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딸인 박다인 씨는 13일 서울시청 영결식장에서 "갑작스런 이별에 누구보다 황망했을 서울시 직원 여러분들에게도 미안하고 고맙다. 덕분에 저희 가족은 쉽지 않은 시간을 조금씩 견뎌내고 있다"고 애통함을 표현했다.
박씨는 "아버지가 처음 시장이 되실 때가 기억난다"면서 "시민이라는 말이 생소하던 시절 시민운동가였던 아버지는 그렇게 피하고 피하던 정치에 몸담게 됐다. 아버지는 시민의 이름으로, 시민의 힘으로 서울시장이 됐다. 그런 아버지에게 시민과 시민의 삶은 꼭 지켜내야만 하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박씨는 그러면서 "온전히 시민의 뜻으로, 시민을 보호하는 뜻으로, 시민이 시장이라고 하셨다"며 "아버지에게는 언제나 시민 한명 한명이 소중했다. 항상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시민 결정에 따르는 시장이었다"고 회상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고(故) 박원순 시장의 영정사진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영결식에 들어서고 있다. 2020.07.13 leehs@newspim.com |
다음은 박다인 씨의 추도사 전문이다.
갑작스런 이별에 누구보다 황망했을 서울시 직원 여러분들에게도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덕분에 저희 가족은 쉽지 않은 시간을 조금씩 견뎌내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처음 시장이 되실 때가 기억이 납니다.
시민이라는 말이 생소하던 시절 시민운동가였던 아버지는 그렇게 피하고 피하던 정치에 몸담게 됐습니다. 아버지는 시민의 이름으로, 시민의 힘으로 서울시장이 됐습니다. 그런 아버지에게 시민과 시민의 삶은 꼭 지켜내야만 하는 것이었습니다.
온전히 시민의 뜻으로, 시민을 보호하는 뜻으로, 시민이 시장이라고 하셨습니다. 아버지에겐 언제나 시민 한명 한명이 소중했습니다. 항상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시민 결정에 따르는 시장이었습니다.
가장 낮은 곳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들어드리던 모습, 그 귀한 시민 한명 한명이 아버지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 아버지가 들어드리던 아픔이 채 가시지 않은 눈빛, 미처 다하지 못한 말들, 그 한분 한분들이 다가와 용기 내어 떨리는 목소리로 전해주었습니다. 제가 모르던 아버지를, 그 삶을 알게 됐습니다.
정말 특별한 조문행렬이었습니다. 화려한 양복 뿐만 아니라 평범한 작업복을 입은 시민들의 끝 없는 진심 어린 조문을 누구보다 기뻐할 아버지가 이렇게 부르는 것 같습니다.
"오세요. 시민여러분, 나에겐 시민이 최고의 시장입니다."
그 시민들의 모습을 아버지가 정말로 기뻐하시는 것을 느꼈습니다. 시민 한분 한분을 뵐 때마다 아버지를 뵈었습니다. 시민들의 아픔이 담긴 눈빛을 아버지가 더 이상 어루만져주지 못합니다.
서울특별시장 박원순은 더 이상 없습니다. 그 자리에 시민 여러분이 계십니다. 여러분들이 바로 서울특별시장입니다. 아버지는 이제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가셨습니다.
서울시민이 꿈꾸던 행복한 서울, 안전한 서울, 이제 여러분이 시장으로서 지켜주시길 바랍니다.
아버지는 영원한 시장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제껏 그랬듯 우리를 지켜주리라 믿습니다. 이제 우리 모두의 꿈, 한명 한명의 꿈이 존중받고 실현되는 더 좋은 서울특별시를 만들어주길 바랍니다. 다시 시민이 시장입니다. 서울특별시장 박원순 시장 유가족 대표 박다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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