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오는 11월 재선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트럼프 캠프와 백악관은 충격에 빠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가격리에 들어가면서 향후 선거운동 일정이 불확실해졌을 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연령이 고위험군에 속해 상황이 급격히 악화할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대선을 32일 앞둔 2일(현지시간) 오전 1시께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자신과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와 백악관 관계자들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미국인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연설을 해야 하는지를 논의했다.
그러나 NYT는 보좌진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판정 소식을 소화하면서 여전히 충격에 빠진 상태이며 백악관 고위 관료들 사이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했는지에 대한 즉각적인 발언이 없었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마이크 펜스 부통령 부부는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으며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과 알렉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도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도 음성 판정을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캠프는 우선 이날 예정됐던 외부 일정을 대부분 취소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로 날아가 유세를 펼칠 예정이었다. 내일(3일)과 5일 위스콘신주와 애리조나주에서 예정됐던 유세 일정 역시 취소될 가능성이 크다. 오는 15일 마이애미에서 펼쳐질 예정인 2차 대선 TV토론의 개최 여부도 불분명하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증상을 겪고 있는지 언급하지 않았다고 전하고 일부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목소리가 쉰 것처럼 들렸다고 보도했다. 다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해서 유세를 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쉰 목소리가 코로나19 때문인지는 불분명하다.
올해 74세인 트럼프 대통령이 고위험군에 속한다는 점 역시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의 우려다. 미국에서 사망한 코로나19 환자 10명 중 8명은 트럼프 대통령과 같이 65세 이상의 고연령층이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증상이 중증으로 전개되지 않는다고 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의 심각성을 공개적으로 평가절하해 온 기록을 감안할 때 그의 정치 경력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초기부터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라질 것"이라고 밝혀왔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가 제어되고 있으며 위기가 막바지에 달했다고 주장했다.
팬데믹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 앞에서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면서 마스크 착용의 효과에 의구심을 제기해 왔다. 지난달 29일 진행된 1차 대선 토론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향해 "나는 저 사람처럼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 그를 볼 때마다 그는 마스크를 쓰고 있다"고 비꼬았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