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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시대] 자유무역 내건 '바이든호'…韓, 미-중 선택의 갈림길

기사입력 : 2020년11월11일 07:11

최종수정 : 2020년11월11일 08:59

대표적 수출국인 한국…무역·통상정책 재편 가능성
미-중 양국간 힘겨루기 격화…신남방 추진 등 다각화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사실상 승리하면서 바이든 정부의 정책 방향에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무엇보다 무역·통상정책에 어떠한 변화를 꾀할 지 주목된다.

대표적 수출국인 한국은 바이든 정부가 추진하는 무역·통상정책에 맞춰 전략을 다시 짜야 하는 상황이다. 양대 무역 강국인 미국, 중국과의 관계 형성도 숙제다. 자칫 양국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 바이든, WTO 중심으로 한 다자무역주의 강화 전망  

11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산업연구원 등 국책연구기관과 전문가 등에 따르면 바이든 정부는 자유무역주의적 통상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한 다자주의 체계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구상 대외경제정책연구원(대외연) 세계지역연구센터 선진경제실 미주팀 부연구위원은 최근 발표한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정책 전망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바이든 후보가 WTO를 중심으로 한 다자주의 무역체제 부활과 WTO 구조개혁을 강조했다"면서 "이는 규칙을 준수하는 체제에 가치를 두며, 유럽연합(EU), 일본 등 WTO 회원국과 협력해 미국이 주도하는 WTO 구조개혁을 달성하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 로이터 뉴스핌]

바이든 후보는 다자주의 무역체제 부활을 위해 동맹국과의 연대 강화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대선 유세 당시 트럼프 행정부가 대미 교역국을 상대로 시행한 무분별한 수입규제 및 관세부과 조치로 미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도가 크게 추락했음을 강력히 비판하기도 했다. 

바이든 후보 측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우선주의에 입각해 자국의 핵심 교역국인 EU 및 캐나다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한 것과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후보가 상원외교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오랜기간 상원외교위원회에서 활동한 경험을 살려 트럼프 행정부하에서 손상된 우방국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이를 통해 통상이슈도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산업연구원(이하 산업연)은 트럼프 임기동안 경직됐던 통상환경이 바이든 정부 체계에서 변화가 예상되지만 낙관은 금물이라는 조심스런 입장이다. 

산업연은 최근 발표한 '미 대선에 따른 통상정책 전망과 대응방안' 보고서에서 "바이든은 의회 외교전문가로서 동맹국과의 결속강화 추진 속에서 동맹국과 미국 간의 통상환경 개선을 추진 할 것으로 보인다"며 "경색됐던 WTO와의 관계개선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전통적으로 자유무역에 반대 입장을 밝혀왔던 민주당이 바이든 정부와 원만히 손발을 맞출 수 있을지는 변수로 남아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산업연구원은 "바이든 본인도 민주당이 주도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 본인이 부통령으로서 관여한 FTA의 경우에는 긍정적이지만 다른 FTA의 경우에는 부정적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후보로 지명된 이후 바이든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재가입 문제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다는 점도 자유무역 낙관론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로 들었다. TPP는 아시아·태평양지역 국가들의 자유무역협정이다. 당초 미국과 일본이 주도해왔지만 보호주의를 주창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탈퇴를 선언하면서 총 11개국이 명칭을 CPTPP로 변경한 후 지난 2018년 말 발효했다. 

산업연은 "바이든이 대통령 후보로 지명된 이후 TPP 재가입 문제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고 있지 않아 TPP 재가입 여부도 불투명하다"면서 "반드시 자유무역으로 방향전환이 일어난다고 속단할 수는 없다"고 전망했다. 

우리 정부는 바이든 후보의 신규 무역협정 추진 가능성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대외연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TPP에 대해 "노동, 환경, 지식재산권, 투명성'에 대한 높은 기술을 바탕으로 협정국간 협력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중국의 무역 및 기술 관련 불공정관행을 막을 수 있는 바람직한 협정이지만 완벽하지는 않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바이든호가 이끄는 미국 중심의 새로운 무역질서체계 탄생 가능성도 점쳐볼 수 있다.  

대외연은 "EU, 일본 등과의 협력을 통해 미국이 주도하는 WTO 구조개혁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후 신규 무역협정 논의 시 미국이 주도하는 형태의 CPTPP나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과 같은 다자간 무역협정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본적으로 미국이 주도하는 다자주의를 형성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면서 "트럼프 정부도 중국에 대해서 우호적이지 않았고 바이든 호 역시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미국이 주도적인 위치를 갖는 새로운 국제 무역체제 탄생에 대한 국제적인 선호도는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 미국의 대중견제 계속될 듯…韓, 양대국 사이 줄다리기 가능성

다만 대(對)중국 통상정책에 있어서는 트럼프 정부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 중론이다. 바이든 후보가 부통령 시절 당시부터 중국을 상대로한 보호무역주의를 주창해왔기 때문이다.  

산업연은 "클린턴 등 민주당 정부가 중국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로 편입시키기 위해 중국의 편의를 봐주는 경향이 있었다"며 "중국의 경제적 번영이 체제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공산당 일당독재체제의 강화와 그에 따른 미국에의 위협 증가로 인식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미국의 영향력 유지를 위해 앞으로는 중국과의 경제협력은 더 이상 없으며 중국의 도전을 강력하게 견제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바이든 당선인(왼쪽)과 시진핑 중국 수석 2020.11.09 chk@newspim.com

또한 연구원은 바이든 정부가 한국에 대해 "WTO, 디지털 및 첨단기술, 신뢰할만한 공급사슬 구축에 대해서 협조를 기대하고 있으며, 대중관계에서 동맹으로서 미국과 보조를 맞출 것을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결과적으로 한국입장에서는 동맹의 역할을 기대하는 미국과 주요 무역상대국으로서의 중국 사이에서 선택을 요구받을 가능성이 높으며 한국의 선택여부에 따라 사드 사태가 재현될 우려도 있다"고 경계했다. 

미국의 사드 배치 당시 실무자였던 한 정부 관계자는 "사드 배치는 당시 상원의원이였던 바이든의 강력한 요구로 관철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바이든 정부의 압력으로 중국, 북한과의 관계가 소원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경계했다.  

산업연구원 역시 "바이든 행정부는 동맹으로서의 한-미 간 결속강화와 신뢰할 수 있는 공급사슬 구축이라는 측면에서 한국에 기대를 하고 있다"면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설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를 표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과 중국을 다 포기할 수는 없지만 기본적으로 미국이 중국에 대해서 우호적이지 않은 분야까지 중국과 협조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미국과 중국 양국간의 힘겨루기가 더욱 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 정부는 제1의 수출국인 대 중국 수출의존도를 낮추려는 노력을 진행 중이다. 일례로 러시아를 중심으로 주변 국가들과의 교류를 넓혀가는 신북방 정책, 인도를 포함한 아세안 국가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신남방 정책 등을 들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 임기가 아직까지 남아있는 상황에서 미국-중국 양국 사이에서 정부의 통상전략을 밝히기는 시기상조"라며 "다만 트럼프 이전으로 돌아가기는 쉽지 않을것이고, 장기적으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동맹국연대를 추진하는 등의 방향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j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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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지지율 2%p↓, 26.9%…"김 여사 논란 등 영향"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소폭 하락해 20%대 중후반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31일 발표됐다.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업체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28일~29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26.9%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71.9%로 나타났다. '잘 모름'에 답한 비율은 1.2%다. 지난 조사 대비 긍정평가는 2.0%포인트(p) 하락했고 부정평가는 3.5%p 상승했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간 격차는 45.0%p다. 연령별로 보면 40대에서 긍·부정 평가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만 18세~29세에서 '잘함'은 19.9% '잘 못함' 80.1%였고, 30대에서는 '잘함' 29.6% '잘 못함' 68.3%였다. 40대는 '잘함' 16.1% '잘 못함' 82.9%, 50대는 '잘함' 25.7% '잘 못함' 74.3%로 집계됐다. 60대는 '잘함' 32.2% '잘 못함' 67.3%였고, 70대 이상에서는 '잘함' 40.5% '잘 못함' 54.9%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서울 '잘함' 25.1%, '잘 못함'은 74.0%로 집계됐다. 경기·인천 '잘함' 27.8% '잘 못함' 70.8%, 대전·충청·세종 '잘함' 21.3% '잘 못함' 77.9%, 강원·제주 '잘함' 32.7% '잘 못함' 64.9%로 조사됐다. 부산·울산·경남 '잘함' 32.1% '잘 못함' 67.1%, 대구·경북은 '잘함' 36.8% '잘 못함' 62.1%로 집계됐다. 전남·광주·전북은 '잘함' 13.2% '잘 못함' 85.0%로 나타났다. 성별로도 남녀 모두 부정평가가 우세했다. 남성은 '잘함' 26.3% '잘 못함' 72.1%, 여성은 '잘함' 27.5% '잘 못함' 71.6%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도이치모터스·명품백 논란, 선거 관련 의혹 등 김건희 여사 리스크가 증폭됐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빈손 회동'이후 당정 갈등 심화로 전통적인 핵심 지지층인 70대 이상과 영남권에서도 지지율이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근본적인 원인은 불통 이미지 때문"이라며 "불통이라는 것은 여론에 대한 반응성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논란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그는 "김 여사 관련한 사과를 하는 것도 이미 늦었다"며 "윤 대통령은 법조인 출신이라 법적으로 문제가 없으면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국민 인식은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 문제에 대해 제대로 된 해결책을 제시하면 지지율이 오를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지지율 반등은 힘들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번 여론조사는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할당 추출 방식으로 추출된 표본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3.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24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셀가중)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arksj@newspim.com 2024-10-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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