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의 길' 간다는 페이스북, 불리한 결정 회피해 '비판대'
[서울=뉴스핌] 박진숙 기자 = 미국 소셜네트워크 서비스기업 페이스북(facebook)이 태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왕실에 대해 비판 내용을 올린 계정을 일단 차단한 뒤, 태국 정부에 국제법 위반으로 제소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로이터통신은 25일 페이스북이 현지 법에 따라 태국 왕실에 비판적인 내용을 올리는 그룹 '로얄리스트 마켓플레이스'의 계정을 차단했지만, 또한 이를 요구한 태국 정부에 국제법상 이의를 제기하겠다는 모순된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페이스북 [사진=로이터 뉴스핌] |
페이스북 대변인은 로이터통신 등에 에 보낸 입장문에서 "이런 요구는 국제인권법 위반이며 사람들의 의사 표현 능력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며 "페이스북은 모든 인터넷 사용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방어하기 위해 일하고 있으며, 태국 정부의 요청에 대해 법적으로 이의를 제기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앞서 지난 10일 태국 정부가 왕실을 모독하는 내용을 2주일 안에 페이스북에서 내리지 않으면 '컴퓨터범죄법'에 따라 1일 6300달러의 벌금을 물리는 법적 조처를 취하겠다고 압박하자 24일 '로얄리스트 마켓플레이스(Royalist Marketplace)' 계정에 대한 접근을 차단했다. 이에 대해 페이스북은 성명서에서 "신중하게 검토한 끝에 페이스북은 태국 정부가 불법이라고 간주하는 컨텐츠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로얄리스트 마켓플레이스'는 태국 반정부 집회를 주도하는 회원 100만명으로 이뤄진 단체로, 해외 망명 중인 전직 외교관 겸 교수인 빠윈 차차왈뽕뿐(Pavin Chachavalpongpun) 씨가 올해 4월 설립해 테국 정부와 왕실을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빠윈 교수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우리 단체는 태국 민주화 과정의 일부로서, 표현의 자유를 위한 공간"이라면서 "페이스북의 계정 차단은 독재 정부가 민주주의를 가로막고 권위주의 독재 정부를 양산하는 것을 돕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태국에서는 왕실을 모욕하는 것은 불법이며, 왕실 모독죄 위반 시 15년까지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한편,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모두를 위한 완전한 표현의 자유를 위한 플랫폼인 자신들은 이것이 현실 세계에 해를 끼칠 수 있는 가능성과 동시에 시민권과 인권을 침해하는 검열 사이에 놓인 중간길을 만들겠다고 언급한 바 있지만, 실제로는 종종 정치적으로 불리한 결정은 피하고 검열에 익숙해져서 벌금을 물거나 외국 현지에서 플랫폼이 폐쇄될 위험을 감수하면서 적극 대응하지 않고 현지 정부의 뜻을 따르는 태도를 보여 비판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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