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등 부동산 상속세까지 감안하면 14조에 육박할 듯
삼성SDS 또는 삼성전자 지분 매각해 상속세 마련할 듯
삼성생명법 통과까지 염두에 둬야…경영권 확보 골머리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주식분 상속세가 22일 확정된다.
고(故) 이건희 회장의 주식상속세가 11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상속인들이 어떻게 세금 재원을 마련할 것인지를 두고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어느 기업의 주식을 파느냐에 따라 삼성의 지배구조 향배도 결정될 수 있어서다.
22일 기준 이건희 회장은 ▲삼성전자 2억4927만3200주(지분율 4.18%) ▲삼성전자 우선주 61만9900주(0.08%) ▲삼성SDS 9701주(0.01%) ▲삼성물산 542만5733주(2.90%) ▲삼성생명 4151만9180주(20.76%) 등을 보유했다.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2020.12.22 sunup@newspim.com |
이 회장이 보유한 주식은 전날 종가 기준 삼성전자 ▲7만3000원 ▲삼성전자(우) 6만8800원 ▲삼성SDS 17만9500원 ▲삼성물산 12만7500원 ▲삼성생명 7만5800원 등이다. 삼성전자 주식 보유액만도 18조원을 넘는다.
이 회장의 법정상속인은 배우자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다. 유언장 존재 여부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법정상속을 따를 경우 배우자가 전체 상속 재산의 4.5분의 1.5, 자녀가 각각 4.5분의 1씩을 받는다.
이재용 부회장 등 유족이 부담해야 할 주식재산에 대한 상속세 규모는 이 회장 사망일 전후로 2개월 간 주가 평균 금액을 적용해 계산한다.
또한 고인이 최대주주이거나 특수관계인인 경우이므로 주식평가액의 20%를 할증한 뒤, 최고 상속세율인 50%와 자진신고 공제율인 3%를 적용한다.
이에 따라 납부세액 총 규모는 11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용인 에버랜드 땅과 한남동 자택 등 부동산 상속분을 5조원 정도를 포함하면 전체 상속세가 14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을 비롯한 유족들은 이 회장의 사망 이후 6개월째 되는 달인 4월 말까지 상속세 신고를 마쳐야 한다.
일시납 가능성보다는 연부연납제도를 활용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연이자 1.8%를 적용해 첫해에 6분의 1 금액을 낸 뒤 나머지 상속세를 5년간 분납하는 방식이다.
상장사 주식의 경우 물납이 불가능해 유족들은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 보유 지분 담보대출이나 일부 지분 매각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상속 자산의 절반 가량을 세금으로 내고 나면 어떤 식으로 재원을 마련하든, 주력사인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십 수 년 간 삼성 경영진의 고민도 이 문제에 집중돼 왔다. 삼성전자 시총이 커질수록 상속 이후 지배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2020.12.22 sunup@newspim.com |
증권가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보유한 삼성SDS 지분(9.2%)을 매각할 가능성을 점친다. 순환출자 구조를 통해 경영권 유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는 삼성전자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방안이 거론되기도 한다.
이건희 회장 등 삼성전자의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계열사 포함)이 가진 지분은 모두 20.9%이나 의결권은 지분율보다 낮은 15%에 그치기 때문이다.
공정거래법은 삼성생명, 삼성화재와 같은 대기업집단 소속 금융·보험사가 보유하고 있는 국내 계열사 주식의 의결권 행사를 특수 관계인 지분과 합쳐 15%까지로 제한한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최대 5.9%의 범위 내에서 삼성전자 지분에 대한 일부 매각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상속재산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집중됐다고 가정하더라도 삼성전자 지분 중 일부를 매각해 11조원을 넘는 주식 상속세를 마련하고 나면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전자 보유지분은 2%대 중반에 그치게 된다.
게다가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삼성생명은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 35조원(약 8.51%) 중 20조원 이상을 시장에 내놔야 한다. 삼성화재 역시 현재 6조원이 넘는 삼성전자 보유 주식을 2조4000억원 수준까지 낮춰야 한다. 삼성전자에 대한 총수 일가의 지배력이 약화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고인이 병중에 계셨던 게 6년이나 되는데 삼성이 충분히 준비해 두지 않았겠는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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