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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대유행] 3단계 격상 기준 충족 불구 '오락가락' 정부...골든타임 또 놓치나

기사입력 : 2020년12월18일 15:11

최종수정 : 2020년12월18일 15:11

확진자수 기준 충족됐지만 경제적 타격 의식해 주저
전문가들 "선제적 단계 격상이 피해 더 줄일 수 있어"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연일 1000명대를 기록중인데도 방역당국은 3단계 격상 여부를 두고 여전히 망설인다. 한 편에선 "3단계 격상이 임박했다"고 하면서 다른 쪽에선 "확진자 수가 격상 기준에 충족됐으나 올릴 단계는 아직 아니"라고 신중론을 편다. 

이에 전문가들사이에선 이번만은 앞서 2단계, 2.5단계 격상 기준을 충족했을 때 격상 조치가 늦게 이뤄졌던 실수를 반복하지 말고 신속하게 3단계로 올려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3차 대유행'을 막기 위해 지난 8일 0시부터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했다. 사진은 6일 저녁 셧다운제 영업으로 썰렁한 명동거리의 모습. 2020.12.06 dlsgur9757@newspim.com

◆ "어제는 격상 위기...오늘은 여력 있다" 엇박자 정부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18일까지 국내 코로나19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는 964명이며 국내 발생으로만 한정해도 936명이다.

재정비된 거리두기 단계 조정안에 따르면, 3단계 격상을 위한 핵심 지표는 전국적으로 800~10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하거나 더블링 등 급격하게 환자가 증가하는 경우다.

지난 한 주 동안 확진자가 두 배로 늘어나는 더블링이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확진자 발생 기준에는 이미 도달했다.

정부는 지난주부터 확진자 증가세가 심상치 않자 3단계 격상 카드를 꺼내들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3일 브리핑에서 "지금의 확산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의료체계 붕괴를 막기 위해 3단계 상향이 불가피하다"며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3단계 상향 검토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 1차장이 브리핑을 할 당시 한 주 평균 확진자(12월 6일~12일)은 689명이었다. 하지만 브리핑 다음 한 주의 일평균 확진자는 진정은커녕 964명으로 늘었다.

3단계 격상을 위한 핵심지표인 일 평균 국내 발생 확진자수는 이미 충족한 상황. 그러나 정부는 "아직 격상할 때가 아니다"라며 한 발 물러섰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수많은 피해에도 3단계 격상을 하게 된다면 방역적 대응이 한계에 달했거나 의료체계 감당력이 환자 발생 양상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 때문"이라며 "두 가지 중 하나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격상이 될 수 있지만 현재 양 쪽 다 그런 상황은 아니다"라고 신중론에 대한 논리를 전했다

손 전략기획반장은 "지난 8월 2차 유행 당시에는 의료체계의 수용력이 한계치까지 가서 아슬아슬하게 견뎌낸 부분이 있다"며 "이후 의료체계 확충을 통해 현재까지 환자 진료에 차질이 발생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확진자 수가 현재보다 적을 땐 "3단계 격상을 두고 논의한다"고 했지만, 확진자 수가 충족한 뒤에는 오히려 "아직 격상할 상황은 아니다"며 소극적인 태도로 바뀌었다.

◆ 전문가들 "3단계 격상해 확진자 수 줄이는 게 경제 살리는 일"

정부가 3단계 격상을 주저하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단 확진자 수를 줄이는 것이 우선"이란데 뜻을 같이 한다.

3단계 격상을 망설이는 이유 중 하나가 경제적인 이유인데 이미 2단계 이상의 거리두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3단계 격상으로 확진자 수부터 줄이는 것이 경제적으로나 의료적으로도 비용을 덜 치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자영업자의 경우 2단계가 적용되면 이미 영업에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수도권에 2단계 적용이 된 지가 벌써 3주 지났다. 특정 업종은 이미 2단계 영향을 2주 이상 받고 있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정 교수는 "3단계처럼 사회를 멈춰 확산곡선을 감소세로 줄이고 소상공인의 피해를 사회가 나눠가질 수 있도록 한다면 오히려 장기적인 피해를 줄일 수 있다"며 "일부 자영업자의 피해가 누적되는 거리두기를 오래 지속하는 것보다 사회 모두가 참여하는 강도 높은 거리두기를 시행하는 것이 사회가 더 참을 수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방역 측면에서도 거리두기 격상은 확진자 감소와 함께 병상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 시급한 문제는 절대적인 확진자 수를 줄여 하루 신규 확진자 수를 100~200명대로 유지해 가는 것"이라며 "그래야 사망자도 줄고 병상부족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거리두기가 강화되지 않아 확진자가 계속 늘어난다면 이미 일 9만건이나 시행 중인 검사도 제대로 시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거리두기 단계 상향이나 락다운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orig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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