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폐기물관리법' 개정안 시행
[세종=뉴스핌] 이동훈 기자 = 앞으로 배출하는 쓰레기를 위탁처리업체에 맡겨 처리하는 다량 폐기물 배출자는 위탁 업체의 적법성을 확인하고 맡긴 폐기물을 제대로 처리하고 있는 지 확인해야한다.
또 폐기물 처리업체는 5년마다 재등록 심사를 받아야한다. 아울러 폐기물을 불법처리하다 적발됐을 때 책임자의 처벌이 강화된다.
26일 환경부에 따르면 이같은 내용을 담은 '폐기물관리법' 개정안이 오는 27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개정안은 쓰레기 위탁업체의 불법적 쓰레기 투기로 인해 벌어진 '쓰레기산'과 같은 현상을 막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해 11월 공포 이후 시행령을 비롯한 하위법령을 개정하고 이번에 시행하게 됐다.
개정안은 우선 불법 폐기물의 발생 예방을 위한 방침을 정했다. 지금까지 폐기물 배출자는 폐기물 처리 수탁자(처리업체)가 스스로 작성한 형식적인 서류 확인만 거친 후 폐기물의 처리를 위탁해 왔다.
폐기물 다량 배출자는 폐기물의 처리를 위탁할 경우 적법한 수탁자인지를 사전에 확인해야한다. 또 해당 폐기물의 처리가 법령을 준수해 적정하게 이루어지는지를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이를 위해 매달 위탁한 폐기물의 적정처리 여부를 올바로시스템 등으로 확인해야한다.
[세종=뉴스핌] 이동훈 기자 = [자료=환경부] 2020.05.26 donglee@newspim.com |
이상징후가 발견되면 스스로 또는 폐기물적정처리추진센터에서 폐기물 처리 현장을 확인하고 불법처리 인지 시 즉시 폐기물 처리 위탁을 중단해야한다. 이를 위반한 폐기물 배출자에겐 불법 폐기물에 대한 처리 책임이 부과된다.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폐기물 수집・운반업자는 불법 폐기물로 인해 행정처분이 내려진 장소로 폐기물을 운반할 수 없다. 이를 고의 또는 중과실로 위반할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그간 폐기물 수집・운반업자가 불법 폐기물임을 인지하고서 폐기물을 운반하는 경우에도 별도 처벌 규정이 없어 수집・운반업자가 불법 폐기물 이동의 연결고리라는 지적이 있었다.
모든 폐기물 처리업체는 5년마다 한 번씩 폐기물처리업의 자격 및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허가 기관의 확인을 받아야 한다. 다만 해당 기간 동안 '폐기물관리법'을 위반한 사실이 없는 우수업체에는 확인 주기를 2년 연장해 주는 혜택이 주어진다.
지금까지 폐기물 처리업체는 최초로 허가를 받은 이후에는 별도의 재확인 절차 없이 영구히 폐기물처리업을 영위할 수 있었다. 환경부는 이에 따라 폐기물 처리 능력이 부족한 업체들은 시장에서 퇴출될 것이며 폐기물을 적정하게 처리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도・양수, 합병・분할 등으로 폐기물처리업에 대한 권리・의무를 승계하는 처리업자는 사전에 허가를 받아야한다. 권리・의무 승계를 하더라도 종전 명의자의 불법행위에 따른 법적 책임은 그대로 유지된다. 불법 행위를 한 업자가 업체를 매각해 책임을 지우는 행위를 막기 위해 도입됐다.
또 의료폐기물의 처리가 어려운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붕대, 거즈와 같은 위해도가 낮은 일반의료폐기물을 의료폐기물 전용 소각업체가 아닌 지정폐기물 소각업체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허용보관량의 2배를 초과해 폐기물을 보관할 경우 해당 폐기물처리업체로 폐기물의 반입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하고 폐기물 처분 및 재활용업체의 실제 계량값과 장부기록사항(반입량, 배출량, 처리량 등)을 올바로시스템에 입력하도록 했다. 또 폐기물처리업의 결격사유를 보다 강화해 규정했다.
개정안은 이미 발생한 불법 폐기물에 대한 신속한 사후조치를 위한 조항을 담았다. 불법 폐기물에 대한 처리 책임자 범위를 불법 폐기물의 배출・운반・처분・재활용까지 과정에 관여되고 법령 상 의무를 다하지 않은 자까지 확대한다. 지금은 직접 발생 원인자와 토지소유자 등으로 규정하고 있어 빠른 해결이 어려웠다.
특히 '쓰레기 산'처럼 폐기물 과다 누적으로 침출수 발생이 우려될 경우에는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한 행정청이 대행해 쓰레기를 처리한다. 행정청은 대집행 완료 전 책임자에게 비용환수를 위한 재산조회, 가압류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개정안은 또 폐기물 불법처리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다. 환경부, 지자체 등은 폐기물을 불법 처리함으로써 취득한 이익의 3배 이하에 해당하는 금액과 원상회복에 소요되는 비용을 징벌적 성격의 과징금으로 부과한다.
그간 불법 폐기물로 인해 취득할 수 있는 기대이익은 높은 반면 부당하게 취득한 이익을 환수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없어 범죄 억제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와 함께 불법 폐기물 발생의 원인이 되는 각종 불법행위에 대한 벌칙 수준을 상향했다.
개정안 이밖에 한국환경공단을 '폐기물적정처리추진센터'로 지정해 운영함으로써 폐기물 배출자 및 처리업체, 지방자치단체의 폐기물 적정처리를 지원한다. 폐기물적정처리추진센터는 ▲폐기물처리업체 정보 수집 및 해당 정보의 배출자 제공 ▲배출자의 폐기물 처리 현장 확인 대행 ▲행정대집행 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이영기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관은 "이번 폐기물관리법 개정안의 시행으로 불법 쓰레기산의 발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폐기물을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제도 시행 초기 현장에서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부혁신 차원에서 홍보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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