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에너지솔루션·수소사업 등 '그린 포트폴리오' 구축
최태원 회장이 직접 영입한 인사...소버린 사태 해결사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유정준 SK E&S 사장이 SK그룹 부회장으로 전격 승진했다. SK그룹은 이번 인사로 유 부회장이 업계에서의 풍부한 경험과 글로벌 감각을 바탕으로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솔루션 등 성장 사업의 글로벌 확장을 이끌게 된다고 설명했다.
재계에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주창하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의 선두에 유 부회장이 이끄는 SK E&S가 설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SK E&S 관계자는 "이번 인사로 SK그룹 EGS 경영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수소 등 미래 에너지 사업 혁신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SK E&S, 미래 에너지 사업 혁신 주도
3일 업계에 따르면 SK E&S는 도시가스와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친환경 에너지 대표기업으로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재생에너지와 에너지솔루션, 수소사업 등 미래 친환경 에너지로 영역을 확대하는 '그린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유정준 SK E&S 부회장 [사진=SK E&S] 2020.12.03 yunyun@newspim.com |
SK E&S는 이번 인사와 관련 "기존 LNG 사업의 경쟁력 고도화를 통한 안정적인 수익창출과 더불어 미래 에너지 역량 강화를 통한 제 2의 성장기반을 마련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SK E&S는 지난 9월 전라북도 새만금개발청이 추진하는 수상태양광 발전사업 공모에서 민간 최대규모인 200MW을 수주했으며 전남 신안에서도 대규모 해상풍력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향후 SK E&S는 국내에 태양광발전과 풍력발전을 합쳐 2GW 규모로 설비를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이는 국내 재생에너지 현재 총 설비용량의 10% 수준이다.
에너지 솔루션 분야 분야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국내 17개 사업장에 약 354MWh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설비를 운영중이며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도 345MWh 규모로 ESS기반의 가상발전소를 운영중이다. 또한 올해 7월미국 태양광 ESS 설치 1위 기업인 선런 사와 가정용 에너지솔루션 사업 추진을 위한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수소사업도 앞장서 추진하고 있다. SK E&S는 2023년까지 수도권에 국내 최대 규모인 3만톤 규모 액화수소 설비를 건설하고 수입하는 LNG를 개질해 수소를 생산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유정준 부회장은 "이제 기업들은 기후변화와 탄소배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고는 생존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회장의 두터운 신임...아들 최인근씨 신입사원 입사
유 부회장에게 이 같은 힘을 실어준 데에는 최 회장의 두터운 신임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 부회장은 과거 최 회장이 직접 영업한 인사다. 컨설팅 회사 매킨지 출신으로 그 당시 인연으로 최 회장이 SK로 이동을 제안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수펙스추구협의회 글로벌성장위원장과 2018년부터 2019년 에너지·화학위원장을 역임하며 SK그룹의 글로벌 비즈니스 최전선에서 활약해왔다.
뛰어난 협상력을 기반으로 중국 시노펙, 쿠웨이트의 KPC, 스페인 랩솔(Repsol) 등 글로벌 유수 기업들과 성공적인 파트너십을 만들어내며 최태원 회장이 심혈을 기울여왔던 민간 에너지 프로젝트에서 든든한 조력자로 활약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서울 종로구 SK 서린빌딩의 모습. 2020.08.25 dlsgur9757@newspim.com |
또한 풍부한 글로벌 인맥이 강점으로 꼽히기도 한다. '세계 에너지 대통령'으로 불리는 국제에너지기구(IEA) 파티 비롤 총재, '미국 셰일가스의 아버지' 해롤드 햄 콘티넨탈리소스 회장과 개인적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2004년 SK그룹이 글로벌 헤지펀드 소버린의 공격을 받아 지배구조 위기를 겪었을 때 쿠웨이트 국영 석유회사인 KPC를 SK㈜ 우호적 투자자로 유치해 위기상황을 해결하며 그룹 내 핵심 인물로 떠올랐다.
지난 9월 최 회장의 아들인 최인근 씨가 SK텔레콤이나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등 그룹 내 핵심 계열사가 아닌 SK E&S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믿을맨'인 유 부회장에게 경영수업을 맡긴 것이라는 해석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