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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해외건설 '직격탄'...건설업계 '장기전' 대비

기사입력 : 2020년05월18일 13:14

최종수정 : 2020년05월18일 13:15

신규 해외수주 발주 및 공사현장 중단 잇따라
국토부 "예외적 입국 국가 늘리도록 노력"

[서울=뉴스핌] 김지유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은 해외건설사업 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다. 아시아와 중동 등 주요 발주처 국가들에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신규 해외수주와 본계약 체결은 물론 공사현장이 멈춰 섰다. 단기간에 해외사업이 정상화될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되면서 건설사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건설사들의 주요 먹거리로 꼽혔던 해외사업 프로젝트 신규 발주 및 본계약 체결이 코로나19 확산으로 계속 지연되고 있다. 기존 공사현장들도 다수 중단되면서 공기 지연이 불가피하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현재 건설사 해외사업 수주총액은 142억7774만800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9% 상승한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총액이 13년 만 최저 수준으로 저조했던 데다 하반기에 수주액이 대부분 몰린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해외건설현장 모습 [사진=뉴스핌 DB]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신규 해외수주 발주다. 수주를 진행하는 발주처들이 입국을 제한하거나 '셧다운'(일시 업무 중지)에 나서면서 주요 프로젝트 입찰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발주 예정이던 아랍에미리트(UAE) 하일&가샤 가스전 개발공사 입찰이 취소됐다. 또 쿠웨이트 알주르 액화천연가스(LNG) 공사도 입찰이 지연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 해외수주사업 중 중동국가가 차지하는 비율이 전체의 60%에 달한다. 나머지 중 아시아국가가 30%, 유럽·미국·아프리카 등이 10%를 차지한다.

주요 프로젝트의 본계약 체결도 늦어지고 있다. 그나마 최근 대우건설이 나이지리아에서 지난해 수주한 5조원대 LNG 플랜트 공사 본계약을 체결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전반적인 해외사업이 어렵지만 신규 해외수주 발주와 본계약 체결이 늦어지는 점이 가장 불안하다"며 "현재 어려움이 장기전이 될 것으로 인식해 고심이 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나마 국내 건설사들만 입찰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발주 자체가 중단됐기 때문에 나중을 노릴 수 있어 버티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도 "이메일이나 전화 등으로 영업은 계속할 수 있겠지만 적극적인 영업을 하는 것은 어렵고, 수주에 나서는 사업 자체가 감소하면서 적어도 올해 2~3분기까지 해외 실적 하락은 불가피할 것이란 분위기"라고 전했다.

건설 중이던 공사현장도 곳곳 중단되면서 건설사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현재 셧다운을 단행한 인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10여 개 국가의 1800개 중 70여 개 공사현장이 멈춘 것으로 파악된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삼성물산이 수도 쿠알라룸푸르 등에서 추진하던 복합몰·오피스 등 빌딩 공사 5건을 중단했다. 대림산업은 포트딕슨에서 울사도(ULSADO) 정유공장 공사를 중단했다.

공사 중단 및 공기 지연은 건설사로서 큰 부담이다. 일반적으로 천재지변이나 전염병 확산 등에 따른 공기 지연은 공사별 계약조건에 따라 시공비 상승 및 보상 문제가 발생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재 쿠웨이트에 베트남을 비롯한 일부 국가는 국내 건설인들의 입국을 예외적으로 허용한 상태지만 전반적인 공사의 어려움을 불식시키기엔 역부족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단기간 해외 건설공사 중단은 괜찮겠지만 이런 일이 반복되거나 장기화되면 공기 지연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현지에 나가 있는 직원들과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면서 공사 재개를 위한 준비와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건설업계 피해 방지와 대책 마련에 고민이 깊다. 국토부 해외건설지원과 관계자는 "건설사들과 자주 만나면서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정부가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의견을 나누고 있다"며 "예외적 입국 국가를 더 늘릴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해외사업 위축으로 실적 하락도 불가피하다. 업계에선 올해 2분기 실적부터 본격적으로 코로나19 영향이 반영될 것으로 전망한다.

김승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 건설사의 건설 현장이 있거나 수주 파이프라인으로 보유하고 있는 국가들의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가 2분기 들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지난 1분기에 비해 2분기 공사현장 진행은 더딜 것으로 전망돼 건설사들의 실적을 보수적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kimji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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