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본사, 배달 플랫폼 직진출 'B마트·요마트' 곤혹...배달매출 ↓
요기요 '요마트' 서울 강남 론칭...편의점주 반발 "골목상권 위협 커져"
[서울=뉴스핌] 박효주 기자 = 편의점 업계와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배달 플랫폼 업체 간 미묘한 신경전이 감지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비대면 구매 수요가 늘면서 편의점들은 속속 배달 플랫폼과 제휴를 맺고 배달서비스에 나섰다.
하지만 배달앱 플랫폼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직매입 즉시 배달 서비스 'B마트'와 '요마트'를 각각 운영하면서 협력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배달 서비스를 무기로 B마트와 요기요가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며 편의점주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어서다. 편의점 본사들 역시 불편한 기색을 보이며 배달 플랫폼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사진=요기요] |
◆근거리 편의점 보다 초근거리 배달 수요↑...편의점, 플랫폼 다각화 잇달아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편의점 CU는 업계 최초로 위메프오에 입점했다. 위메프오는 위메프의 배달·픽업 서비스다. 우선 CU는 1차로 4400여곳 점포가 입점했고 이후 전국 5700여 점이 순차 입점 할 예정이다.
CU는 위메프오 입점에 이어 이달 중으로 민관협력 배달앱 띵동에도 입점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달앱 띵동은 서울시가 민간과 손잡고 운영하고 있는 제로배달 유니온에 소속된 민간 회사다. CU는 또 모바일 모빌리티 플랫폼 오윈과 개발한 차량 픽업 서비스도 이달 중으로 도입한다.
GS25의 경우 지난 5월 카카오와 손잡고 카카오톡 주문하기 서비스를 시작한데 이어 같은 달 배달대행업체 바로고와 심야 배달 서비스를 론칭했다. 지난 8월에는 자체 도보 배달 플랫폼 '우리동네 딜리버리'를 오픈했다.
이처럼 편의점 본사들이 배달 서비스 확대에 나서는데는 코로나19 이후 배달 시장이 커지면서 이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통계청이 공개한 8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전년 동기에 비해 7587억원이나 늘어나며 83%의 증가율을 보였다.
◆편의점 가맹점주 "B마트·요마트, 골목상권 침해"...배달매출 반토막 나
문제는 배달 플랫폼 사업자인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직접 유통에 나서면서 불거졌다. 앞서 배달의민족은 지난해 11월 `B마트`를 출범했고 이어 요기요는 올해 9월 '요마트'를 서울 강남에 론칭하며 마트 사업에 뛰어들었다.
B마트와 요마트의 배달 서비스는 소비자가 배달앱에서 주문하면 도심 내 물류센터에서 상품을 픽업(pick up)해 30분 내로 전달하는 방식이다. 현재 B마트는 약 30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 상반기에만 약 4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진다.
이들이 배송하는 상품은 주로 편의점에서 취급하는 주력상품과 유사하다. B마트의 경우 상품가짓수(SKU)가 약 6000개, 요마트는 약 3000개 정도다.
때문에 편의점 가맹점주들은 이들 플랫폼사업자가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이들 업체는 슈퍼마켓과 편의점, 중소형 마트 등 전통적으로 소매업종에서 취급하는 식재료와 생활용품, 애견용품 등을 집중적으로 공급하고 있어 골목상권의 붕괴가 필연적"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의원이 최근 국감에서 공개한 자료에서도 이들 사업자가 편의점에 미치는 영향이 드러나기도 했다. 홍 의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B마트는 지난해 11월 서비스를 개시한 후 10개월 동안 매출이 10배 가까이 늘었지만 같은 기간 편의점 배달 매출은 반토막났다.
한국편의점협회가 제출한 자료를 살펴보면 A 편의점 업체는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는 점포가 작년 11월 582곳에서 올해 8월 942곳까지 증가했다. 반면 해당 기간 평균 주문액은 48% 감소했고 평균 주문 건수도 3.3건에서 1.5건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에 편의점 가맹점주들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더욱이 편의점과 제휴를 맺고 있는 요기요 요마트가 대형 편의점의 영업 정보를 취득해 사업에 활용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협의회 관계자는 "요기요는 GS25, CU,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에 대한 배달서비스를 진행하면서 고객 정보와 배달 상품 종류 등 방대한 정보를 서버에 축적했다"며 "요마트를 론칭하는 과정에서 이 정보를 활용했다는 의혹이 있어 관계 당국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에 대해 요마트 측은 "요마트 운영사인 딜리버리히어로스토어스코리아와 편의점이 입점한 배달 플랫폼 운영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가 별개 법인으로 관련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hj030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