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옥살이 겪게 해 큰 상처 드린 점 반성"
"반면교사 삼아 억울한 피해자 없도록 노력"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범인으로 몰려 20여년 간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윤성여(53) 씨가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자 경찰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내놨다.
경찰청은 17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윤씨에 대한 재심 선고 직후 입장문을 내고 "재심 청구인을 비롯한 피해자, 가족 등 관련된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뒤늦게나마 재수사를 통해 연쇄살인사건 진범을 검거하고 청구인 결백을 입증했으나 무고한 청년에게 살인범이라는 낙인을 찍어 20년간 옥살이를 겪게 해 큰 상처를 드린 점 깊이 반성한다"며 거듭 사과했다.
경찰청은 또 "모든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권적 인권 보호는 준엄한 헌법적 명령으로 경찰관의 당연한 책무"라며 "이 사건을 인권보호 가치를 재인식하는 반면교사로 삼아 억울한 피해자가 다시는 없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끝으로 "경찰은 내·외부 심사체계를 필수적 수사 절차로 장착시키고 수사 단계별 인권보호 장치를 더욱 탄탄히 마련하겠다"며 "수사 완결성을 높이고 공정한 책임 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수원=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17일 오후 수원지방법원 형사법정에서 화성연쇄살인범 이춘재 8차사건의 범인으로 투옥되어 20년간 복역한 윤성여 씨가 재심을 청구하여 무죄를 선고받았다. 윤성여씨가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2020.12.17 photo@newspim.com |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박모(당시 13세) 양이 경기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에서 성폭행을 당한 뒤 살해된 사건이다. 윤씨는 수사 과정에서 진범으로 몰려 무기징역을 확정받고 20여년간 복역해 지난 2009년 가석방됐다.
이후 이춘재가 8차 사건 범행과 관련해 자백하자 윤씨는 지난해 11월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다. 법원은 지난 1월 이를 받아들여 재심을 결정했다.
재판부는 재심 선고 공판에서 "과거 수사기관의 부실 행위로 잘못된 판결이 나왔다"며 윤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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