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유정준, 3일 부회장 승진‥SK 미래 견인
SK텔레콤, 글로벌 빅테크 기업으로 변신 가속화
SK E&S,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글로벌 확장 주도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유정준 SK E&S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한다.
SK텔레콤은 통신사를 넘어 인공지능(AI) 시대 글로벌 빅테크 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SK E&S는 글로벌 클린에너지 기업으로서 최 회장이 주창하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의 선두에 서 있다.
두 사람의 이번 부회장 승진은 빅테크와 클린에너지를 SK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양대 축으로 세우려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의지를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재계에 따르면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유정준 SK E&S 사장이 이날 SK그룹 임원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박정호 신임 SK텔레콤 부회장(사진 왼쪽)과 유정준 SK E&S 부회장 2020.12.03 sunup@newspim.com |
박 사장은 2004년 소버린과 경영권 분쟁을 벌일 당시 최 회장의 비서실장을 맡아 보좌했고 SK그룹의 한국이동통신 및 신세기통신 인수, 하이닉스 인수를 주도했다.
4년 전 SK텔레콤 사령탑을 맡은 이후 SK텔레콤의 '탈통신'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만 해도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우버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IT 기업들과의 사업 협력을 연이어 발표하며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국민 내비게이션이라 불리는 'T맵을' 주축으로 한 모빌리티 사업부를 분할, 이달 29일 출범시킬 예정이다.
이미 SK텔레콤은 사명 변경과 함께 새로운 플랫폼 회사로의 전환을 예고한 상태다. 동시에 최근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SAPEON X220'을 공개하며 반도체 팹리스 사업에 뛰어들 뜻을 내비쳤다.
아울러 SK텔레콤은 원스토어, ADT캡스, SK브로드밴드, 11번가, 웨이브 등 주요 자회사의 IPO를 차근차근 준비 중이다.
이번 부회장 승진을 통해 박 사장이 SK텔레콤과 자회사들의 경영을 총괄하는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과 그 자회사들이 단순히 자신의 영역에서 수익을 내는 것을 넘어서서 세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딥 체인지(Deep Change)'에 도전하는 것이 박정호 신임 부회장의 중책이 될 전망이다.
또한 함께 승진한 유정준 SK E&S 부회장은 사장으로 승진한 추형욱 SK주식회사 투자1센터장과 SK E&S 공동대표를 맡는다.
SK E&S는 도시가스 지주회사로 출발해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천연가스전 개발과 액화·기화 인프라 구축, 운송 및 발전사업에 이르는 LNG밸류체인을 완성한 바 있다. 향후 재생에너지는 물론 에너지솔루션, 수소사업 등 미래 친환경 에너지까지 영역을 확대하는 '그린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SK E&S는 최 회장이 수 년째 강조하고 있는 ESG 경영을 선도적으로 추진할 기업으로 꼽혀 왔다.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을 축으로 하는 기존의 석유·화학에 더해 수소에너지 등 신재생 에너지 생태계 조성에 역량을 집중했다.
최근에는 지주사 SK㈜ 내에 최근 에너지 관련 회사인 SK이노베이션, SK E&S 등 관계사 전문 인력 20여 명으로 구성된 수소 사업 전담 조직인 '수소 사업 추진단'을 신설했다.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급성장하는 수소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는 구상이다.
최근에는 최태원 회장의 아들 최인근 씨가 SK E&S 신입사원으로 입사하기도 했다.
유정준 사장이 신임 부회장에 오름에 따라 업계에서의 풍부한 경험과 글로벌 감각을 바탕으로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솔루션 등 성장사업의 글로벌 확장을 이끌게 된다.
재계 관계자는 "부회장 인사를 보면 최태원 회장이 어떤 사업에 무게를 두고 있는지 알 수 있다"며 "SK텔레콤과 SK E&S에 방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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