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사혐의만 인정…금고 2년 선고받고 법정구속
[대전=뉴스핌] 김태진 기자 = 보험금 95억원을 노리고 캄보디아 출신의 만삭 아내를 교통사고로 위장해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50대가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단 이번 파기환송심에서 공소장 변경으로 추가된 교통사고특례법위반(치사)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금고 2년을 선고받고 '도주 우려'가 있다며 법정 구속됐다.
대전법원종합청사 전경 [뉴스핌=DB] 2020.08.06 memory4444444@newspim.com |
대전고법 제6형사부(재판장 허용석)는 10일 오후 2시 302호 법정에서 살인 혐의로 기소된 A(50)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에 대한 치사 혐의에 대해 금고 2년을 선고하고, 도주 우려가 있다며 법정 구속했다.
A씨는 95억원의 보험금을 노리고 2014년 8월 새벽시간 경부고속도로 천안IC 부근에서 갓길에 주차된 화물차를 들이받아 동승자인 임신 7개월이던 캄보디아 국적 아내 B씨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과 A씨 변호인은 파기환송심 증인신문에서 A씨가 차량을 몰고 정차 중인 화물차와 추돌하기 전 핸들조작(방향전환)을 했는지 여부 등을 놓고 고의성을 가리기 위해 공방을 벌였다.
사고 과정에서 A씨 차량의 불빛이 움직이는 모습이 담긴 고속도로 CCTV 영상을 수차례 확인하고 고속도로 CCVV 녹화 영상과 도로교통공단의 사고 재현 영상을 보면서 공방을 이어갔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A씨의 범행에 대한 의심이 있다는 점은 인정했으나 아내를 고의로 살해했다는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는 이유 등으로 살인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특히 A씨가 자영업을 하면서 수백만원에 달하는 거액의 보험료를 매월 납입한 것과 관련 A씨의 자금사정이 보험금을 감내하기 어려운 상황은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보험설계사의 계속된 권유를 잘 거절하지 못하고, 모친의 과거 보험혜택 등으로 여러 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보이고, 사망보험 만이 아닌 암보험, 실비보험 등도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검찰이 제시한 사고 당시 CCTV 영상에 대해 왜곡현상 등으로 감정인이 명확하게 판독하기 어려운 점 등을 이유로 사고 재현이 과학적으로 담보되지 않았다며 유죄를 인정할 증거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A씨가 특별하게 경제적으로 궁핍한 사정 없이 고의로 자동차 충돌사고를 일으켜 임신 7개월인 아내를 살해하려 했다면 그 동기가 좀 더 선명하게 드러나야 한다며 무죄 취지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범행에 대한 의심이 있다고 판단하면서도 아내를 살해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졸음운전을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고 1심 역시 고의로 교통사고를 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범행 전 수십억원의 보험금을 탈 수 있는 보험에 다수 가입했고, 사고가 난 뒤 아내의 화장을 서두른 점, 병원에 입원한 상태에서 휴대전화로 '고속도로 사고' 등을 검색한 점을 토대로 유죄로 인정했다.
파기환송심은 2017년 6월7일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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