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읍 의원, 국방부 내부문건 입수
"국방부·검찰·서씨 측 공조" 주장
국방부 "억지 주장, 수사 협조할 뿐"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국방부가 검찰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 모씨의 병가 관련 논란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증빙자료를 제출한 데 대해 야당이 "국방부가 서씨의 변호인 노릇을 했다"고 비판했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 21일 입수해 공개한 국방부 인사복지실의 내부 문건 내용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 8월 5일 '요양심사를 거치지 않고 병가가 연장 가능한지 여부와 근거, 실제 연장된 사례'를 검찰에 제출한 데 이어 같은 달 26일에는 요양심사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병가가 연장된 실제 사례와 증빙자료 일체(인사명령문, 요양심사위원회 의뢰 및 반려 공문)를 검찰에 제출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김도읍 국민의힘 간사가 지난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추미애 장관 아들 병가 의혹'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후 기자회견을 마친 김 간사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0.09.10 leehs@newspim.com |
김 의원은 이에 대해 "국방부가 서씨가 특혜를 받지 않았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근거 자료를 검찰에 제출한 것인데, 이 자료를 국방부가 스스로 제출한 것인지, 아니면 검찰의 요청에 의해 제출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일 국방부가 스스로 제출했다면 서씨 변호인 노릇을 한 셈이고, 검찰의 요청이 있었다면 검찰이 서씨 사건을 무혐의로 끌고 가기 위해 이 자료를 근거자료로 활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뿐만 아니라, 서씨 카투사 복무 당시 그를 담당하던 미8군 한국군지원단 지역대 전 지원반장 이 모 상사가 지난 6월 검찰에 출석할 때 군이 그의 상사인 천 모 상사가 동행한 점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다른 카투사 관계자들은 참고인 조사를 할 때 모두 혼자 검찰에 출석했지만 이 모 상사만 상사인 천 모 상사와 동행했다. 김 의원이 지난 9일 공개한 국방부 내부 문건에 따르면 이 모 상사는 병가 연장을 문의해 온 서씨 측에 직접 규정과 관련해 설명했던 인물로 이번 사건의 '키맨' 중 한 명이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천 모 상사는 이미 지난 5월 참고인 조사를 받았기 때문에 다시 검찰에 방문할 이유가 없다"며 "왜 유독, 이 모 상사의 참고인 조사에 상급부대의 천 모 상사가 동행한 것인지 매우 의심스럽다. 국방부는 이 모 상사의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지 두려웠던 것 아니냐"며 질타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지난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송기헌 의원의 대정부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0.09.17 kilroy023@newspim.com |
◆ 김도읍 "검찰·국방부 신뢰 못 해…윤석열 총장이 특검 임명해야"
아울러 김 의원은 국방부 내부 문건을 인용해 "국방부는 (자체 조사를 해서) 서씨의 병가 및 연가 관련 압력 행사 여부 관련 사실 확인을 했는데, 그 결과 지역대 지원장교인 김 모 대위가 추미애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보좌관과 통화했고, 휴가 지시도 김 모 대위가 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하지만 국방부는 이를 숨기려 했다"며 "이는 서씨 변호인 측이 병가 연장 당시 서씨와 현 모 병장(당직병사)이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으로 사료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김 의원은 서씨 측의 '누군가'가 병가 연장 관련 민원을 넣었다는 사실이 적시된 '연대행정업무 복무기록 관련 자료'를 국방부가 뒤늦게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김 의원이 지난 9일 공개한 국방부 내부 문건에는 그 '누군가'가 서씨 부모, 즉 추 장관 부부라고 명시돼 있다. 반면 추 장관은 "나도 남편도 국방부에 전화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김 의원은 "국방부가 이번 사건의 가장 핵심인 추 장관이 아들 서씨의 병가 및 연가를 연장하는 데 외압이 있었는지 알 수 있는 핵심 증거인 연대행정업무 복무기록 자료를 뒤늦게 제출했다"며 "국방부는 검찰 제출 자료의 일자를 변경한 이유를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또 "추 장관 아들 사건은 지난 1월 3일 검찰에 고발됐는데 검찰은 2개월간 아무런 수사를 하지 않다가 3월 10일에서야 처음으로 국방부로부터 '휴가 사용기간 및 휴가 연장기간 및 사유' 등의 자료를 확보했다"며 "이는 검찰이 늑장수사를 했거나 국방부가 비협조를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추 장관, 민주당, 국방부가 대응 논리를 함께 공유하며 서씨를 엄호하기 위해 공조하고 있고, 국민들은 권력에 의해 서씨에 대한 의혹들이 조직적으로 은폐되는 것을 목격하고 분노를 느끼고 있다"며 "서씨를 수사 중인 동부지검 수사팀은 물론 규정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공언하는 국방부도 결코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윤석열 검찰총장으로하여금 특임검사(특별수사본부)를 조속히 임명해 공정하고 철저한 수사가 이뤄지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사진=뉴스핌DB] |
◆ 국방부 "야당, 국방부·검찰 불필요한 갈등 조장" 정면 반박
국방부는 이같은 지적에 대해 "억지 주장"이라며 "국방부는 성실히 검찰 조사에 응하고 있다"고 정면 반박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병가 연장 관련 자료를 검찰에 제출한 것은 검찰에서 자료 제출 요구를 했기 때문"이라며 "국방부는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을 뿐이다. 야당은 국방부와 검찰간 불필요한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서씨 병가 연장 문의에 답변했다는 이 모 상사만 다른 참고인들과 다르게 상급자와 함께 검찰에 출석한 데 대해서는 "국방부는 누가 검찰에 출석하는지 일일이 알지 못한다. 오히려 언론을 보고 알곤 한다"며 "이 모 상사가 상급자와 함께 출석했다는 것도 사실관계를 파악해 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서씨의 병가연장을 지시한 지역대 지원장교가 누군지 파악했으면서도 밝히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선 "단순히 '추정'이 되는 상황인데 언론에 대놓고 발표할 수 있겠느냐"며 "추정되는 것을 발표하지 않았다고 비판하는 것은 억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방부는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 중이며 자료를 뒤늦게 제출한다거나 그런 것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