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10시간 첫 발언, "김여정이 법 만들라고 안 했으면 했겠나"
송영길 "대북전단, 역대 정권 약속한 상호 비방 금지 어긋나"
민주당, 14일 밤 9시께 필리버스터 종결 표결 예고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코로나19 대처를 이유로 야당의 국정원법 개정안 필리버스터(무제한적 발언으로 합법적 의사진행발언)의 종결을 선택한 가운데, 국회 본회의장에서는 마지막 필리버스터가 진행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 국정원법,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 중 이미 공수처법, 국정원법이 통과된 가운데 이른바 '대북전단금지법'인 남북관계 발전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첫 주자는 탈북 외교관 출신으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었다. 태 의원은 지난 13일 밤 연단에 올라 "오늘 올해 첫 눈이 내렸다. 대한민국에 와서 네 번째로 내린 첫눈을 보며 북에 두고 온 형제들과 친인척들, 동료들 생각이 떠올랐다"는 말로 발언을 시작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leehs@newspim.com |
태 의원은 이날 "더불어민주당, 솔직하게 얘기해보자. 김여정이 법이라도 만들라고 안 했다면 이런 법을 만들 생각을 했겠나"라며 "국회가 김여정을 따라 법을 만들다니 정말 참담하다"고 규탄했다.
또 "이것은 대북전단금지법이 아니라 북한으로 대한민국의 위대한 가치와 자유 평등, 민주 정신이 들어가는 걸 막고 김정은과 손잡고 북한의 주민들을 영원히 노예의 처지에서 헤매게 하는 법"이라고 비판했다.
태 의원은 이날 밤을 꼬박 새고 10시간 2분 가량 발언한 이후 연단을 내렸다. 다음 발언자는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었다.
송 의원은 이날 발언에 나서 "태영호 의원의 발언을 보면 대북 전단 살포를 심리전으로 이해하는 듯 하다. 심리전은 전쟁의 한 방법"이라며 "대북 전단 내용은 정권 교체하자고 주민을 선동하는 심리전단으로 이는 휴전 협정에도 어긋날 뿐 아니라 보수진보를 벗어나 역대 정부에서 일관되게 약속한 상호 비방 금지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주창했다.
현재 송 의원의 필리버스터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이후에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출신 여야 의원들을 중심으로 발언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회 필리버스터는 이날 마무리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전날 남북관계발전법에 대한 필리버스터 종결 표결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국회법에 따라 필리버스터가 시작된 지 24시간이 지난 오후 9시경 표결이 이뤄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전날 국정원법에 이어 174석의 민주당, 3석의 열린민주당을 포함해 여권 소속 무소속 의원 등을 합해 의결 정족수인 재적 의원 5분의 3(180석)을 넘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회 입법전쟁은 이날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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