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한때 시가총액 500조원 돌파
4Q 영업이익 10조원 하회 전망
[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삼성전자의 주가가 8만원 고지를 넘어선 가운데 새해에도 질주를 이어갈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47%(2000원) 상승한 8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락 출발한 삼성전자는 장 초반 급등락을 반복하다 상승세로 전환했다. 이날 주가가 장중 8만4400원까지 치솟으면서 시가총액은 한때 503조8496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로고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이로써 삼성전자는 종가 기준 이틀 연속 8만원대를 기록하며 '8만원 시대'의 문을 열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8만1000원으로 장을 마치며 종가 기준 사상 처음으로 8만원선에 안착했다.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가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린 배경에는 배당 및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10월 향후 3년 동안 발생하는 잉여현금흐름(FCF)에서 최소 50% 이상을 주주환원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주주환원책의 일환으로 특별배당을 지급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여기에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별세로 인한 상속세 재원 마련 문제도 맞물려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경우 D램 가격 상승이 본격화되며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비메모리 부문에서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중심으로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증권가에서도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상향 조정하고 있다. 목표주가를 10만원으로 높여잡은 증권사 보고서도 등장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8만1000원에서 9만2000원으로 올려 잡았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에 발표될 주주환원 정책이 밸류에이션 상승에 기여할 것"이라며 "지난해 11월 초 이후 주가 상승이 가파르지만, 여전히 글로벌 피어(peer) 반도체업체 중 밸류에이션 매력이 가장 높다"고 분석했다.
하이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의 8만원에서 9만6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상향하는 것은 반도체 업황 회복이 순조롭게 발생 중으로 올해 2분기부터는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예상되기 때문"이라며 "또 강력한 유동성 효과에 따라 적용 밸류에이션 배수가 상승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중 가장 높은 목표가를 제시한 곳은 키움증권이다. 키움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9만원에서 10만원으로 올렸다. 파운드리 부문에서의 신규 고객사 확보, 자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의 점유율 상승, D램 업황 개선 등이 주가의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직전 분기 대비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는 예상보다 부진한 스마트폰 출하량과 미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 강세를 근거로 작년 4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삼성전자의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직전년 동기 대비 3.36% 증가한 61조8949억원이다. 영업이익은 36.08% 늘어난 9조7440억원으로 추정됐다.
유종우 연구원은 "4분기 내내 원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부품 사업 이익에 부정적 영향이 있으며, 스마트폰 출하량도 6000만대로 당초 예상을 7% 하회할 전망"이라며 "채널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셀인(제조사가 유통망에 공급하는 물량) 물량을 보수적으로 관리했고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도 있었다"고 분석했다.
saewkim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