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엔비직스와 자율주행 최적화 AR HUD 공동개발
홀로그램 기반 양산경험 유일…"전장부품 생태계 확대"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현대모비스가 자율주행, 전동화와 함께 미래차 성장동력의 한 축으로 꼽히는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서 선제 투자에 나섰다.
현대모비스는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핵심부품인 증강현실 헤드업디스플레이(AR HUD) 업체인 영국 엔비직스(Envisics)에 2500만달러(약 300억원)을 투자한다고 7일 밝혔다.
현대모비스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 현황 [자료=현대모비스] |
AR HUD는 차량주행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방 도로와 매칭해 전면 유리창에 투영해주는 차세대 안전 편의 장치다.
엔비직스는 지난 2010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출신의 제이미슨 크리스마스 박사가 모교의 원천기술을 활용해 설립한 디지털 홀로그램 광학기술 스타트업으로, 현재 글로벌 AR HUD 선두업체로 평가받는다. 홀로그램 기반 HUD의 양산 경험이 있는 업체는 엔비직스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AR HUD는 크게 기하 광학 방식과 홀로그램 방식으로 구현이 가능하다.
기하광학은 현재 양산 중인 HUD에 적용되는 방식이다. 이를 AR HUD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차량 전면에 20L 이상의 넓은 공간이 필요해 차량 크기가 큰 럭셔리 세단이나 전기차 등 공간이 허용하는 범위에 적용할 수 있다.
반면 디지털 홀로그램은 별도의 광학장치 없이 소프트웨어만으로 넓은 시야각을 제공하는 가장 진화한 방식이다. 부피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차세대 AR HUD 구현에 최적화된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엔비직스는 디지털 홀로그램 기술을 바탕으로 레벨3 이상의 자율주행에 최적화된 원천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디지털 홀로그램 기술의 단점인 속도 지연과 화질 저하 문제를 딥러닝 기반 알고리즘으로 해결했다.
현대모비스는 엔비직스와 오는 2025년 양산을 목표로 자율주행에 최적화된 AR HUD를 공동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운전자의 시선을 분산시키지 않고 안전성과 편의성을 높인 차세대 AR HUD 기술을 선제적으로 선보이고,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완성차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 전장BU장인 조성환 부사장은 "AR HUD 기술은 안전운전을 위한 필수적인 첨단보조장치로, 자율주행 기술과 시너지를 낼 수 있어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양한 원천 기술을 갖춘 글로벌 업체들로의 투자를 지속적으로 단행해 전장부품 생태계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3년 간 자율주행과 전동화 분야에서 공격적인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로 커넥티비티 등 인포테인먼트 부문에서도 차세대 먹거리를 적극 발굴해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그 동안 자체적 기술 확보에 주력하며 디지털클러스터, 차량주변모니터링시스템(SVM, Surround View Monitor),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텔레메틱스(AVNT), HUD 등 총 4종의 인포테인먼트 핵심부품 양산에 모두 성공한 바 있다.
이번에 투자를 결정한 AR HUD는 향후 10년 간 급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인포테인먼트 분야의 대표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현대모비스가 이미 보유한 핵심부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자율주행과 커넥티비티 기능을 연계해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IHS Markit 등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헤드업 디스플레이 시장은 오는 2025년까지 연평균 12%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AR HUD의 경우 25년 100만대 시장 규모에서 2030년 1200만대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완성차, 부품사 역시 원천 광학기술을 보유한 전문 HUD 업체와 기술제휴나 투자를 통해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현재 홀로그램 기반 AR HUD 기술을 보유한 차량용 광학업체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6월 차량과 외부 인프라를 초고속 통신으로 연결하는 커넥티드 통합관리 제어기를 국내 최초로 개발한데 이어, 이미 제네시스 GV80에 12인치 HUD를 공급하고 있다. 현재 5000여명이 넘는 국내 연구개발 인력과 함께 올해 초에는 인포테인먼트 분야에 최적화된 인도 하이데라바드에 소프트웨어 제2 연구개발 거점을 확대 운영하고 있다.
unsa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