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철, 윤석열 총장 장모 기소 후 서울남부지검장 영전
두 달 여만에 사의…추미애 장관 수사지휘권 행사 비판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라임 사건' 수사를 지휘해온 박순철(56·사법연수원 24기) 서울남부지검장이 22일 사의를 표명하면서 법무부는 당혹스런 기색이 역력하다. '추미애 사단'으로 평가받는 박 지검장이 추미애(62)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를 정면 비판하면서 사의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박순철 남부지검장은 22일 오전 검찰 내부 통신망에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에 따라 남부지검은 제기된 의혹에 대해 검찰총장의 수사 지휘를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수사를 진행해야만 한다"며 "그런데 총장 지휘 배제의 주요 의혹들은 사실과 거리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박순철 서울남부지방검찰청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검찰청, 서울지방검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0.10.19 alwaysame@newspim.com |
그는 이어 "법무부 장관의 지휘·감독권을 규정한 검찰청법 조항의 입법 취지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검찰권 행사가 위법하거나 남용될 경우 제한적으로 행사돼야 한다"고도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를 에둘러 비판했다.
그러면서 박 지검장은 "검찰총장 가족 등 관련 사건에 대한 수사 지휘는, 그 사건의 선정 경위와 그간 서울중앙지검의 수사에 대해 검찰총장이 스스로 회피해왔다는 점에서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면도 있다"고도 했다.
앞서 박 지검장은 의정부지검장 시절 윤석열(60·23기) 검찰총장 장모 최모씨를 기소하고 지난 8월 인사에서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영전했다. 당시 검찰 고위 인사에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유임되고 추 장관을 가까이서 보좌하던 조남관 법무부 검찰국장은 대검 차장검사로 임명됐다. 추 장관의 최측근인 심재철 당시 반부패·강력부장 역시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또한 검언유착 사건 처리를 두고 대검 내에서 윤 총장과 다른 의견을 냈던 김관정 대검 형사부장은 추 장관 아들 군 휴가 미복귀 의혹 수사를 지휘하는 서울동부지검장에 임명됐다. 추미애 라인이 결집하면서 외부에서는 남부지검장에 임명된 박 지검장 역시 '추미애 사단'으로 분류해왔다. 검찰 출신의 변호사는 "남부지검은 영등포를 관할하고 있기 때문에 추 장관 입장에선 매우 중요한 자리"라고 전했다.
하지만 박 지검장이 추 장관 관련 그 동안의 발언과 수사지휘권 발동에 조목조목 반박하고 사의를 표명하면서 추 장관과 법무부는 당혹스런 상황이다.
추 장관은 이날 법무부를 통해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라임 관련 사건을 엄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해야 할 중대한 시기에 상급기관과 정치권으로부터 독립된 철저한 수사에 관한 책무와 권한을 부여받은 검사장이 사의를 표명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남부지검 수사팀은 흔들림 없이 오로지 국민만을 바라보고 진실 규명에 전념할 것을 당부드린다"며 "독립적인 수사지휘 체계의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금명 간 후속 인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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