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평균 거래대금 38억원→82억원
공모주 열풍에 세제개편 혜택 맞물려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시중에 풀린 풍부한 유동성 등을 바탕으로 코스피 지수가 2400을 웃도는 가운데 장외주식시장(K-OTC)도 덩달아 호황을 누리고 있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K-OTC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5월 38억원에 불과했으나 6월 53억6000여만원으로 20억 가까이 늘어난 뒤 7월에는 67억7000여만원으로 매달 가파르게 늘고 있다. 전날 기준 8월 일평균 거래액은 82억1000여만원 수준에 달한다.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K-OTC 홈페이지 화면 [캡쳐=K-OTC] |
K-OTC는 지난해 11월 거래대금이 200억원을 뛰어넘을 정도의 상승세를 보였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지난 4월 42억원 규모로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특히 지난 11월에도 K-OTC에 진입한 종목들이 두루 호황을 누린 것이 아니라 극소수의 인기 종목들이 상승세를 이끌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바이오주를 중심으로 두루 거래되면서 K-OTC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3개월 간 K-OTC에서는 ▲비보존 ▲오상헬스케어 ▲아리바이오 ▲와이디생명과학에서만 3000억원 이상이 거래됐다.
비마약성 진통제로 유명한 바이오업체 '비보존'은 최근 바이오벤처 투자회사 '이후인베스트먼트'까지 인수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오상헬스케어는 코로나19 진단키트로 꾸준히 실적을 내면서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업체다. 아리바이오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나선 뒤 최근 관련 특허를 출원하면서 거래가 크게 늘었다.
이처럼 K-OTC가 주목을 받게 된 배경에는 공모주 열풍이 첫 번째로 꼽힌다. SK바이오팜과 와이팜 등이 흥행을 하면서 차기 IPO(기업공개)를 발굴하려는 투자자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K-OTC 소속은 등록기업과 지정기업 두 가지로 나뉘는데 이 중 등록기업의 경우 상장을 염두에 두고 시장에 진입하는 경우가 많다. 투자자들도 이들 등록기업 중 상장 가능성이 높은 곳을 점치면서 투자 전략을 세우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K-OTC의 가장 큰 문제는 유동성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점이었는데 최근 유동성이 풍부해졌고 공모주 열풍까지 겹치면서 K-OTC에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부쩍 늘었다"며 "상장사와 비교해 공개되는 정보가 적고 그만큼 위험성이 높을 수 있지만 대박을 노리는 투자자들에게 K-OTC는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금융세제 개편안에 K-OTC 거래에 대한 기본공제가 새롭게 포함된 것도 K-OTC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정부는 K-OTC에서 거래되는 중소·중견기업 비상장주에 대해 5000만원까지는 양도소득을 기본공제하기로 결정했다. 국내 상장주식과 동일한 세제혜택에 부여된 셈이다. 아울러 거래세도 2021년 0.02%p, 2023년 0.08%p 인하해 최종적으로 0.15%로 낮아진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세제 혜택 등에 힘입어 K-OTC 내 거래가 활발했고 올해 코로나19로 잠시 주춤했으나 빠르게 회복하는 모양새"라며 "K-OTC기업이 상장되는 사례도 꾸준히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mb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