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정치 국방·안보

속보

더보기

[르포] "3초 만에 1590명 끝"...병무청, 카투사 공개선발 현장 가보니

기사입력 : 2020년11월05일 16:59

최종수정 : 2020년11월06일 10:33

병무청, 2021년도 카투사 선발 현장 공개
지원자·가족·사이버 보안 전문가까지 참석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단 3초. 2020년 11월 5일 오후 2시 27분.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에 위치한 서울지방병무청 회의실에서 2021년도 카투사로 복무할 1590명을 선발하는 데 걸린 시간이다.

1590명 모집에 1만 3895명이 몰려 8.7대 1의 경쟁률을 나타낸 2021년도 입영대상 카투사 공개선발 현장에 자리한 참석자들의 얼굴에선 살짝 어리둥절한 표정마저 읽혔다.

기자 역시 '뭐야, 벌써 끝났어?'하고 생각하는 순간 병무청 관계자가 자신있게 말했다. "입영 계획이 없는 8월을 제외하고 모두 (선발이) 완료됐습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병무청에서 열린 2021년도 입영대상 카투사 공개선발에서 모종화 병무청장 등 참석자들이 선발과정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2020.11.05 mironj19@newspim.com

◆ 병무청, 사이버 보안 전문가에 전산 프로그램 사전검증 의뢰

이날 오후 2시부터 진행되는 공개선발 자리에는 카투사에 지원한 입영대상자 및 가족 등 20여명이 함께 했다. 그간 꾸준히 제기돼 온 카투사 선발 과정에 대한 공정성 논란을 불식시키겠다는 듯, 병무청은 사전에 선착순으로 선발 현장 참관 신청을 받아 참석자를 선정했다.

뿐만 아니라 외부 자체평가위원을 비롯해 사이버 보안 전문가까지 이날 공개선발 현장에 참석했다.

특히 병무청은 공정성을 입증하기 위해 사이버 보안 전문가인 차건상 건양대 사이버보안공학과 교수에게 사전에 선발 프로그램 검증을 의뢰했다. 차 교수는 사전 검증과 선발 당일 검증, 두 차례 검증을 실시했다.

차 교수는 "선발 프로그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해 핵심적인 난수 함수의 균일성과 무결성을 연구했다"며 "그 결과 내·외부의 조작 가능성이 없고, 절차적 투명성을 통해 모든 지원자가 동일한 선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5일 오후 서울지방병무청에서 열린 2021년도 입영대상 카투사 공개선발에서 난수 초기값 6자리가 입력되고 있다. 2020.11.05 suyoung0710@newspim.com

◆ 지원자·가족, 직접 전산 프로그램 입력할 난수 초기값 6자리 뽑아

이날 총 30여분간 진행된 공개선발 현장은 카투사 지원자들과 가족들이 적극 참여하는 형태였다.

카투사 선발은 난수 초기값 6자리를 전산에 입력하면 사전에 어학점수별, 지원 월별로 분류된 지원자들의 인적사항 중 선발자가 무작위로 추첨되는 형식으로 이뤄지는데, 병무청은 난수 초기값 6자리를 뽑는 난수추첨위원으로 지원자들과 가족들을 참여하도록 한 것이다. 여기서 난수란 무작위로 뽑는 숫자를 말한다.

자체평가위원 2인으로하여금 0부터 9까지 숫자가 적힌 빨간 공과 파란 공을 무작위로 뽑도록 한 결과, 부모 1명과 지원자 5명이 난수추첨위원으로 선정됐다.

이들은 순서대로 6개의 난수 초기값을 한 개씩 뽑았다. 난수 초기값 추첨은 윗 부분이 막힌 추첨함에 담긴 숫자 공들을 무작위로 뽑는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이때 난수추첨위원들은 뽑은 공을 다시 추첨함에 넣었다.

병무청 관계자는 "공을 다시 추첨함에 넣는 이유는 (숫자별로) 뽑히는 확률을 똑같게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추첨 결과 난수 초기값으로 3, 0, 5, 8, 6, 5가 선정됐다. 곧바로 담당자가 이 6자리의 숫자를 전산에 입력했다. 병무청 관계자는 "선발 버튼을 누르면 곧바로 1월부터 12월까지 순차적으로 선발이 진행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눈 깜짝할 사이에 선발이 완료됐다. 순식간에 2021년도 카투사 입영할 대상자가 정해진 것이다. 병무청은 곧바로 화면을 통해 선발된 1590명의 인적사항이 적힌 명단을 보여줬다.

이후 입영 대상자 1590명의 명부를 참석자들이 모두 확인하고, 최종적으로 모종화 병무청장이 서명을 했다. 끝까지 공정성을 강조하려는 병무청의 의지가 엿보였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병무청에서 열린 2021년도 입영대상 카투사 공개선발에서 참관인들이 카투사 선발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2020.11.05 mironj19@newspim.com

◆ 참석자들 "신기하고 재미있었다…공정성 믿음 생겨"

공개선발 절차의 마지막은 선발 결과 확인이었다. 당초 2021년도 카투사 입영대상자 결과 발표는 이날 오후 5시에 이뤄졌지만, 참석자들에 한해 미리 결과를 공개한 것이다.

선발 결과를 공개하는 순서가 되자 지원자들과 부모들의 얼굴에는 기대감과 긴장감이 감돌았다. 모두 쏜살같이 결과 발표 담당자의 앞에 가서 줄을 섰다.

확인하는 데도 역시 단 몇 초면 충분했다. 지원자나 부모가 입영대상자의 이름을 말하면 바로 찾아서 확인해 주는 식이었다.

경쟁률이 8.7대 1에 달하다 보니, 이날 현장에서도 선정된 사람보다 선정이 안 된 사람들이 더 많았다. 하지만 참석자들은 웃는 표정으로 현장을 떠났다.

'카투사에 선발되지 못했다'는 김재성(22) 군은 "떨어졌지만, 재미있는 시간이었다"며 "이런 과정을 보여주니까 공정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성 참석자도 "아들이 떨어졌지만 절차는 공정한 것 같다는 믿음이 생겼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모종화 병무청장이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병무청에서 열린 2021년도 입영대상 카투사 공개선발에서 참관인으로 온 김민상(19) 군을 격려하고 있다. 김 군은 이날 카투사로 선발됐다. 2020.11.05 mironj19@newspim.com

공개선발 현장에 참석했다가 카투사에 선발되는 기쁨을 누린 참석자도 있었다.

김민상(19) 군은 "공개 선발 과정이 신기하고, 공정하다고 생각했다"며 "얼떨떨하지만, 카투사로 복무 열심히 하겠다.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 군은 오는 2021년 1월 18일 입대 예정으로, 모종화 병무청장이 직접 선정된 것을 축하하며 기념 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이날 자체평가위원으로 참여한 최병학 한국갈등관리학회장은 "오늘 카투사 공개선발 과정을 직접 참관하시면서 병무청에서 이렇게 공정하고 정확하게, 투명성 있게 진행한다는 것을 모두가 실감하시고 체감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쟁률이 높다 보니 선발 안되신 분도 계시겠지만, 더 좋은 길로 가실 거라 생각하고 더 멋진 병영생활 하시길 바란다"며 "선발되신 분들은 카투사로서 책임과 역할이 막중하다는 생각으로 긍지를 가지고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모 청장은 "병무청은 공정한 카투사 선발을 위해 접수부터 선발까지 전 과정을 전산처리함은 물론, 모든 선발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며 "오늘 행사를 통해 카투사 선발에 대한 여러분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병무행정에 대한 신뢰가 더욱 높아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병무청은 국민에게 더욱 신뢰받는 병무행정 구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suyoung0710@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환율 한때 1480원대...2009년 3월이후 최고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장중 1480원을 돌파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23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환전소 전광판에 환율이 나타나고 있다. 2024.12.27 mironj19@newspim.com   2024-12-27 12:56
사진
'모바일 주민증' 27일부터 시범 발급 [세종=뉴스핌] 김보영 기자 = 앞으로 17세 이상 국민 모두가 주민등록증을 스마트폰에 담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행정안전부는 오는 27일부터 전국민의 신분증인 '모바일 주민등록증'을 시범 발급한다고 26일 밝혔다.                             모바일 주민등록증= 행안부 제공2024.12.26 kboyu@newspim.com 행안부에 따르면, 안정적인 도입을 위해 먼저 세종특별자치시, 고양시 등 9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시범 발급을 해 시스템 안정성을 검증한 뒤 내년 1분기 중 전국에서 발급할 계획이다. 모바일 주민등록증은 주민등록법령에 따라 개인 스마트폰에 발급되는 법적 신분증으로, 기존 주민등록증을 소지한 모든 국민(최초 발급자 포함)이 신청할 수 있다. 모바일 주민등록증은 2021년부터 제공된 모바일 운전면허증, 국가보훈등록증, 재외국민 신원확인증에 이어 네 번째 추가되는 모바일 신분증이다. 행안부는 먼저 세종시, 전남 여수시, 전남 영암군, 강원 홍천군, 경기 고양시, 경남 거창군, 대전 서구, 대구 군위군, 울산 울주군 등 9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모바일 주민등록증을 시범 발급하며, 이후 내년 1분기 중으로 전 국민에게 발급할 계획이다. 시범 발급 기간 동안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해당 지역인 주민들은 읍·면·동 주민센터를 방문해 'IC주민등록증'을 휴대폰에 인식시키거나 'QR 발급' 방법으로 모바일 주민등록증을 신청할 수 있다. 전면 발급 시에는 정부24에서도 신청이 가능하며, 신청 시 6개월 이내의 사진을 제출해야 한다. QR 발급 방법은 사진 제출이 필요 없지만, 주민등록증 사진이 오래된 경우 모바일 신분증 앱에서 안면 인식이 어려울 수 있어 재발급 후 모바일 주민등록증 발급이 가능하다. 한편, 모바일 주민등록증은 블록체인과 암호화 기술을 적용하여 개인정보 유출 및 부정 사용을 방지하고 높은 보안성을 제공한다. 본인 스마트폰에만 발급되며, 분실 시에는 잠김 처리되어 도용을 막을 수 있다. 고기동 행안부 차관은 "1968년 주민등록증 도입 이후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변화가 이루어졌다"며 "이번 시범 발급을 통해 국민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kboyu@newspim.com 2024-12-26 13:1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