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위기의 단통법]① "좌표 찍고 오세요"…법시행 6년, '더 음지로 파고든' 불법매장

기사입력 : 2020년10월14일 11:05

최종수정 : 2020년10월15일 09:02

"갤S20 현금가 28만원"...지역별 점조직으로 방통위 감시 피해
"현실과 맞지 않은 단통법 보조금 상한선..법에 융통성 줘야"

[편집자주] 이달로 단통법(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시작된 지 6년이 됐습니다. 소비자에게 차별적으로 지급되는 휴대폰 지원금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된 단통법. 6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차별 없는 가격으로 휴대폰을 사고 있을까요? 답은 '노(NO)'입니다. 휴대폰 집단상가를 중심으로 횡행하던 불법매장은 오피스텔 등 더 음지로 숨어들었고, 지원금으로 이어졌던 통신사 마케팅 비용 지출도 6년간 쪼그라들었습니다. 단통법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는 현 시점에 국회에서도 단통법을 손질하기 위한 작업이 한창입니다. 누구나 휴대폰 하나쯤은 있는 시대, 가계통신비와 직결된 단통법이 가진 한계와 개선방향을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이 5회에 걸쳐 짚어봅니다.

[서울=뉴스핌] 김지나 나은경 기자 = #. 13일 오전. 기자가 전날 가입해 둔 휴대폰 '불법성지(불법으로 싼 값에 휴대폰이 거래되는 매장)' 정보가 오가는 밴드의 채팅창에 총 5건의 메시지가 와 있다. '전화주세요 010-XXXX-XXXX 신규/번이/기변 모두 적용 내방 최저가 업체'. 지역별 불법성지들에서 내방을 유도하는 메시지다. 한 곳을 택해 전화를 걸자 "가격 정보를 알려면 내방을 해야한다"면서 "문자로 좌표(주소를 의미하는 음어)를 찍어주겠다"고 이야기한다. 문자에 찍힌 주소에 방문하자 겉으로 보기엔 일반 휴대폰 판매점과 다르지 않은 매장이 있다.

기자가 "밴드를 보고 찾아왔다"고 하자, 직원이 다짜고짜 휴대폰을 끄라고 이야기 하고, A4용지 한 장을 건낸다. '가격 언급 금지, 가격 언급할 시 바로 퇴장'. 고개를 끄덕이고 SK텔레콤 기기변경 조건으로 갤럭시S20의 가격을 묻자 직원은 계산기를 꺼내 말 없이 280000이란 숫자를 친다. 요금제를 묻자 89000이란 숫자를 친다. SK텔레콤 기기변경 조건으로 갤럭시S20 제품을 28만원 현금가에 주겠다는 의미다. 월 8만9000원 요금제를 사용하는 조건이다. 같은 시각 일반 판매점선 동일한 조건으로 69만6500원에 제품이 판매되고 있었다. 고객 입장에선 이 불법성지에서 정상가보다 절반보다 더 싸게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것이다.

#. 직장인 최 모 씨(30대 중반). 갤럭시노트20을 사기 위해 밴드를 통해 강남에 있는 불법성지 한 곳과 연락을 했다. 밤 12시 지하철 역 근처에서 불법성지 직원 한 명과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역 인근에서 전화를 하자 그제서야 오피스텔 주소를 문자로 찍어줬다. 밤 12시가 넘은 새벽, 오피스텔에는 손님 5명이 대기하고 있고, 책상 하나와 프린터기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직원은 최 씨에게 신분증과 명함을 받아 복사를 하고 최 씨에게 돌려줬다. 최 씨는 "내심 찜찜했지만 저렴하게 최신폰을 살 수 있다는 생각에 참고 제품을 구매했다"고 말했다.

단통법이 시작된 지 6년, 단통법이 시행되기 전 휴대폰 불법매장들이 서울 신도림·강변 테크노마트 등 집단상가 중심으로 성행했다면 지금은 오피스텔 등 더 음지로 파고들고 있다. 휴대폰 지원금에 대한 소비자 차별을 막기 위해 시작된 단통법이지만 단통법 취지가 무색하게 불법성지에 대한 정보를 입수할 수 있는 일부 고객만 '특혜'를 받으며 싼 값에 휴대폰을 사고 있는 것이다.

단통법에 따르면 보조금 상한 제한에 따라 대리점·판매점은 휴대폰 보조금 상한액 내에서 단말기별로 보조금을 결정하고, 판매점은 이통사 보조금의 15% 내에서 추가 보조금 지급이 가능하다. 보조금 상한액이 정해져 있다 보니 그 외에 지급되는 보조금은 불법 보조금인 것이다. 하지만 불법성지는 법 기준을 훌쩍 넘는 지원금을 고객들에게 지급하는 한편 이를 감시하는 방송통신위원회의 감시망을 피해 지역별로 네트워크망을 촘촘하게 형성하고 적게는 월 50대부터 많게는 500대까지 판매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2020.10.13 abc123@newspim.com

예를 들어 통신사에서 특수마케팅 채널 A점에 갤럭시노트20 물량 1만개를 풀면, A점은 B~F 5곳에 각각 2000개 씩 물량을 다시 푼다. 또 B~F점은 그 밑에 피라미드 형식으로 존재하는 조직에 물량을 나눠주고 오피스텔이나 판매점 등에서 판매하는 식이다. 실제로 기자가 방문한 강남지역 한 불법성지 관리자 역시 "15개 지점을 운영하는 큰 조직"이라며 자랑하듯 이야기 했다.

이들이 점 조직과 같이 지역별로 조직을 운영하는 이유는 방통위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서다. 경북 포항에서 불법성지를 운영한 경험이 있는 김지성(가명, 30대 중반) 씨는 "월 300대 정도 판매하는 불법성지는 방통위가 계속 주시를 해서 걸기기 쉽지만, 월 50~100대 정도 판매하는 지역별 불법성지는 방통위에서도 관심이 없다"면서 "운영 밴드가 걸려도, 불특정 다수를 모은 게 아니라 내 손님을 모았다고 하면 방통위에서도 불법 소지를 찾아낼 방법이 없다"고 귀띔했다.

서명훈 한국이동통신판매점협회 회장은 "단통법 이전에는 특수마케팅이 없고 주로 집단상가에서 불법매장들이 운영됐는데 정부가 집단상가를 옥죄다 보니 집단상가에서 일했던 직원들이 오피스텔 등 특수마케팅 채널로 숨어들었다"면서 "이들이 뿔뿔이 흩어져 동네마다 네트워크를 형성해 불법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추석 전 날인 지난달 29일 특수마케팅 채널에 한해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노트20에 70만원의 보조금이 풀렸다. 반면 일반 판매점은 방통위의 모니터링을 경계한 이통사 및 판매·대리점의 갤럭시노트20 '안정화 정책'으로 오히려 보조금이 줄었다. 불법성지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는 이들만 특수마케팅 채널로 갤럭시노트20을 싼 값에 구매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일반 판매점이나 대리점을 통해 62만원 가량의 돈을 주고 산 고객 입장에선 속이 쓰릴 수밖에 없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TV나 냉장고 등 다른 전자제품은 물론 일반상품과 비교해 봐도 유독 휴대폰 유통시장에선 판매가격의 격차가 크고, 정보가 없는 사람은 아예 접근도 못하는 채널에서 상품이 거래된다"면서 "시장경제체제에서 어떤 재화든 유통채널에 따라 판매가격이 다를 수 있지만, 너무 과도하게 차이가 나서 정보에 접근하기조차 어렵다면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규제당국인 방통위는 인력이 부족한 탓에 불법성지에 대한 정보는 인근 판매점 등의 제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방통위 단말기유통조사단 관계자는 "현재 인력으론 온라인에 숨어서 하는 모든 불법유통을 다 잡아내긴 어렵다"면서 "다만 불법 행위를 홍보하는 과정에서 노출된 소비자들이 직접 제기하는 민원이나 제보, 자율정화협의체나 경쟁사의 신고나 제보를 토대로 위법행위를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황동현 한성대 교수(소비자주권시민회의 통신위원장)도 현행 단통법에 대해 "보조금의 상한선을 현실에 맞게 충분히 높이고 이를 벗어나는 플레이어에 대해서는 법적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며 "사업자들이 불법을 저지르지 않게 충분한 융통성이 주어져야 하는데 지금은 야구선수들을 농구코트에서 게임하라고 하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abc123@newspim.com nanana@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LIG넥스원, 루마니아 방공시스템 탈락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LIG넥스원이 루마니아 정부의 단거리 방공 시스템 도입 입찰에서 서류상 오류로 탈락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지난 16일 루마니아의 공공조달 관련 민원 행정기관인 CNCC에 입찰 탈락 관련 이의를 제기했다 LIG넥스원 판교R&D센터 전경 [사진 = LIG 넥스원] LIG넥스원은 이달 초 루마니아의 단거리 방공 및 초단거리 방공 시스템 2차 입찰에서 탈락한 바 있다. 입찰 참여 초기 단계에 필요한 보증금 영수증을 제출하는 과정에서 서류상 실수가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LIG넥스원은 이견을 주장하고 있다. 입찰 회의 당시 공정하지 않은 대우를 받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LIG넥스원은 이의제기 문서를 통해 이같은 주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아직 탈락한 것은 아니고 서류제출 과정에서 상호 이견이 있는 상황"이라며 "수출 과정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으로 사업 주관 기관에서 정한 이의제기 프로세스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입찰 보증금 규모는 해당 입찰 진행 사업비의 1% 수준인 420만달러(61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aykim@newspim.com 2024-12-24 15:54
사진
[GAM] 비만약 '젭바운드가 오젬픽 눌러' 이 기사는 12월 20일 오후 3시17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비만약 시장이 급팽창하는 가운데 일라이 릴리(LLY)의 젭바운드(Zepbound)가 매출 1위 상품인 노보 노디스크의 오젬픽(Ozempic)보다 강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2030년 1000억달러로 예상되는 시장에서 일라이 릴리가 강한 입지를 구축할 가능성이 확인된 데다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포함한 그 밖에 신약에 대한 기대가 맞물리면서 매수 심리를 자극하는 모습이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젭바운드와 노보 노디스크의 또 다른 비만약 위고비(Wegovy)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72주간의 실험에서 젭바운드가 20%의 체중 감량 효과를 나타냈고, 위고비는 14%의 감량을 기록했다. 위고비는 오젬픽과 핵심 성분이 동일하다. 때문에 젭바운드의 비만 치료 효과가 오젬픽을 앞지른다는 계산이 가능하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번 연구 결과에 의료계가 의미를 두는 이유는 젭바운드의 체중 감량 효과가 현격하게 클 뿐 아니라 부작용이나 환자의 편의 측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체중 감량 효과가 크다 해도 불면증이나 탈모 등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하면 환자나 의료계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기 힘들고, 매출 성장 역시 기대할 수 없다. 이번 실험 결과 젭바운드가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켰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투자은행(IB) 업계에서도 일라이 릴리의 매수 추천이 꼬리를 모는 모양새다. 젭바운드를 투여하는 비만 환자 [사진=블룸버그] 이번 결과에 월가가 조명을 집중하는 이유는 비만약 시장 규모가 중장기적으로 고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기 때문이다. 골드만 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내고 전세계 비만약 시장 규모가 2030년 1000억달러에 이르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2023년 시장 규모는 19억2000만달러로 파악됐다. 골드만 삭스의 예상이 적중한다면 불과 7년 사이 비만약 매출액이 52배 늘어난다는 계산이 나온다. 오젬픽 [사진=블룸버그] BMP 캐피탈 마켓은 이보다 강력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전세계 비만약 시장 규모가 2033년 1500억달러에 이른다는 시나리오다. 각 업체가 제공한 데이터와 외신에 따르면 최근까지 비만약 시장에서 1위 상품은 오젬픽이다. 2023년 132억달러에 달하는 매출을 달성, 31억달러의 실적을 낸 위고비를 현격한 차이로 따돌리고 명실상부 1위를 차지했다. 젭바운드는 2023년 11월 본격 출시됐다. 판매를 개시한 뒤 첫 한 달 동안 약 1500만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2024년 들어서도 오젬픽이 지속적인 매출 성장을 보이며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약 55%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위고비가 25%의 점유율을 나타냈고, 젭바운드는 여전히 출시 초기에 해당하기 때문에 시장 점유율이 제한적인 상태다. 본래 오젬픽은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고, 지난 2017년 미국 식품의약청(FDA)으로부터 해당 의약품으로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비만 치료 효과가 확인되면서 비만약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고, 젭바운드와 위고비는 처음부터 비만 치료 목적으로 개발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까지 비만 치료제라고 할 때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약이 오젬픽이지만 젭바운드를 찾는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는 데 입을 모은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2024년 3분기 젭바운드의 매출은 12억6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월가가 기대했던 16억9000만달러에 미달하는 결과다. 시장 전문가들은 도매 재고 물량이 줄어든 데 따라 매출이 예상치에 못 미쳤다고 설명한다. 젭바운드는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최근까지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공급 부족 의약품 데이터베이스'에 기재돼 있다. 이와 함께 일라이 릴리가 적극적인 홍보와 마케팅에 나서지 않은 점도 매출 부진의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 10월 3분기 실적을 발표했을 때 젭바운드의 판매 실적이 투자자들의 기대치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일라이 릴리 주가가 하락 압박을 받기도 했다. 상황은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젭바운드의 체중 감량 효과가 확인된 데다 일라이 릴리가 유통망을 크게 확대하고 나섰다는 소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오젬픽과 젭바운드의 핵심 성분인 GLP-1의 적용 대상이 확대되면서 시장 영역이 커질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JP모간은 보고서를 내고 GLP-1이 체중 감량 뿐 아니라 수면 무호흡증과 관절염, 만성 신장 질환, 알츠하이머, 특정 형태의 중독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심장 질환 리스크를 떨어뜨리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전했다. 일라이 릴리가 GLP-1 약품을 생산하기 위한 제조 시설에 대규모 투자를 강행하는 움직임도 잠재적인 적용 확대 가능성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지난 4월 업체는 넥서스 파커수티컬스의 신축 생산라인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GLP-1 약품의 수요가 가파르게 늘어난 데 따른 대응으로 해석했다. 이어 10월 업체는 45억달러를 투자해 '릴리 메디신 파운드리(Lilly Medicine Foundry)'라는 이름의 리서치 시설을 건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조 설비에 이어 임상 실험을 위한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미국 온라인 투자 매체 모틀리 풀은 일라이 릴리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 포석을 두는 데 커다란 의미를 실었다. 넥서스 파머수티컬스에게서 인수한 설비는 2025년 이후에나 본격적인 가동이 가능하고, 릴리 메디신 파운드리 역시 2027년 개설할 예정이다. 당장 급성장하는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매출을 확대하는 데 만족하지 않고 10년 앞을 내다보고 시장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는 움직임이 투자자들에게 성장 가능성에 대한 신뢰를 제공한다는 평가다.   shhwang@newspim.com 2024-12-23 14:36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