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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출산의 비극]② 항상 엄마 몫?…아직도 용기 필요한 아빠 육아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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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공기업 근로자 제외 대기업·중소기업 아빠 육아휴직 불안정
정부·기업·개인 '육아' 역할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 필요

[편집자]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를 넘어서는 인구 '데드크로스'가 발생했습니다. 출생은 27만명 역대 최저치인데, 사망자는 30만명이 넘어 인구가 자연 감소한 것이죠. 코로나 사태 여파로 결혼과 출산을 미루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저출생 문제는 더 심각해졌습니다. 출산과 육아로 여성의 복직도 쉽지 않아 출생율이 나아질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이에 정부는 '저출생 고령화'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했지만 여전히 여성의 몫으로 치부되는 육아와 출산의 문제가 성평등 문제와 연결지어지면서 이를 위한 사회문화적인 노력도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올해 2월부터 생후 1년 이내 자녀를 둔 부모가 모두 3개월간 육아휴직을 사용할 경우 월 최대 300만원 지원으로 '아빠 육아휴직' 확대 정책이 도입되는 가운데 남성의 육아휴직이 당연한 권리로 보장되는 사회적 분위기의 초석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빠 육아휴직자는 지난 2019년 2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남성 육아휴직이 도입된 1995년 이후 최고 기록이지만, 전체 육아휴직자 중 21.2%에 머무는 수준이다. 육아를 위해 일을 그만두는 경력단절 여성의 비율은 매해 높아지고 있으나 남성의 경우 법적으로 휴직을 보장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내에서 눈치 보기 바빠 놓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또한 가계를 책임지는 남성이 일을 쉬게 되면, 육아에 드는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해 휴직을 결정하기도 쉽지 않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따르면 남성이 육아휴직을 꺼리는 이유는 '소득 감소'(41%)로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직장 경쟁력 저하'(19.4%), '동료의 업무 부담'(13.4%), '부정적 시선'(11.5%),' 직장 복귀'(10.1%), '기타'(3.7%)가 뒤를 이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에 고용노동부는 육아 기간에도 가계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2017년 하반기부터 부모 모두 첫 3개월 육아휴직 급여를 기존 100만원에서 150만원, 하한 50만원에서 70만원으로 인상했다.

오는 2월 28일부터는 이보다 더 강화된 육아 지원금이 투입된다. 생후 12개월 내 자녀가 있는 부모 모두 3개월 육아휴직이 가능하고 육아휴직비로 첫 달에는 각각 200만원, 두 번째 달에는 각각 250만원, 세 번째 달에는 각각 300만원이 지원된다. 석달 연속으로 부모가 모두 육아휴직 후 양육에 참여하면 최대 1500만원을 지원받게 돼 한 사람만 육아휴직을 하는 것보다 지원 수준이 대폭 확대되는 효과가 있다. 4개월 이후부터는 기존과 같이 급여를 통상임금의 80%, 최대 월 150만원으로 높여 휴직에 따른 소득 감소 완화를 위한 지원이 이어진다.

하지만 '아빠 육아'는 남성 직장인에게 '용기'가 필요한 게 현실이다. 아빠가 육아에 투입돼야 한다고 생각하면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권리라는 인식이 아직 부족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공기업과 공무원은 상대적으로 일반 기업에 다니는 남성 직장인들보다 남성 육아휴직에 관대한 분위기지만, 여전히 남성 육아휴직은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 몇몇 대기업을 중심으로 '아빠 육아휴직제도'가 시행되면서 정부가 '가족친화기업'으로 선정하는 등 분위기 전환을 위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남성들은 육아휴직을 쓰면 회사 내 인사 고가와 임금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올 하반기 출산을 앞둔 40대 '예비 아빠' A씨는 대기업에 다니고 있지만, 남성 육아휴직이 당연한 권리라는 사내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아 추후 아빠 육아휴직을 사용할지 여부를 두고 고민중이다. 정부의 '부모 모두 3개월+3개월 육아휴직' 정책에도 A씨는 회사를 다니는 게 더 이득이라는 생각도 든다.

A씨는 "남자 직원이 많은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육아휴직을 쓴 사례는 많지 않다"며 "육아휴직자가 복직할 경우 그 기간만큼 승진에서 뒤쳐지게 되고 따라 연봉도, 상여금도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아이의 출산이 예정돼 있지만, 정부의 지원금보다 일하면서 받는 월급으로 생활하는 것이 훨씬 더 삶이 안정될 거라 생각한다"며 "휴직하는 만큼 상여금도 줄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대기업 종사자도 육아 휴직을 사용하기 전 눈치보기가 바쁜 마당에 이보다 작은 규모의 회사에 다니는 남성은 육아휴직을 선뜻 쓰기가 쉽지 않다. 2019년 남성 육아휴직자 중 절반 이상이 '300인 이상 기업' 종사자였고, 300인 미만 기업의 육아휴직자 증가율은 전년 대비 3.3%P에 그쳤다. 이렇듯 남성 육아휴직도 어떤 규모의 기업에 다니느냐에 따라 사용률의 격차가 심화될 수 있고 사회적 양극화 문제로 나타날 수 있다.

◆ '아빠 육아' 정부 재정적 지원·기업 휴직 시행·개인 인식 전환 필요

박은정 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은 아빠 육아휴직을 확대하기 위해 정부의 경제적 지원과 기업의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부연구위원은 "최근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이 발표됐는데, 여기서 도입된게 3개월 육아휴직 우선지원 대상 기업을 선정해 월 200만원 지원하는 것, 육아휴직자가 복귀 후 1년 이상 고용 유지한 중소기업에 세액 공제를 15~30% 사이로 확대 등이 있다"며 "정부가 이러한 지원책을 내놓더라도 현장에서 이를 얼만큼 수용할 것인가가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의 의견을 들어보면 정부가 경제적인 몇 개월간 재정적인 지원하는 부분이 어느 정도 도움은 되지만 인력 공백이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보충도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더 나아가서는 "육아 휴직으로 인사 고가로 피해보거나 회사 내 괴롭힘 등이 벌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며 "기업에 패널티를 주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있기에 이 문제를 놓고 어떻게 가르마를 탈 수 있을지, 개입해야 하는지에 대해 좀 더 고민해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돌봄'이 여성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에 대한 전환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이 역시 정부와 기업, 개인이 모두 참여해 '돌봄'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꾸는데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박은정 위원은 "남성이 '돌봄'을 여성의 역할로 보는데 '돌봄'은 출생해 죽을 때까지 인간의 생애 주기과정에서 받고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남녀가 모두 동참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독일의 경우 만 3세까지 엄마가 육아해야 한다는 '엄마의 역할'을 강조한 국가였는데, 정부가 금전적인 지원을 하고 만 3세 미만의 보육 시설을 확대하고, 부모가 모두 양육에 참여할 수 있는 인프라를 넓히면서 지금은 아빠 육아 참여가 늘어났고 출생율도 2011년 이후 상승하고 있다"며 "정부의 재정적 지원으로 기업의 실행력이 더해지면 아빠 육아 휴직이 늘어나 성별 육아 역할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수 있고,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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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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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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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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