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9개월 만에 1110원대…8개월만에 180원 떨어져
"달러화 약세는 글로벌 경제 흐름…자연스러운 현상"
[세종=뉴스핌] 민경하 기자 = 차기 미국 대통령에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선출되면서 달러/원 환율 하락(원화 가치 상승)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 해소, 바이든 행정부의 대규모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두 달 사이 70원 이상 떨어진 환율을 두고 정부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문가는 하락속도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말되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1년 9개월 만에 1110원대…정부 "예의 주시중"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6일) 종가 대비 6.5원 내린 1113.9원으로 마무리됐다.
달러/원 환율이 1110원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19년 2월 이후 1년 9개월 만이다. 지난 3월 코로나19 확산과 유가 급락으로 1290원대까지 치솟았던 환율은 약 8개월만에 180원 가까이 떨어졌다.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게 되면서 환율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트럼프 행정부 시절 이어져온 미·중 갈등이 완화되고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실시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경기부양책을 위한 재정확대는 달러 가치를 떨어뜨려 환율 하락 기조를 유지하는데 기인한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별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0.11.05 alwaysame@newspim.com |
일각에서는 내년초 1100원대도 깨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원화가치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우리 기업들은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정부 또한 현 상황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5일 "정부는 미국 대선 불확실성에 대비해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변동성 확대시 기존에 마련된 시장안정조치를 적시에 시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선 리스크는 우리 금융시장에 상당부분 반영돼 있어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전문가들 "정부 개입 불필요…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봐야"
전문가들은 현재의 환율 하락에 대해 정부와 시장이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달러/원 환율이 떨어지는 것은 글로벌 경제 추세이며 달러화 약세는 향후 4~5년간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그는 "달러를 제외한 위안, 엔, 유로는 큰 변동이 없다"며 "수출경쟁력 측면에서 볼 때 대미 수출은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그 외에는 따로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미국 대통령 선거가 마무리된 9일 오후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30.70포인트(1.27%) 오른 2,447.20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14.43포인트(1.72%) 오른 845.81에 장을 마쳤고 달러/원 환율은 6.5원 내린 1,113.9원에 종료했다.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관련 기사를 보며 업무를 하고 있다. 2020.11.09 alwaysame@newspim.com |
현재 위안·엔·유로화 환율 모두 하락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대부분 지난 3월 코로나 확산 이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박병희 순천대 경제학과 교수 또한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대개 우리나라 환율이 1100원 안팎에서 형성돼 왔고 지난 몇 개월간 코로나19 확산으로 환율이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본다"며 "굳이 정부가 개입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환율 하락 속도가 빠르다고 하면 정부가 달러를 사들여 환율방어 의지를 보여줄 수는 있다"며 "다만 현재 코로나로 인한 여러 요인을 감안했을 때 지나친 개입은 독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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