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C 국장 "백신 보급, 내년 중순이나 돼야 가능"
트럼프 "CDC국장 발언 잘못"...CDC 즉각 해명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자국 내 코로나19(COVID-19) 백신 공급에 대해 이르면 다음 달 배포가 가능하다며, 공급 물량은 연내 최소 1억회분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당국자가 백신이 빠르면 11월이나 12월은 되어야 공급되지 시작할 것이며 대중적인 백신 접종은 내년 3분기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한 것과 충돌하는 것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브리핑에서 "백신에 매우 가까워졌다. 대부분이 말하려는 것보다 훨씬 가까워졌다고 생각한다"며 "(승인) 발표가 나면 바로 (백신 공급을) 시작할 수 있다. 조금 늦어질지도 모르지만 10월 중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CNBC방송과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워싱턴 로이터=뉴스핌] 이홍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코로나19(COVID-19) 대응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0.04.07 bernard0202@newspim.com |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필요 공급 물량 모두가 제조됐고, 연내 최소 1억회분의 백신이 배포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백신은 조금 늦어질지도 모르지만 빠르면 10월부터 배포가 가능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앞서 미국 보건 당국자의 발언과 상충된다고 CNBC는 지적했다. 같은 날 로버트 레드필드 CDC 국장은 코로나19 백신의 대중적인 공급이 빨라야 내년 중순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상원 청문회에 참석, 코로나19 백신의 대중적인 공급이 내년 2분기 후반이나 3분기에 가능할 것이라며, 빠르면 올해 11월이나 12월에 백신이 준비될 수는 있어도 공급량은 각 1회분으로 제한적이며 이마저도 취약한 사람들에게 우선 공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드필드 국장은 미국인 전체의 백신 접종에는 6~9개월이 걸릴 것이고, 국민들이 정상적인 일상을 재개하려면 내년 3분기까지는 돼야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잘못된 정보"라고 비판했다. 그는 브리핑에서 "그가 그런 말을 했을 때 실수를 한 것 같다"며, "그건 잘못된 정보다"고 했다. 이어 "나는 그가 혼동했다고 본다"며 "아마 그는 단지 (청문회에서 나온) 질문을 오해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CDC 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이 나오자 즉각 반응했다. CDC 대변인은 "레드필드 국장은 코로나19 백신이 언제 공급될지에 관해 언급한 것이 아니다"고 궁색한 해명을 했다.
레드필드 국장의 청문회 발언은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 소장의 견해와 맥을 같이한다. 그는 앞서 10월까지 안전하고 효능이 있는 백신이 공급될 가능성은 작다고 평가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11월3일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코로나19 대응 실패로 수세에 몰린 상황을 타개하고자 보건 당국에 백신 공급 시점을 무리하게 앞당기도록 강요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가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되지 않았음에도 유권자 표심을 얻기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긴급사용 허가' 등을 압박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백신이 긴급사용 허가를 얻어 시중에 나오더라도 주 정부들은 이를 배포할 물류 체계 및 바늘·주사기 등 관련 물자가 충분히 확보돼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고 CNBC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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