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의협, 실무협의회서 국시문제 합의점 못찾아
의협, 파업 나서나…협의체 구성에 보이콧 할 수도
[세종=뉴스핌] 김은빈 기자 = 보건복지부가 의대생 의사 국가고시(국시) 문제와 관련해, 추가 기회를 부여하는 것은 어렵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정부와 의료계가 강대강으로 치달으면서 의료파업 국면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의정 협의체 구성도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대변인은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의사 국시 문제에 대해서는 국민적 동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종전 입장에서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손 대변인은 "어제 의협과의 실무회의에서 복지부는 9월 4일 합의에 따른 의정 협의체를 제안하고 논의하려 했지만 의협은 그 전에 국시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요청을 했다"며 "복지부는 의정협의체 구성 전제조건으로 국시문제 해결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의사 국시 추가 기회를 부여하는 방안을 의정 협의체에서 논의할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도 손 대변인은 "안건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오른쪽)과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이 지난 9월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정 협의체 구성 합의서 체결식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09.04 alwaysame@newspim.com |
앞서 의협은 복지부와의 실무회의를 가진 직후 입장문을 발표해 "정부가 내일(28일)까지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정부의 해결의지가 없는 것으로 간주할 수 밖에 없다"며 "이로 인해 벌어질 모든 상황에 대한 책임은 정부측에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경고성 발언을 했다.
의협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서 비롯된 국시 문제로 인해 국민건강과 환자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할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며 "당장 의료현장의 어려움이 예고되는 가운데 국민들의 염려와 불안이 커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정부가 해결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의료계가 오는 29일부터 집단행동에 나설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최대집 의협회장은 지난 25일 정기대의원총회에서도 "(정부가)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으면 29일부터 특단의 조치를 단행하겠다"고 예고했던 만큼 실력행사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도 국시 문제와 이로 인한 인턴 수급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강경 대응을 하겠다고 말한 바 있어 가능성은 낮지 않다.
모처럼 급물살을 탔던 의정 협의체 논의도 다시 정체될 전망이다. 손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의료계에) 계속 의정 협의체를 제안했고 계속 설득할 예정이다"라며 "조속히 (협의회를) 개최하기 위해 의협과 대화를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의협이 협의체 구성을 보이콧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의협의 일관된 입장은 의대생 국시 문제 해결이 협의체 구성의 전제조건이라는 것이다.
한편, 의사 국시 재응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여유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실기시험 미응시자 2700명의 추가 시험에는 30여일이 필요하고, 채점위원 선정 등의 준비도 필요하다. 여기에 면허발급 등 행정시스템에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하면 이달 말까지는 결론이 나올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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