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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시대' 영덕이 선사하는 선물…영해 벌영리 메타세쿼이아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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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기 가루처럼 쏟아 내리는 숲향...자연의 속살이 내어 주는 환희
"담양 메타세쿼이아길 '완숙'...영해 메타세쿼이아숲 '청춘'"

[영덕=뉴스핌] 남효선 기자 = 연록에서 초록을 지나 황갈빛 가을빛으로 물들며 겨울을 향해 천천히 걸어가는 숲속은 경건을 넘어 장엄이다.

인류학자 아놀드 반 게넵은 인간 삶의 주기를 자연의 사계(四季)에 반영해 '통과의례(rites of passage)'라는 탁월한 정의를 제시했다.

인간 생명의 탄생과 성장과 결혼, 죽음을 자연의 순환질서인 봄-여름-가을-겨울에 투영하여, 이는 탄생과 소멸이라는 일회적 절차가 아닌 재탄생의 순환으로 설명했다.

[영덕=뉴스핌] 남효선 기자 = 포스트코로나 시대, 언택트 여행명소로 각광받는 경북 영덕군 영해면 벌영리 메타세쿼이아숲의 가을. 2020.11.11 nulcheon@newspim.com

가을 햇살은 하늘로 닿은 나무와 다시 찬란한 생명을 일구기 위해 겨울로 들어서는 황갈빛 잎사귀를 뚫고 대지를 부드럽게 어루만진다.

아이들을 데불고 숲 속 가을 나들이를 나선 새댁의 얼굴은 자애롭고 아이들의 눈망울은 호기심을 가득 담아 해맑다.

숲 속에 놓인 나무의자에서 연인들은 햇살처럼 부드러운 꿈을 나눈다.

경북 영덕 영해들을 지나 벌영리에 자리 잡은 메타세쿼이아숲은 편백나무를 허리에 끼고 가을향을 햇살에 마구 날려 보낸다.

하늘과 닿은 메타세쿼이아 잎사귀가 뿌리는 햇살이 흡사 백설기 가루처럼 눈부시게 쏟아진다.

[영덕=뉴스핌] 남효선 기자 = 포스트코로나 시대, 언택트 여행명소로 각광받는 경북 영덕군 영해면 벌영리 메타세쿼이아숲의 초여름 풍경.2020.11.11 nulcheon@newspim.com

'언택트(untact)' '비대면'.

코로나19 라는 미증유의 재앙 앞에서 사람들은 수 백년을 쌓아 온 일상의 질서에서 밀려나 새로운 자연과의 조응을 위한 혼돈과 마주하고 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무엇을 해야할 지,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암흑의 터널이다. 그렇다고 캄캄한 터널에 주저 앉아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용케도 사람들은 미증유의 전 지구적 재앙 앞에서 흡사 광맥을 캐듯 새로운 질서를 하나씩 꺼집어 낸다.

이른바 '언택트' 가 새로운 질서로, 트렌드로 등장하고 있다. 언택트의 사전적 의미는 '비대면 접촉'을 뜻하는 조어로 '접촉(contact)'이라는 말과 부정을 뜻하는 'un'을 결합해서 만든 신조어이다.

코로나19에 대응해 인류가 급 창조한 언어이자 사람 간 신호이자, 지켜야할 규율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2017년 국내에서 비대면 기술을 뜻하는 용어로 만들어진 후, 2020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일상화되면서 주목받는 트렌드 용어로 우리 곁에 다가왔다.

언택트 시대, 사람의 일상을 재충전하는 휴식과 놀이의 질서가 삽시간에 무너지면서 '숲'과 '길'이 인류의 영원한 순환을 버팀하는 소중한 공존의 축으로 다시 자리매김했다.

과거 힐링을 얻는 공간에서 이제는 생명을 얻는 인류 순환의 보루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셈이다.

조선조 실학자이자 분방한 문장가 청장관(靑莊館) 이덕무(李德懋 1741년(영조 17)~1793년(정조 17)선생은 '원한(原閒)'이라는 글을 통해 '한가로움의 뿌리'를 명쾌하게 제시했다.

"마음이 한가로우면 몸은 저절로 한가롭다"

그렇다. 이덕무 선생은 '한가로움의 근원'을 그저 빈둥거리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여유로움'에서 그 뿌리를 찾은 것이다.

안대회 교수(성균관대 한문학)는 이덕무 선생의 글을 소개하면서 "마음이 소란스러운 사람은 아무리 풍경이 아름다운 곳에 데려다놓아도 돈 버는 꿈이나 꾸고 권력의 쟁취나 꿈꾼다"고 해제했다.

세상은 숨 가쁘게 돌아간다. 이미 우리는 미증유의 코로나19 재앙 앞에서 인류의 나약함을 재 확인했다.

하루 사이에 자신을 둘러싼 산야가 사라지고 강줄기가 바뀌고 하늘로 솟는 빌딩이 들어선다.

이미 우리는 미증유의 코로나19 재앙 앞에서 인류의 나약함을 재 확인했다.

노동과 격무에 시달린 심신을 달래주던 종전의 질서는 이미 공포와 금기의 대상으로 변하고 바깥출입마저도 꺼려하는 단절의 세계에 갇혀 있다.

사람들이 '숲'과 '길'을 다시 주목하는 이유이다.

[영덕=뉴스핌] 남효선 기자 = 포스트코로나 시대, 언택트 여행명소로 각광받는 경북 영덕군 영해면 벌영리 메타세쿼이아숲의 가을. 2020.11.11 nulcheon@newspim.com

영덕군 영해면 벌영리 메타세쿼이아숲.

오롯이 부드러운 햇살과 그 햇살에 백설기 가루처럼 흩날리는 숲의 향내만 가득하다.

영해 벌영리 메타세쿼이아숲이 새로운 생태관광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이른바 언택트 시대, 새롭게 뜨는 '핫 플레이스'이다.

세간에 알려진 담양의 메타세쿼이아길이 풍찬노숙의 세상의 일을 다 겪은 듯 노년의 완숙함이라면 영해 벌영리 메타세쿼이아숲은 해맑고 발랄하고 순하고 분방하고 꿈을 가득 머금은 청년들이다.

13~15년 남짓 나이를 먹은 메타세쿼이아숲이 잘 매만진 가르마처럼 하늘을 받치고 양팔 벌여 사람들을 맞는다.

곧게 하늘로 솟은 메타세쿼이아는 모두 허리춤에 편백과 측백 한 그루씩을 흡사 연인처럼 끼고 있다.

[영덕=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영덕군 영해면 벌영리 메타세쿼이아숲의 초여름 풍경.2020.11.11 nulcheon@newspim.com


◆ 출향인 장상국 선생의 각별한 손길과 애정으로 탄생한 생태 명소

벌영리 메타세쿼이아숲은 15년 전 이 고을 출신의 출향인사 장상국 선생의 자연에 대한 지극한 애정과 손길로 탄생했다.

숲은 어린만큼 여전히 미완성이다. 미완성이어서 꿈은 가득하다.

숲을 가꾸는 장상국 선생의 손길은 한시도 쉬지 않는다.

장상국 선생은 일체의 지원을 사양한다. 순전히 자신의 공력으로 숲을 가꾼다.

최근에는 메타세쿼이아숲을 안은 산자락에 산책로를 개설하고 산 정상에 전망대도 조성했다.

장상국 선생의 가없는 자연에 대한 애정은 사람들에게 명상의 숲으로, 희망의 산자락 오솔길로, 비비추니 취나물이니 애기똥풀이니 하는 고운 이름의 자연 정원으로 되살아 나 사람들에게 오롯이 그냥 주어진다.

새 생명이 약동하는 봄철은 물론 벌영리 메타세쿼이아숲은 봄,여름.가을,겨울 언제나 찾아도 각별한 모습을 사람을 맞는다.

새 봄의 빛깔인 연록으로, 여름엔 짙은 초록으로, 가을에는 황갈색으로, 겨울에는 잎을 털고 하늘을 향해 촉수를 뻗어 순백의 눈빛으로 변신한다.

벌영리 메타세쿼이아숲은 여타의 제법 이름난 숲처럼 출입 비용을 받지 않는다.

무료로 개방된다.

그러나 그냥 주어지는 것에는 반드시 무한 책임이 뒤따른다.

벌영리 메타세쿼이아숲을 찾을 때는 아무 것도 가져와서는 안 된다.

더구나 자신의 몸에 지닌 것들을 함부로 버려서도 안 된다.

속살을 고스란히 내어 주는 자연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다.

[영덕=뉴스핌] 남효선 기자 = 백설기 가루처럼 숲향을 뿌리며 하늘을 받치고 있는 영덕군 영해면 벌영리 메타세쿼이아숲. 2020.11.11 nulcheon@newspim.com
[영덕=뉴스핌] 남효선 기자 = 포스트코로나 시대, 언택트 여행명소로 각광받는 경북 영덕군 영해면 벌영리 메타세쿼이아숲의 여름. 2020.11.11 nulcheon@newspim.com

가슴에 머리에 그리고 주머니 속에 메타세쿼이아숲이, 편백나무길이 그냥 내어주는 향내와 색깔과 희망만 가득 담아가면 된다.

마스크를 착용한 아이들과 함께 숲 나들이를 나온 가족의 발길이 가볍다.

아이들은 손에 손을 잡고 제법 어른처럼 메타세쿼이아숲길을 걸으며 걸어가는 뒷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달라고 주문한다.

아이들은 금세 알아차린다.

길은 사람이 걸어야 길이 되며 그 길은 또 다른 길과 이어진다는 것을.

영해 벌영리 메타세쿼이아숲은 지난 달 한국관광공사와 7개 지역관광공사로 구성된 지역관광기관협의회로부터 전국 '언택트관광지 100선'에 선정됐다.

[영덕=뉴스핌] 남효선 기자 = 여말선초 대유학자 목은 이색선생의 발자취를 담은 영덕군의 대표 전통마을인 호지마을. 2020.11.11 nulcheon@newspim.com

◆ 인근에 '인량리' '원구리' '호지마을' 등 성리학 질서 갖춘 전통마을 즐비

'맑은공기 특별시' 영덕군은 최근 이곳 벌영리 메타세쿼이아숲으로 이어지는 둑길을 넓히고 하천을 정비하는 등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의 접근성을 크게 개선했다.

벌영리 메타세쿼이아숲 인근에는 동해안의 전통마을로 이름난 인량리 마을을 비롯 원구마을, 호지(湖池)마을 등 영해지방의 전통문화를 느낄 수 있는 명소가 즐비하다.

인량마을은 '작은 안동'으로 불리는 전통마을로 재령이씨, 안동권씨, 영양남씨, 무안박씨, 야성정씨, 함양박씨. 대흥백씨, 영찬이씨, 웅성주씨 등 8대 종성가가 소재한 곳이다.

동해안 최고의 해산 먹거리의 보고 영덕군 강구항[사진=영덕군] 2020.11.11 nulcheon@newspim.com

영남사림의 거두인 갈암 이현일 선생의 생가인 갈암종택과 조선 숙종조 청백리로 이름난 강파 권상임 선생의 정침, 권책선생의 오봉종택 등 고택과 역동 우탁선생의 '팔령신' 전설이 깃든 느티나무 등 전통의 숨결을 가득 담고 있어 예부터 '나라골(國洞)'으로 불렸다.

'원구마을'은 영양남씨 집성촌의 전통마을로 지정문화재인 '난고(蘭皐)종택'과 만취헌, 남고선생 정침 등 고택이 옛 사람살이의 질서를 담고 정물처럼 앉아 있다.

영해 '호지마을'은 '괴시마을'로 부르는 전통마을이다.

여말선초 대유학자인 목은 이색 선생의 생가지이며 영양남씨 집성촌이다.

영양남씨 괴시파 종택을 비롯 물소와 종택과 천전댁, 서당 등 고택과 목은 이색선생 기념관이 있다.

이 곳은 전국 최고의 '에코힐링로드'로 각광받고 있는 '영덕 블루로드'와 동해안 해산물의 집산지인 강구항으로 이어진다.

호지마을로 들어서는 초입에 동해안에서 규모가 가장 크게 일어난 '영해 독립만세운동'의 현장이자 전통 장시(場市)인 영해만세장이 있다.

벌영리 메타스콰이어숲을 거닐며 힐링을 한 아름 담고 인량마을과 원구리, 호지마을을 돌며 성리학이 빚은 삶의 질서에 취하고 영해만세장터에서 오랜 세월 영해들과 영해 앞바다가 내어 주는 물산을 가꾸며 살아 온 영해사람들이 빚어 온 삶의 결을 만나는 일은 가을 햇살처럼 따스운 감동일터이다.

nulche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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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대전망] '달러 시대의 느린 균열'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2026년 글로벌 자산시장 지형은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바뀔 모양새다. 월가 주요 IB와 글로벌 운용사들이 제시한 내년 전망을 종합하면, 핵심 키워드는 ▲약해지는 달러 ▲강해지는 금 ▲제도권에 깊숙이 편입되는 코인 ▲전략자산으로 격상된 원자재로 압축된다.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지위는 유지되지만, 각종 정책·재정·지정학 리스크로 인해 달러 의존도를 낮추는 '조용한 탈출(quiet hedging)'이 진행 중이라는 분석이다. [사진=퍼플렉시티 생성 이미지] ◆ 달러: 패권은 유지되지만 '천천히 새는 배' 2026년 달러를 둘러싼 큰 그림은 '완만한 약세' 흐름 속에서, 기축통화 패권은 유지하되 매력은 서서히 떨어지는 구조다. 여기에 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 주요국과의 금리 격차, 글로벌 성장·정책 리스크, 그리고 디달러라이제이션(de-dollarization, 탈달) 흐름이 겹치며 달러의 방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먼저 연준의 완화 경로를 살펴보면, 2026년 말 기준금리는 약 3%대 중반(3.4% 안팎)까지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최근 발언들을 종합하면 인하 속도는 초기 시장 기대보다 더 느리고 신중한 방향으로 조정되고 있어, 지나친 달러 약세를 막아주는 '하방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둘째는 금리 격차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더라도, 정책금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2%, 영란은행(BoE)의 2~3% 수준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률 격차가 과거만큼 크지는 않지만, 달러 자산이 어느 정도 금리 메리트를 제공하는 만큼 "달러가 한 방향으로 급락하는 구도"까지 보긴 어렵다는 진단이다. 이 같은 상대 금리 우위는 2026년 내내 달러가 급격히 무너지는 것을 막는 완충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 셋째는 글로벌 성장과 정책 리스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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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간은 2025년 말 온스당 3,600달러대에서 2026년에는 4,0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일부 프라이빗 뷰에서는 5,000달러 안팎까지 거론한다. 골드만삭스·UBS 등도 4,000~4,500달러 구간을 기본 밴드로 제시하면서, 구조적 강세장이 이어질 경우 5,000달러 돌파 가능성까지 열어두는 분위기다. 이 같은 '슈퍼 헤지' 논리는 세 축에 기대고 있다. 첫째,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 매수와 디달러라이제이션 흐름이다. 러시아 준비자산 동결 이후 "제재로 묶이지 않는 준비자산"을 찾는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다수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에서 달러·유로 비중을 줄이고 금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서서히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있다. 둘째,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재정악화와 부채 누적이다. 천문학적 정부부채와 확대된 재정적자는 통화가치 희석 우려를 키우며 "법정통화의 거울"로서 금의 역할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셋째, 연준의 완화 전환과 약달러 구도다. 금리가 내려가면 무이자 자산인 금의 기회비용이 줄고, 달러 약세는 달러 표시 금 가격을 끌어올리는 이중 효과를 낳는다. 기관투자가들의 인식도 이를 뒷받침한다. 나티시스 설문에서 글로벌 기관의 3분의 2는 "2026년에는 금이 코인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답하며 금을 1순위 방어자산으로 꼽았다. 동시에 상당수 기관이 전통적인 60:40 포트폴리오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를 선호한다고 응답해, 금과 실물자산을 "인플레이션·재정·지정학 리스크가 겹친 시대의 전략자산"으로 재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IB들은 2025년 급등 뒤 2026년 일부 구간에서 단기 조정과 높은 변동성은 불가피하다고 보면서도, 조정이 나오더라도 "고점을 한 단계 올리는 조정"이라는 표현을 쓰며 중장기 방향성만큼은 강하게 위를 가리키고 있다. ◆ 코인: '대체 가치 저장 수단'...그러나 여전히 '실험 구역' 코인에 대한 월가의 시각은 한 줄로 "커진 건 맞지만, 아직은 실험 구역"이다. JP모간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을 "달러에 대한 또 하나의 도전자"라고 부르면서도, 극단적인 변동성과 짧은 히스토리를 이유로 전략적 코어 자산이 아니라 위성(satellite) 성격의 위험자산으로 다뤄야 한다고 경고한다. 2024년 초 2조달러 수준이던 크립토 전체 시가총액이 2025년에는 4조달러 안팎까지 불어난 가운데, 규제 환경이 ETF·ETP 승인 등으로 제도권 친화적으로 바뀌며 비트코인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실제 결제·상거래 규모는 여전히 수백억 달러 수준에 머물며, 일상적 화폐나 결제 인프라로서의 역할은 초기 단계라는 점이 반복해서 지적된다.​ UBS와 같은 보수적인 하우스는 이런 변화를 인정하면서도 "코인은 어디까지나 투기적 자산"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UBS CIO는 비트코인 변동성이 연 70~80% 수준으로 전통 자산 대비 현저히 높고, 70% 이상 급락하는 대형 조정이 여러 차례 반복된 탓에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축으로 편입하긴 어렵다고 본다. 대신 장기 잠재력을 믿는 투자자라면 "완전 손실이 나도 전체 계획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극소 비중으로, 장기 보유하는 전략" 정도만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반대로 SSGA나 모간스탠리, 반에크 등 디지털 자산에 우호적인 기관들은 비트코인이 전통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낮고 장기 위험조정 수익이 높다는 점을 들어, 1~4% 수준의 소규모 전략적 배분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기관 머니의 온도차도 뚜렷하다. 나티시스 2026 인스티튜셔널 서베이에 따르면 글로벌 기관의 36%는 향후 크립토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하지만, 동시에 66%는 "2026년 성과는 금이 크립토를 이길 것"이라고 응답했다. EY·코인베이스가 2025년 초 실시한 설문에서도 응답 기관의 59%가 "AUM의 5% 이상을 디지털 자산에 배분할 계획"이라고 답해 성장 잠재력을 보여줬지만, 가장 큰 우려 요인으로 여전히 변동성과 규제 리스크를 꼽았다. ◆ 원자재: AI·에너지 전환·안보가 만든 '전략자산'의 귀환 2026년 원자재 시장은 더 이상 단순한 인플레이션 헤지가 아니라, AI·에너지 전환·안보 이슈가 맞물린 '전략자산'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BNY멜론, JP모간, UBS, 냇웨스트, 피델리티 리포트는 접근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원자재·에너지·전환 메탈에 구조적인 강세 요인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BNY멜론은 AI 데이터센터 구축, 전력 인프라 확충, 에너지 전환과 함께 각국의 방위·인프라 지출이 향후 수년간 원자재 수요를 떠받칠 것이라고 본다. JP모간은 천연가스와 전력을 "AI 혁명의 병목(bottleneck)"으로 규정하며 가스 발전, LNG 프로젝트, 송전망 등에 장기 투자 기회가 많다고 짚었다. UBS는 구리·알루미늄 등 산업금속 비중 확대를, 냇웨스트는 희토류·전략자원이 '공급망 안보'와 직결되면서 지정학적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제시하고, 피델리티는 구조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실물자산·절대수익 전략이 전통 60:40 포트폴리오의 필수 보완재가 된다고 분석했다. 나티시스 설문에서도 기관투자가의 65%가 전통 60:40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가 2026년에 더 높은 수익을 낼 것이라고 답해, 원자재·실물자산을 '필수 축'으로 보는 인식 전환이 확인된다.​ 블룸버그NEF와 IEA 자료를 인용한 보고서들은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확충 수요만으로도 2030년까지 전 세계 구리 수요의 2~3%포인트 추가 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추정한다. AI 데이터센터는 단일 시설당 수만 톤 단위의 구리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만큼, 이미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구리·은·희토류·갈륨 등 핵심 금속 시장에 추가적인 타이트닝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기차·배터리·재생에너지 확대로 리튬·니켈·코발트 등 전환 메탈 수요가 2026년 한 해에만 30~40%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에너지 전환과 AI가 결합된 새로운 '미니 슈퍼사이클' 가능성이 거론된다.​ 인플레이션·무역·정책 측면에서의 환경도 원자재에 우호적이다. 모간스탠리 등은 미국·유럽에서 관세·보호무역 정책이 상수로 남는 한, 명목 물가가 2%를 상회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과거 데이터상 인플레이션이 2%를 넘는 구간에서 원자재 상품 수익률이 평균적으로 기타 자산 대비 20%포인트가량 우위였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에너지 안보 우려와 탄소 규제가 섞이면서, 가스·LNG·원유·우라늄은 "절대 줄일 수 없는 베이스 에너지"로, 구리·알루미늄·리튬·희토류는 "에너지 전환을 위한 전략 금속"으로 포지셔닝이 재정의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월가 IB와 기관투자가들은 2026년 포트폴리오에서 원자재 비중을 한 단계 높이는 전략을, "달러·채권·전통 주식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에너지·인플레이션·안보 리스크를 헷지하는 가장 실질적인 방법"으로 제시했다. kwonjiun@newspim.com 2025-12-1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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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전재수 장관 면직안 재가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오전 'UN해양총회' 유치 활동을 마친 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입장을 밝힌 후 공항을 나서고 있다. 전 장관은 "직을 내려놓고 허위사실 의혹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2025.12.11 yooksa@newspim.com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전 장관은 앞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도 사의를 밝혔다. 그는 "흔들림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제가 해수부 장관직을 내려놓는 것이 온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 장관은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고, 불법적인 금품수수는 단언컨대 없었다"며 "추후 수사 형태든지, 아니면 제가 여러 가지 것들 종합해서 국민들께 말씀드리거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장관은 "(통일교 측으로부터)10원짜리 하나 불법적으로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600명이 모인 장소에서 축사를 했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2018∼2020년께 전재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 원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 청탁성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pcjay@newspim.com 2025-12-1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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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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