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여전히 유동성 관리에 촉각..."완전 회복 아냐"
스트레스테스트 기준 완화 등 추가 규제완화 요구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오는 9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완화 만기 시한을 앞두고 은행권이 연장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부 기관과 시중은행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연장을 촉구하고 있다. 일각에선 스트레스테스트 기준 완화 등 추가적인 규제 완화 요구도 나온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기획재정부,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 관련당국의 의견을 수렴해 LCR 규제 완화 연장 여부를 검토 중이며, 기한인 9월말까지 결론을 낼 예정이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10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 2020.03.10 204mkh@newspim.com |
LCR비율은 예상되는 자금의 유출입 흐름을 따져 향후 30일내 스트레스 상황이 왔을 때 은행이 버틸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지표로, 은행의 자금 유동성을 평가하는 기준 중 하나다.
앞서 지난 4월 당국은 올해 9월말까지 외화 LCR 규제비율을 80%에서 70%로, 통합 LCR 규제비율을 100%에서 85%로 인하하기로 했다. 이는 은행들이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해 적극적으로 금융지원을 할 수 있도록 유동성 제약을 풀어준 것이다.
당국이 연장 검토에 나선 배경에는 금융시장이 일부 회복됐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는 판단이 자리한다. 금융권의 쌓아두기용 자금 조달이 늘어나는 상황을 막겠다는 것이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LCR 규제완화를 연장함으로써 은행들에게 유동성을 굳이 타이트하게 관리할 필요가 없다는 메시지를 주고, 시장에는 수급을 신경쓰고 있다는 당국의 의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들 역시 '안전판' 차원으로 유동성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며 입을 모으고 있다. A은행 관계자는 "유동성은 풍부하나 아직까지 완전한 정상화 단계는 아니며 시장 불안정을 재차 유발할 수 있는 외부 요인들도 많아 보수적으로 유동성을 관리하고 있다"며 "LCR 규제 완화 연장은 시중은행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화 시장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B은행 관계자는 "아직 코로나 이전상태로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에 외화유동성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은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외화 LCR 규제완화 연장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LCR규제 뿐 아니라 여타 금융규제를 완화해 은행의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C은행 관계자는 "LCR 외규가 낮아졌어도 바로 내규도 내리지 않기 때문에 (연장 여부가) 사실상 은행에 큰 영향을 주진 않는다"며 "오히려 스트레스트 테스트 기준을 완화하는게 은행들이 건전성이나 유동성 관리에 도움이 더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행들이 이처럼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데는 올 하반기 건전성 우려가 나오기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금융지원을 통해 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운데, 사태 장기화로 대거 부실화 위기에 처했다. 이에 KB·신한·우리·하나 등 4대 금융지주는 2분기에만 8000억원 상당의 대손충당금을 쌓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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