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2019년 이어 올해도 적자 전망..."성장동력 부재"
실적 반등 위해 구조조정..."안양 설비 베트남으로 이전"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LS엠트론이 2년 연속 영업적자를 내며 위기에 빠졌다. 올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연간으로는 적자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짙다.
이에 2015년부터 LS엠트론을 이끌며 LS그룹 차기 총수를 준비하는 구자은 회장이 이번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8일 LS사업보고서에 따르면 LS엠트론은 지난 2018년부터 2019년까지 2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다 올 1분기 2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 했다. 매출액은 2085억원이다.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LS엠트론 실적. 2020.05.26 sjh@newspim.com |
문제는 연간 전망이 여전히 어둡다는 점이다. 증권업계에서는 LS엠트론이 올해에도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로 여파로 경기가 어려워진 데다 실적 반등을 이끌 신규 성장 동력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이유다.
LS엠트론의 사업 부문은 크게 기계사업과 부품사업으로 이뤄져 있다. 주력은 트랙터와 사출기를 중심으로 하는 기계사업으로 LS엠트론은 핵심 역량 강화를 위해 최근 몇 년 동안 연관성 없는 사업을 매각해 왔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LS엠트론 성장에 걸림돌이 됐다. LS엠트론은 2017년 전장부품 자회사 LS오토모티브 지분과 동박·박막 사업부를 글로벌 투자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에 매각했다.
이듬해 3월에는 휴대폰 및 디스플레이용 커넥터와 안테나를 생산·판매하는 전자부품 사업과 UC(Ultra Capacitor) 사업을 물적 분할방식으로 국내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에 매각하려 했으나 실적 악화를 이유로 상대가 계약파기를 통보하면서 최종 무산됐다. LS엠트론은 계약파기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고 현재까지 진행 중이다.
트랙터 사업 등에 집중하기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정리했지만 실적 성장으로 이어지지 못 한 것이다. LS엠트론은 올 초 실적 부진의 이유에 대해 "사업부와 출자법인 LS오토모티브를 매각해 중단사업 손익반영으로 인한 기저효과"라고 설명했다.
LS엠트론의 부진은 구 회장에게 특히 부담이다. LS그룹 총수에 오르기 전 맡았던 계열사가 잇단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 할 경우 경영능력 평가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구 회장은 현재 구자열 LS그룹 회장의 뒤를 이어 총수 자리를 물려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직접 "LS엠트론에 신경 쓰는 것보다 LS그룹 전반을 보는 비중이 커졌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는 그룹의 미래 전략을 담당하는 미래혁신단장도 함께 맡고 있다. 재계에서는 구 회장이 LS그룹 총수에 오를 시점을 2023년경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구 회장이 LS엠트론의 실적 도약을 위해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계속된 적자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사업 재정비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LS엠트론은 이를 위해 컨설팅 업체에 전자부품 사업에 대한 개선안을 의뢰하고 경기도 안양에 위치한 전자부품 공장 일부를 베트남 생산법인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전자부품 사업의 중국 생산기지인 칭다오 법인(LSEQ)까지 청산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LS엠트론 관계자는 "올해 실적 개선을 위해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그 중 하나가 안양에 있는 커넥터 설비 일부를 베트남 법인으로 이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생산 효율화와 원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선택으로 한국에서는 고부가 가치 제품 생산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칭다오 법인의 철수설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칭다오에서는 디스플레이용 커넥터를 생산 중으로 아직 철수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