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극단적 선택을 한 서울 강북구 모 아파트 경비원 고(故) 최희석 씨를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아파트 주민 A(49) 씨의 재판에서 A씨가 최씨의 코 부위를 모자챙 등으로 폭행했는지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30일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허경호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A씨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특가법)상 보복상해 및 감금 등 혐의 재판에서 강북구 모 아파트 동대표 B씨, 관리사무소장 C씨 등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강북구 아파트 경비원 고(故) 최희석 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 심모 씨가 22일 오전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2020.05.22 pangbin@newspim.com |
이날 재판의 쟁점은 A씨가 최씨의 코 부위를 모자챙 등으로 폭행했는지 여부였다.
아파트 동대표 B씨는 "지난 4월 29일 최씨의 콧등에 반창고가 붙어있는 것을 봤다"며 "다른 동대표들이 '반창고가 떼어진 자리에 상처가 있다'라고 얘기하는 걸 봤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러면서 "최씨가 '화장실 안에 갇혀서 나가질 못했다. 사람이 앞에 딱 막고 있으면 어떻게 나갈 수 있겠냐. 그래서 맞았다'는 얘기를 했다"고 했다.
관리사무소장 C씨는 "A씨와 최씨가 4월 27일 오전 11시 전후에 관리사무소로 왔고, 최씨가 '소변을 먼저 보겠다. 소변도 못 보게 한다'고 얘기하면서 관리사무실에 있는 화장실로 갔다"며 "그때 저와 얘기를 나누던 A씨가 나가서 서로 잡아당기는 상황이 있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날 출석하기로 했던 최씨의 형은 사정이 있어 출석하지 못한다는 불출석 사유서를 재판부에 제출해 다음 기일에 다시 한번 소환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달 11일 열린 A씨의 첫 공판에서 A씨 변호인은 "최씨에게 보복할 목적으로 화장실 입구를 막아 최씨가 도망가지 못하게 한 다음 피해자의 상처를 문지르거나 코 부위를 수회 때린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지난 6월 A씨를 ▲상해 ▲특가법상 보복감금 ▲특가법상 상해 ▲강요미수 ▲무고 ▲특가법상 보복폭행 ▲협박 등 총 7개 혐의로 기소했다. 하지만 A씨 측 변호인 사임과 기일변경신청이 두 차례씩 이뤄지면서 두 달여가량 재판이 공전을 거듭했다.
이에 재판부는 지난 8월 24일 A씨의 첫 재판에서 '의도적 시간 끌기로 오해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했다. 지난달 11일에 만료될 예정이었던 A씨의 구속 기한도 다음 달 11일로 한 차례 연장됐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4월 21일 강북구 모 아파트 주차장에서 최씨가 3중 주차돼 있던 자신의 승용차를 손으로 밀어 이동시켰다는 이유로 얼굴을 때린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지난 4월 27일 최씨가 자신의 폭행을 경찰에 신고했다는 사실을 알고 최씨를 경비실 화장실로 끌고 간 후 약 12분간 감금한 채 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A씨는 최씨를 감금·폭행한 후 사표를 쓰지 않으면 죽을 때까지 괴롭힌다는 취지로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달 23일에는 '최씨가 자신에게 폭행당했다고 관리소장 등에게 거짓말을 했다'며 최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그러나 최씨는 관리소장 등에게 'A씨로부터 폭행당했다'는 말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최씨가 자신을 경찰에 고소했다는 사실을 안 후에는 보복할 목적으로 폭행을 휘둘렀고, 최씨에게 자신도 폭행당해 진단서를 발급받았으니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문자메시지와 함께 이 사건과 관계없는 진단서 사진을 전송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에 대한 다음 재판은 오는 11월 27일 오후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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