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현대차 남양연구소서 미래 모빌리티 분야 논의
"배터리 외에도 전장, 가전 등 협력할 사업 매우 많아"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부회장이 21일 경기 화성 현대·기아차 남양기술연구소에서 2차 회동에 나서면서, 두 수장의 전장(전자장비) 사업 협력 가능성이 나온다.
이날 두 수장과 함께 양사 경영진이 차세대 친환경차와 도심항공 모빌리티(UAM), 로보틱스(robotics) 등 현대차그룹의 미래 신성장 영역 제품과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의견을 나눠 이 같은 관측에 힘을 더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 [사진=뉴스핌DB] 2020.07.17 peoplekim@newspim.com |
삼성은 2016년 9조원에 인수한 미국의 전장 전문기업 하만을 통해 전장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올초 미국 국제가전전시회(CES)에서 선보인 5세대(G) 통신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콕핏도 대표적인 미래차 기술이다.
삼성전자의 차량용 반도체는 미래차의 핵심이다. 미래차 기술이 발전할수록 차량이 지능화되는데, 반도체는 차량의 두뇌와 눈에 해당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차와 인프라 등 사물간 통신이 이뤄지게 되면 반도체의 중요성은 더더욱 오른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2018년 340억달러(약 38조원) 규모인 전 세계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2022년 553억달러(약 62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반도체를 포함해 자동차에 들어가는 전장부품 시장이 올해 347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중심의 전장 사업을 5세대(5G) 이동통신, AI, 바이오와 함께 4대 핵심 미래 전략 사업으로 강조해왔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용 '엑시노스 프로세서'를 아우디에 공급하는 등 미래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때문에 현대차의 미래 모빌리티에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의 세계적 기술을 보유한 삼성전자의 협력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전 세계 자동차 회사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경쟁에 나서면서 미래차에 적용될 반도체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단적으로, 현재 내연기관의 자동차 1대에는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가 200~300개 정도 탑재돼 각종 센서나 전자제어장치에 사용되고 있는데,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에는 약 2000개의 반도체가 필요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대모비스에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AVN) 등 주요 전자기기 부품의 메모리반도체를 공급해왔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한국전기차협회 회장)는 "미래차는 '움직이는 컴퓨터'와 '움직이는 집'이 될 것"이라며 "현대차그룹과 삼성은 배터리 외에도 전장(전자장비), 가전 등 분야에서 협력할 사업이 매우 많다"고 내다봤다.
이날 이 부회장과 정 수석 부회장 외에 삼성SDI 전영현 사장,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강인엽 사장, 삼성종합기술원 황성우 사장 등이 남양기술연구소를 찾았으며, 현대·기아차 상품담당 서보신 사장, 연구개발기획조정담당 박동일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앞서 정 수석 부회장은 지난 5월13일 충남 천안의 삼성SDI를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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