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1년 후 건립…높은 기단 위에 비 세우고 해태상 좌우 배치
[대전=뉴스핌] 라안일 기자 = 광복 후 대전역에서 세워졌던 '을유해방기념비'의 옛 모습을 담은 영상물이 공개됐다.
대전시는 오는 15일 광복 제75주년을 맞아 보문산 공원로에 있는 '을유해방기념비(乙酉解放記念碑)'의 옛 모습이 담긴 짧은 영상과 사진을 공개했다.
해방비는 1946년 광복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대전시민들이 뜻을 모아 건립됐다. 애초 대전역 광장에 세워져 있었으나 1971년 현재 자리로 옮겨졌다.
대전역 광장에 '을유해방기념비(乙酉解放記念碑)'가 세워져 있다. 이 해방비는 1946년 광복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대전시민들이 뜻을 모아 건립됐다. [사진=대전시] 2020.08.13 rai@newspim.com |
이번에 공개된 자료는 건립 당시 해방비의 정확한 위치는 물론 1957년 국립 서울현충원에 기증된 해태상 한 쌍을 포함해 경계석 등 주변 조형물들의 모습까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자료는 얼마 전 시가 확보한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 소장 영상에 포함된 것으로, 한국전쟁 당시 폭격으로 사라지기 전의 대전역을 배경으로 촬영됐다.
영상에 담긴 해방비는 대전역 전면 중앙에 설치된 높은 기단 위에 세워져 있으며 주변에는 원형의 석조 난간이 둘러져 하나의 경내를 구성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해방비 좌우에는 한 쌍의 해태상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배치됐었다.
고윤수 시 학예연구사는 "서양 중세풍의 대전역사와 그 앞에 세워진 우리나라 전통양식의 해방비, 그리고 해치(獬豸)라기보다는 중국 사자상에 가까운 석상, 유럽식 궁정에나 어울릴 것 같은 아치 형태의 경계석까지 이 한 장의 사진을 통해 근대도시 대전의 이미지와 경관에 대해 많은 것들을 상상할 수 있다"며 "매우 흥미로운 자료"라고 설명했다.
1945년 광복과 함께 전국 각지에서 '해방기념비' 또는 '독립기념비', '대한민족해방기념비' 등의 글씨가 새겨진 다양한 형태의 비석들이 세워졌는데 현재 남아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대전에는 을유해방기념비와 유성초등학교 뒤뜰에 있는 '해방기념비' 2기가 남아 있으며 모두 비지정 문화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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