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원들이 '피해호소인' 명칭 사용"
여성운동단체, 민주당의 시녀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행 의혹 피해자가 피해를 호소할 때마다 더불어민주당과 서울시가 조직적으로 2차 가해를 했다고 시민단체가 비판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13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박원순 피해자 진술과 입장이 나올 때마다 민주당 의원들과 서울시 전 비서실 사람들의 2차 가해가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박 전 시장 시신이 발견된 후 장례에 관한 논쟁이 나올 때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는 사망 배경으로 성추행 의혹을 묻는 기자에게 '후레자식'이라고 발언하며 성추행 의혹과 질의를 위축시켰다고 시민단체는 꼬집었다.
피해자가 대리인을 통해 1차 기자회견을 열고 피소 사실 유출과 성추행 의혹 등을 밝히자 민주당 정치인들은 "꼭 오늘 (기자회견을) 해야 했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은 피해호소인이라는 명칭을 사용해 논란이 된 적도 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28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한국성폭력상담소·한국여성의전화·한국여성노동자회 등 8개 여성단체 관계자들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위력에 의한 성폭력 사건의 국가인권위원회 직권조사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7.28 mironj19@newspim.com |
피해자 측이 2차 기자회견을 열고 2차 가해를 중단해달라고 요청하고 서울시 조사단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이후에는 피해자 대리인을 공격하는 영상이 퍼졌다. 피해자 측에서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성추행 의혹 관련 직권조사를 요청하자 피해자 대리인을 공격하는 영상이 또 퍼졌다.
최영애 인권위원장의 인터뷰가 나오자 서울시 전 비서실장은 공개적으로 인권위원장에 항의하며 인권위 직권조사에 참여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지난해 서울시 국정감사 때도 이른바 서울시 6층 사람들은 국감장에 증인으로 나오지 않았다. 여성가족부 국감 때도 증인 출석 요청이 있었으나 민주당 의원들이 이를 무마시켰다는 것이 시민단체의 주장이다.
나한지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활동가는 "지난 반년 동안 서울시 6층 사람들과 민주당 정치인, 관련 인사들은 피해자 목소리가 여론화하기 무섭게 진위를 공방을 붙이고 음해하는데 앞장섰다"며 "2차 가해 주요 자료와 논리를 제공하고 피해자를 고통 속에 몰아넣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2차 가해 실태는 서로 연관돼 있고 촘촘히 연결돼 있다"고 강조했다.
주류 여성운동단체가 민주당의 시녀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박 전 시장 피소 사실 유출 의혹 연결고리에 여성단체 대표가 있기 때문이다.
전국학생행진에서 활동하는 경희대 재학생 이준서씨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2차 가해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박 전 시장 피소 사실 유출 경로"라며 "김영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와 남인순 민주당 의원,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를 통해 박 전 시장에게 전해진 것이 드러났다"고 했다.
이어 "여성운동을 경력 삼아 정계에 진출한 남인순 의원과 주요 여성단체 대표는 누구보다 피해자 편에서 함께 해야 했던 사람들이었다"며 "'여성 이용' 운동이라는 모욕이 여성운동을 향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여성운동은 집권당과 적절한 거리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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