관계 복원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사진=뉴스핌 DB] |
그는 이어 "다시 남북 간에 철길을 따라 사람과 물류가 자유롭게 오가는 날을 꿈꾼다"면서 "정부는 남북관계의 공간을 넓혀 나가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래는 김연철 통일부 장관의 '동해북부선 추진식' 기념사 전문이다.
여러분, 반갑습니다. 통일부장관입니다.
판문점선언 2주년이 되는 오늘, 동해북부선 건설 사업 추진이 결정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오늘이 있기까지 150만 강원도민의 마음을 모으며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오신 최문순 강원도지사님과 여러 자치단체장님들, 한금석 강원도의회 의장님과 의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통일부와 함께 한마음으로 뛰어 주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님과 관계자 여러분, 사업 추진에 큰 힘이 되어주신 권성동 의원님과 이양수 의원님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자리를 빛내주시기 위해 멀리 이곳까지 와주신 권구훈 북방경제협력위원장님, 박종호 산림청장님, 김홍걸 민화협 대표상임의장님, 이철 동해북부선 연결 추진위원장님과 모든 참석자 여러분께 따뜻한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역사적인 판문점선언이 오늘로 2주년을 맞이했습니다. 그동안 판문점선언의 이행과정을 통해 많은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특히 강원도민들께서는 접경지역에 찾아온 평화를 다른 누구보다 몸소 체감하셨을 것입니다.
물론, 아쉬움도 많이 남습니다. 지난해부터 남북관계 소강국면이 장기화되던 중에 최근에는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위기까지 겹쳤습니다.
비록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정부는 하루라도 빨리 남북 정상의 약속을 다시 이행하고, 한반도 평화경제 시대를 열기 위해 당장 할 수 있는 일들을 차근차근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선 남북이 마주하고 있는 접경지역에서부터 평화경제의 꽃을 활짝 피우고자 합니다. 그 첫 걸음이 바로 동해북부선의 건설입니다.
동해북부선과 현재 공사 중인 동해중부선, 그리고 이미 운행 중인 동해남부선이 연결되면 마침내 한반도 신경제구상의 중심축 중 하나인 환동해 경제권의 혈맥이 완성됩니다.
환동해 경제는 완성된 동해선 철길을 따라 블라디보스톡을 통한 대륙경제, 북극항로와 일본을 연결하는 해양경제로 뻗어 나가며 새로운 동해안 시대를 열어갈 것입니다.
누구보다 이러한 미래를 기대했던 러시아는 이미 2000년대부터 동해선 연결에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 의사를 밝힌 바 있습니다.
또한 동해북부선 연결은 코로나19로 어려움에 빠진 우리 경제의 회복을 앞당기기 위한 선제적 조치이기도 합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세계 경제는 최악의 침체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1930년대 대공황 시기 미국이 펼친 뉴딜 정책처럼, 각국 정부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비롯하여 유효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동해북부선 건설은 그 과정 자체가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새로운 '한반도 뉴딜' 사업입니다.
정부는 지난주 드디어 남북교류협력 추진협의회를 개최하고, 동해북부선 강릉~제진 구간 철도 연결을 남북교류협력사업으로 인정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로써 동해북부선 연결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을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었습니다. 조기 착공을 위한 여건이 갖춰진 것입니다.
앞으로 정부는 동해북부선 완공을 손꼽아 기다리실 강원도민과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필요한 후속 절차들을 속도감 있게 진행해 나갈 것입니다.
본격적인 남북 철도협력과 개별관광,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중요해진 보건의료 협력, DMZ 국제평화지대화, 한반도 산림 생태계 복원 등 남북이 함께 양 정상의 약속을 이행하고 평화경제로 나아가는 여정에도 더욱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함께해 주신 여러분, 일제 강점기 시절, 수많은 사람들이 기차를 타고 당대 최고의 관광지였던 금강산을 찾았습니다. 특히, 1932년 동해북부선 고성 구간의 개통은 금강산 관광객의 빠른 증가로 이어졌습니다.
지금이라도 남북이 뜻을 모으면 우리 국민이 이곳 제진에서 기차를 타고 군사분계선 너머 북녘 땅에 닿을 수 있습니다.
이미 남과 북은 2007년 경의선·동해선 철도 연결을 위한 열차 시험운행까지 실시했습니다. 다시 남북 간에 철길을 따라 사람과 물류가 자유롭게 오가는 날을 꿈꾸며, 정부는 남북관계의 공간을 넓혀 나가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이 자리에 함께하신 분들께서도 굳건한 의지와 희망으로 끝까지 함께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