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 1구좌에 22억4840만원…공공기관 최고가
한은, 3구좌 35억 상당 보유…3년간 사용 안해
김주영 "임원 전용으로 사용한 것으로 의심"
[세종=뉴스핌] 민경하 기자 = 국내 주요 공공기관이 수십억원대의 골프장 회원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기관이 대외업무가 아닌 내부 임원 전용으로 회원권을 사용하는 등 관리·감독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 공공기관으로부터 제출받은 '골프장 회원권 보유현황'에 따르면 기관들은 10억원~35억원 상당의 회원권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비싼 회원권을 보유한 공공기관은 한국수출입은행이었다. 수은은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코리아CC' 회원권 1구좌를 22억4840만원에 보유하고 있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총행복정책포럼 창립총회 및 세미나에 자리 하고 있다. 2020.07.07 leehs@newspim.com |
또한 ▲한국은행 7구좌 35억5500만원 ▲신용보증기금 3구좌 25억원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1구좌 10억원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2구좌 10억원 ▲한국마사회 1구좌 5억원 상당의 회원권을 보유하고 있었다.
기관들은 '대외업무'를 이유로 회원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사용내역은 관리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김주영 의원실에서 골프장 몇 곳을 특정해 입수한 3년간의 이용내역을 보면 A 기관은 지난 2017년 8월부터 올해 9월까지 대부분의 주말마다 골프장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하루에 3차례 이상 사용한 날도 여러 번 존재한다.
김 의원은 "대외업무를 위해 사용했다면 사용내역을 밝혀야 하는데 그런 내역이 전혀 없다"며 "수년 동안 주말마다 거의 빠짐없이 사용한 내역으로 볼 때 내부의 임원 전용으로 사용한 것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은행의 경우 35억원이 넘는 회원권을 보유하고도 지난 3년간 1차례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총재가 골프를 즐겨하지 않아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외국인을 상대하는 기관별 특성상 골프 회원권이 필요할 수도 있다"며 "하지만 값비싼 회원권을 보유하고 대외업무용으로 사용하는지 아닌지조차 모르게 관리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년간 사용하지 않았다면 대외업무용이라는 매입목적도 믿기 어렵다"며 "아예 처분을 하거나 좀 더 저렴한 회원권으로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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