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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시대' 영덕이 선사하는 선물…영해 벌영리 메타세쿼이아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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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기 가루처럼 쏟아 내리는 숲향...자연의 속살이 내어 주는 환희
"담양 메타세쿼이아길 '완숙'...영해 메타세쿼이아숲 '청춘'"

[영덕=뉴스핌] 남효선 기자 = 연록에서 초록을 지나 황갈빛 가을빛으로 물들며 겨울을 향해 천천히 걸어가는 숲속은 경건을 넘어 장엄이다.

인류학자 아놀드 반 게넵은 인간 삶의 주기를 자연의 사계(四季)에 반영해 '통과의례(rites of passage)'라는 탁월한 정의를 제시했다.

인간 생명의 탄생과 성장과 결혼, 죽음을 자연의 순환질서인 봄-여름-가을-겨울에 투영하여, 이는 탄생과 소멸이라는 일회적 절차가 아닌 재탄생의 순환으로 설명했다.

[영덕=뉴스핌] 남효선 기자 = 포스트코로나 시대, 언택트 여행명소로 각광받는 경북 영덕군 영해면 벌영리 메타세쿼이아숲의 가을. 2020.11.11 nulcheon@newspim.com

가을 햇살은 하늘로 닿은 나무와 다시 찬란한 생명을 일구기 위해 겨울로 들어서는 황갈빛 잎사귀를 뚫고 대지를 부드럽게 어루만진다.

아이들을 데불고 숲 속 가을 나들이를 나선 새댁의 얼굴은 자애롭고 아이들의 눈망울은 호기심을 가득 담아 해맑다.

숲 속에 놓인 나무의자에서 연인들은 햇살처럼 부드러운 꿈을 나눈다.

경북 영덕 영해들을 지나 벌영리에 자리 잡은 메타세쿼이아숲은 편백나무를 허리에 끼고 가을향을 햇살에 마구 날려 보낸다.

하늘과 닿은 메타세쿼이아 잎사귀가 뿌리는 햇살이 흡사 백설기 가루처럼 눈부시게 쏟아진다.

[영덕=뉴스핌] 남효선 기자 = 포스트코로나 시대, 언택트 여행명소로 각광받는 경북 영덕군 영해면 벌영리 메타세쿼이아숲의 초여름 풍경.2020.11.11 nulcheon@newspim.com

'언택트(untact)' '비대면'.

코로나19 라는 미증유의 재앙 앞에서 사람들은 수 백년을 쌓아 온 일상의 질서에서 밀려나 새로운 자연과의 조응을 위한 혼돈과 마주하고 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무엇을 해야할 지,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암흑의 터널이다. 그렇다고 캄캄한 터널에 주저 앉아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용케도 사람들은 미증유의 전 지구적 재앙 앞에서 흡사 광맥을 캐듯 새로운 질서를 하나씩 꺼집어 낸다.

이른바 '언택트' 가 새로운 질서로, 트렌드로 등장하고 있다. 언택트의 사전적 의미는 '비대면 접촉'을 뜻하는 조어로 '접촉(contact)'이라는 말과 부정을 뜻하는 'un'을 결합해서 만든 신조어이다.

코로나19에 대응해 인류가 급 창조한 언어이자 사람 간 신호이자, 지켜야할 규율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2017년 국내에서 비대면 기술을 뜻하는 용어로 만들어진 후, 2020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일상화되면서 주목받는 트렌드 용어로 우리 곁에 다가왔다.

언택트 시대, 사람의 일상을 재충전하는 휴식과 놀이의 질서가 삽시간에 무너지면서 '숲'과 '길'이 인류의 영원한 순환을 버팀하는 소중한 공존의 축으로 다시 자리매김했다.

과거 힐링을 얻는 공간에서 이제는 생명을 얻는 인류 순환의 보루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셈이다.

조선조 실학자이자 분방한 문장가 청장관(靑莊館) 이덕무(李德懋 1741년(영조 17)~1793년(정조 17)선생은 '원한(原閒)'이라는 글을 통해 '한가로움의 뿌리'를 명쾌하게 제시했다.

"마음이 한가로우면 몸은 저절로 한가롭다"

그렇다. 이덕무 선생은 '한가로움의 근원'을 그저 빈둥거리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여유로움'에서 그 뿌리를 찾은 것이다.

안대회 교수(성균관대 한문학)는 이덕무 선생의 글을 소개하면서 "마음이 소란스러운 사람은 아무리 풍경이 아름다운 곳에 데려다놓아도 돈 버는 꿈이나 꾸고 권력의 쟁취나 꿈꾼다"고 해제했다.

세상은 숨 가쁘게 돌아간다. 이미 우리는 미증유의 코로나19 재앙 앞에서 인류의 나약함을 재 확인했다.

하루 사이에 자신을 둘러싼 산야가 사라지고 강줄기가 바뀌고 하늘로 솟는 빌딩이 들어선다.

이미 우리는 미증유의 코로나19 재앙 앞에서 인류의 나약함을 재 확인했다.

노동과 격무에 시달린 심신을 달래주던 종전의 질서는 이미 공포와 금기의 대상으로 변하고 바깥출입마저도 꺼려하는 단절의 세계에 갇혀 있다.

사람들이 '숲'과 '길'을 다시 주목하는 이유이다.

[영덕=뉴스핌] 남효선 기자 = 포스트코로나 시대, 언택트 여행명소로 각광받는 경북 영덕군 영해면 벌영리 메타세쿼이아숲의 가을. 2020.11.11 nulcheon@newspim.com

영덕군 영해면 벌영리 메타세쿼이아숲.

오롯이 부드러운 햇살과 그 햇살에 백설기 가루처럼 흩날리는 숲의 향내만 가득하다.

영해 벌영리 메타세쿼이아숲이 새로운 생태관광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이른바 언택트 시대, 새롭게 뜨는 '핫 플레이스'이다.

세간에 알려진 담양의 메타세쿼이아길이 풍찬노숙의 세상의 일을 다 겪은 듯 노년의 완숙함이라면 영해 벌영리 메타세쿼이아숲은 해맑고 발랄하고 순하고 분방하고 꿈을 가득 머금은 청년들이다.

13~15년 남짓 나이를 먹은 메타세쿼이아숲이 잘 매만진 가르마처럼 하늘을 받치고 양팔 벌여 사람들을 맞는다.

곧게 하늘로 솟은 메타세쿼이아는 모두 허리춤에 편백과 측백 한 그루씩을 흡사 연인처럼 끼고 있다.

[영덕=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영덕군 영해면 벌영리 메타세쿼이아숲의 초여름 풍경.2020.11.11 nulcheon@newspim.com


◆ 출향인 장상국 선생의 각별한 손길과 애정으로 탄생한 생태 명소

벌영리 메타세쿼이아숲은 15년 전 이 고을 출신의 출향인사 장상국 선생의 자연에 대한 지극한 애정과 손길로 탄생했다.

숲은 어린만큼 여전히 미완성이다. 미완성이어서 꿈은 가득하다.

숲을 가꾸는 장상국 선생의 손길은 한시도 쉬지 않는다.

장상국 선생은 일체의 지원을 사양한다. 순전히 자신의 공력으로 숲을 가꾼다.

최근에는 메타세쿼이아숲을 안은 산자락에 산책로를 개설하고 산 정상에 전망대도 조성했다.

장상국 선생의 가없는 자연에 대한 애정은 사람들에게 명상의 숲으로, 희망의 산자락 오솔길로, 비비추니 취나물이니 애기똥풀이니 하는 고운 이름의 자연 정원으로 되살아 나 사람들에게 오롯이 그냥 주어진다.

새 생명이 약동하는 봄철은 물론 벌영리 메타세쿼이아숲은 봄,여름.가을,겨울 언제나 찾아도 각별한 모습을 사람을 맞는다.

새 봄의 빛깔인 연록으로, 여름엔 짙은 초록으로, 가을에는 황갈색으로, 겨울에는 잎을 털고 하늘을 향해 촉수를 뻗어 순백의 눈빛으로 변신한다.

벌영리 메타세쿼이아숲은 여타의 제법 이름난 숲처럼 출입 비용을 받지 않는다.

무료로 개방된다.

그러나 그냥 주어지는 것에는 반드시 무한 책임이 뒤따른다.

벌영리 메타세쿼이아숲을 찾을 때는 아무 것도 가져와서는 안 된다.

더구나 자신의 몸에 지닌 것들을 함부로 버려서도 안 된다.

속살을 고스란히 내어 주는 자연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다.

[영덕=뉴스핌] 남효선 기자 = 백설기 가루처럼 숲향을 뿌리며 하늘을 받치고 있는 영덕군 영해면 벌영리 메타세쿼이아숲. 2020.11.11 nulcheon@newspim.com
[영덕=뉴스핌] 남효선 기자 = 포스트코로나 시대, 언택트 여행명소로 각광받는 경북 영덕군 영해면 벌영리 메타세쿼이아숲의 여름. 2020.11.11 nulcheon@newspim.com

가슴에 머리에 그리고 주머니 속에 메타세쿼이아숲이, 편백나무길이 그냥 내어주는 향내와 색깔과 희망만 가득 담아가면 된다.

마스크를 착용한 아이들과 함께 숲 나들이를 나온 가족의 발길이 가볍다.

아이들은 손에 손을 잡고 제법 어른처럼 메타세쿼이아숲길을 걸으며 걸어가는 뒷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달라고 주문한다.

아이들은 금세 알아차린다.

길은 사람이 걸어야 길이 되며 그 길은 또 다른 길과 이어진다는 것을.

영해 벌영리 메타세쿼이아숲은 지난 달 한국관광공사와 7개 지역관광공사로 구성된 지역관광기관협의회로부터 전국 '언택트관광지 100선'에 선정됐다.

[영덕=뉴스핌] 남효선 기자 = 여말선초 대유학자 목은 이색선생의 발자취를 담은 영덕군의 대표 전통마을인 호지마을. 2020.11.11 nulcheon@newspim.com

◆ 인근에 '인량리' '원구리' '호지마을' 등 성리학 질서 갖춘 전통마을 즐비

'맑은공기 특별시' 영덕군은 최근 이곳 벌영리 메타세쿼이아숲으로 이어지는 둑길을 넓히고 하천을 정비하는 등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의 접근성을 크게 개선했다.

벌영리 메타세쿼이아숲 인근에는 동해안의 전통마을로 이름난 인량리 마을을 비롯 원구마을, 호지(湖池)마을 등 영해지방의 전통문화를 느낄 수 있는 명소가 즐비하다.

인량마을은 '작은 안동'으로 불리는 전통마을로 재령이씨, 안동권씨, 영양남씨, 무안박씨, 야성정씨, 함양박씨. 대흥백씨, 영찬이씨, 웅성주씨 등 8대 종성가가 소재한 곳이다.

동해안 최고의 해산 먹거리의 보고 영덕군 강구항[사진=영덕군] 2020.11.11 nulcheon@newspim.com

영남사림의 거두인 갈암 이현일 선생의 생가인 갈암종택과 조선 숙종조 청백리로 이름난 강파 권상임 선생의 정침, 권책선생의 오봉종택 등 고택과 역동 우탁선생의 '팔령신' 전설이 깃든 느티나무 등 전통의 숨결을 가득 담고 있어 예부터 '나라골(國洞)'으로 불렸다.

'원구마을'은 영양남씨 집성촌의 전통마을로 지정문화재인 '난고(蘭皐)종택'과 만취헌, 남고선생 정침 등 고택이 옛 사람살이의 질서를 담고 정물처럼 앉아 있다.

영해 '호지마을'은 '괴시마을'로 부르는 전통마을이다.

여말선초 대유학자인 목은 이색 선생의 생가지이며 영양남씨 집성촌이다.

영양남씨 괴시파 종택을 비롯 물소와 종택과 천전댁, 서당 등 고택과 목은 이색선생 기념관이 있다.

이 곳은 전국 최고의 '에코힐링로드'로 각광받고 있는 '영덕 블루로드'와 동해안 해산물의 집산지인 강구항으로 이어진다.

호지마을로 들어서는 초입에 동해안에서 규모가 가장 크게 일어난 '영해 독립만세운동'의 현장이자 전통 장시(場市)인 영해만세장이 있다.

벌영리 메타스콰이어숲을 거닐며 힐링을 한 아름 담고 인량마을과 원구리, 호지마을을 돌며 성리학이 빚은 삶의 질서에 취하고 영해만세장터에서 오랜 세월 영해들과 영해 앞바다가 내어 주는 물산을 가꾸며 살아 온 영해사람들이 빚어 온 삶의 결을 만나는 일은 가을 햇살처럼 따스운 감동일터이다.

nulche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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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성과급 400%+1270만원' 잠정합의 [서울=뉴스핌] 이찬우 기자 = 현대자동차 노사가 장기간 이어진 교섭과 파업 끝에 올해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노사는 피지컬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등 미래 기술 도입에 공동 대응하고, 2028년까지 기술직 500명을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현대자동차 노사 관계자들이 지난 6월 18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2025년 임금 및 단체협상 교섭 상견례를 했다. [사진=현대차] 현대차 노사는 25일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열린 16차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최영일 현대차 대표이사와 이종철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장 등 노사 교섭대표가 참석했다. 상견례 이후 111일 만이다. 올해 교섭은 7월 이후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서 장기간 진통을 겪었다. 파업에 따른 차량 생산 차질과 직원 임금 손실이 발생했고, 부품 협력사의 경영 부담도 커졌다. 노사는 추가 피해를 막고 하반기 생산과 신차 출시 일정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해 잠정합의에 이르렀다. 파업 여파를 조속히 수습하고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데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번 합의에는 임금과 근로조건뿐 아니라 미래 산업 전환에 관한 내용도 포함됐다. 노사는 피지컬 AI와 로보틱스 등 미래 기술 도입이 기업 경쟁력 확보에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이에 따라 회사는 신사업과 신기술 추진 경과를 노조와 투명하게 공유하고, 노사는 미래 산업 전환 과정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변화 대응력과 생산성, 제조 경쟁력 향상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도 논의한다. 기술직 신규 채용도 진행한다. 노사는 2027년 하반기 핵심 직무를 중심으로 기술직 200명을 채용하고, 2028년에는 300명을 추가로 뽑기로 했다. 현대차는 국내 공장 재편에 따라 기존 1공장과 42라인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른 대규모 인력 배치 전환이 예정돼 있지만, 노사는 고용 창출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고려해 신규 채용에 합의했다. 임금과 성과급은 기본급 10만원 인상과 경영성과금 400%+1270만원, 현대차 주식 15주, 해시포인트 50만원 지급 등으로 구성됐다. 기본급 인상분에는 호봉승급분이 포함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장기간의 교섭 진통과 파업으로 주주와 고객, 부품 협력사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하반기 생산과 신차 출시에 총력을 다해 고객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chanw@newspim.com 2026-08-25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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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 희소성 쇼크 몰려온다 *자금 풍요의 시대가 저물고 자금쟁탈의 시대가 도래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 자금을 공급하던 주체들의 돈줄기는 저마다의 사정으로 가늘어지고 있다. 그 반대편에선 천문학적 부채를 안고 있는 주요국 정부들의 재정 차입 수요와 인공지능(AI) 기술혁명의 물결에 올라타려는 기업들의 투자 붐으로, 민·관의 자금조달이 봇물을 이룬다. 인플레이션 유령을 떨치지 못한 중앙은행들은 참전을 꺼리고 있다. 다음 ①~⑤편에서는 '과잉저축 시대'의 종언과 '대(大)차입 시대로 전환'을 불러온 동인과 이것이 자산시장에 갖는 함의를 짚어본다. ⑥~⑨편은 미래 매출과 수익을 담보로 자금조달 각축전을 벌이는 AI업계의 최근 동향과 이들의 부채 폭식이 초래할 금융 측면의 위험, 그 위험 너머의 기회를 살피기로 한다.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저축 과잉(Saving Glut)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자본 희소성(Capital Scarcity)의 시대가 본격화됐다. 골드만 삭스를 포함한 월가의 공룡 투자은행(IB)은 기업부터 정부까지 자금 수요가 폭증하는 반면 돈줄이 말라 들어가면서 기간 프리미엄의 구조적 상승과 채권 자경단의 빈번한 출몰이 뉴 노멀로 자리잡기 시작했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낸다. 중국의 과잉 저축과 IT 대기업의 자금력, 여기에 일본의 초저금리가 미국 정부의 국채 발행 물량을 흡수하면서 금리를 누르고 자산시장의 버블을 부추겼던 패턴이 깨졌다는 얘기다. 무위험 자산으로 통했던 미국 국채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상승하면서 자본 효율성이 낮은 기업이나 부채 규모가 큰 정부가 시장의 냉정한 심판에 직면하게 됐고, 저금리를 지렛대 삼은 자산 버블을 뒤로 하고 높은 레벨의 자본 비용을 전제로 한 새로운 투자 방정식이 자리잡고 있다는 데 월가 구루는 공감대를 형성한다. 골드만 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인공지능(AI) 레버리지 청산과 미 국채 금리 급등, 호르무즈 해협 분쟁 등 2026년 여름 글로벌 금융시장을 흔든 세 가지 변수가 일회성 악재로 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지난 20여년간 지속된 과잉 저축 시대가 끝나고 자본 희소성의 시대가 열렸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경고음이라는 얘기다. AI 레버리지 투자로 고수익률을 올렸던 헤지펀드가 7월 반도체 지수 폭락으로 160억달러 규모의 포지션을 시타델(Citadel)에 전량 매각한 사실이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6차례 금리 인하에도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5.27%까지 뛴 점, 그리고 미국-이란 갈등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미국 전략석유비축(SPR) 규모가 40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20년간 저금리를 떠받쳤던 대전제가 무너진 데 따른 결과라는 얘기다. 저축 과잉 시대 종료와 자본 희소성 시대 개막 [AI 일러스트=황숙혜 기자] 해외 중앙은행의 미국 국채 보유 비중이 34% 선에서 24% 아래로 떨어진 것은 자금 공급의 축소를 의미하고, 연간 8000억달러 이상 AI 인프라 구축과 리쇼어링, 각국 방위비 증액, 여기에 국채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수요까지 자금 수요는 폭발적이다. 자금시장의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자본의 가격에 해당하는 실질 금리, 즉 기간 프리미엄이 구조적인 상승세로 고착화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골드만 삭스는 경고한다. 뿐만 아니라 주식시장과 국채시장, 원유시장의 유동성이 동시에 막히는 이른바 '유동성 트리플 킬(Liquidity Triple-Kill)로 인해 변동성 상승이 일상화되는 '고변동성 사이클(High Volatility Cycle)에 진입했다고 보고서는 판단한다. 골드만 삭스가 제시한 '유동성 트리플 킬'은 주식과 채권, 원유를 포함한 실물 자산 시장의 유동성이 한 시점에 동시에 막히면서 서로 악순환을 일으키는 유동성 경색을 의미한다. 실제로 높은 레버리지를 일으켜 AI 테마에 베팅했던 헤지펀드가 지수 폭락으로 담보 부족에 시달리게 되자 무차별 매도를 강행, 주가 하락과 강제 청산, 추가 급락의 악순환을 일으켰다. 채권시장에서는 미국 정부가 연간 1조달러를 웃도는 이자 비용과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매달 천문학적인 규모의 국채를 발행하지만 해외 중앙은행과 연기금의 매수는 위축되는 실정이다. 미 재무부가 시장에서 막대한 현금을 흡수하면서 빅테크를 포함한 기업들 자금줄이 바닥을 드러냈고, 장기물을 중심으로 금리 역주행이 벌어졌다. 설상가상, 호르무즈 해협 차단으로 유가 폭등과 인플레이션을 막아주던 미국 전략비축유가 40년래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유가 변동성을 완충해 줄 실물 유동성 버퍼도 거의 소멸했다. 골드만 삭스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4% 아래로 복귀할 수 있을지 여부는 연준의 손을 벗어난 문제라고 주장한다. 원유시장만 보더라도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 프리미엄이 일회성 충격에서 지속적인 할인 요인으로 전환했고, 원유 변동성지수(OVX)와 뉴욕증시의 공포지수(VIX) 간의 거대한 격차가 단기간에 줄어들기 어렵다는 얘기다. 2026년 여름을 기점으로 금융시장이 마침내 자본 희소성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프리미엄을 지불하기 시작했고, AI 레버리지 청산과 미 국채 금리 급등, 호르무즈 분쟁이라는 세 가지 힘은 거대한 서사의 세 가지 단면일 뿐 이면에 깔린 구조적 동인들은 이제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고 골드만 삭스는 강조한다. 미국 30년물 국채 수익률 [자료=블룸버그] 저금리와 저물가, 풍부한 유동성이라는 과거의 공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고, 장기 국채를 중심으로 고금리 고착화와 자본 조달 비용 상승으로 인한 기업 양극화, 채권 자경단의 지배력 강화, 자산시장 변동성의 일상화가 새로운 메커니즘으로 등장했다는 것. 월가의 황제로 통하는 제이미 다이먼 JP 모간 최고경영자(CEO)의 경고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지난 5월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월가가 과잉 저축의 시대를 뒤로 하고 자본 희소성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자료=블룸버그] 저축 부족과 대출 수요 폭발로 시장 금리가 예상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것. 그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정부의 브레이크 없는 국채 발행과 이자 부담, 공급망 재편과 친환경 전환에 들어가는 거대한 인프라 자금, AI 및 국방비 지출 급증 등 세 가지를 '자금 폭식'의 주요인으로 꼽았다. 미국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5.27%까지 오르며 2007년 이후 19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2년물 수익률도 상승 흐름을 지속, 시장이 정부의 재정 적자와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적극 반영하는 가운데 다이먼은 기업 신용 시장에 닥칠 '이중 고통'을 경고했다. 국채시장 뿐 아니라 회사채와 신용시장도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인해 모든 회사채의 이자율 벤치마크가 올랐고, 기업 부도 위험 재평가로 스프레드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막대한 부채를 짊어진 기업들이 만기 연장에 나서면서 과거보다 높은 이자 비용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 신용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누적, 차환 대란이 터질 수도 있다고 그는 말한다. 이 밖에 월가의 여러 전문가들도 흡사한 의견을 제시했다. 씨티그룹의 매크로 전략가 짐 맥코믹은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면서 채권 트레이더들이 30년물 수익률의 핵심 목표치로 5.5%를 겨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TS 롬바드의 스티븐 블리츠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미국 10년물 수익률이 6%까지 치솟을 수 있다"며 "국채 장기 약세장이 이제 시작"이라고 경고했다. 재정 적자와 인플레이션, 그리고 차환 압박이 누적되는 가운데 고금리 장기화(higher for longer)가 고착되면서 채권과 신용시장이 앞으로 보다 가혹한 시험대를 직면하게 될 가능성에 월가는 무게를 둔다. 시장 전문가들은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이 종료되고 자본 희소성과 고금리가 정착되는 새로운 국면에서는 과거처럼 연준의 금리 인하만 바라보고 주가 밸류에이션이 상승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AI 레버리지 청산에서 보듯 악재가 터지거나 유동성 경색이 발생할 때 시장을 받쳐줄 '무제한 자금'이 실종됐고, 증시 전반의 변동성 상승과 재무 건전성에 따른 기업들의 극단적 양극화가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기대와 소문에 기대 오르는 주식보다 잉여현금흐름(FCF)과 실적이 우량한 종목으로 투자 영역을 좁히고, 인컴 및 현금성 자산의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shhwang@newspim.com 2026-08-25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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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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