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법원·검찰

속보

더보기

별건재판서 '박원순 성추행' 인정한 법원…"피해자 상당한 고통 받았다"

기사입력 : 2021년01월14일 18:29

최종수정 : 2021년01월14일 18:29

피해자 성폭행한 동료 재판서 판단…"박원순 성추행으로 상당한 고통"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비서를 성추행한 혐의로 피소돼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첫 법원 판단이 별건 재판에서 나왔다. 법원은 "피해자가 박원순 시장의 성추행으로 인해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은 건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조성필 부장판사)는 14일 준강간치상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정모(40) 씨에게 징역 3년6월과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을 선고했다.

정 씨는 지난해 4월 14일 술에 만취한 동료 비서 A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박 시장으로부터 성추행을 입었다고 폭로한 피해자이기도 하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1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 차려진 고(故)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분향소에서 시민들이 조문하고 있다. 서울시는 박 시장을 추모할 수 있는 분향소를 11일부터 월요일인 13일까지 서울광장에 설치·운영한다고 밝혔다. 2020.07.11 alwaysame@newspim.com

이날 박 시장에 대한 언급은 정 씨가 피해자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가 자신의 범행 때문이 아니라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나왔다. 정 씨는 재판 과정에서 A씨를 추행한 사실은 인정했으나 직접적인 간음은 없었고 A씨의 PTSD 역시 제3자, 즉 박 시장의 성추행과 언론보도에 의한 2차 가해 때문일 수 있다고 혐의를 부인해왔다.

법조계 관계자는 "만일 박 시장의 성추행 사실이 없었다면 정 씨의 주장은 더 볼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고, 박 시장의 성추행 사실이 있었다면 어떤 범행으로 인해 발생된 피해인지를 판단해야 하니 이에 대한 판단까지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가 판단한 사실관계는 이렇다. 피해자 A씨는 사건 발생 이후인 지난해 5월 1일 정신과에 처음 내원해 치료를 받았는데, 박 시장에 의한 성추행 피해 사실을 털어놓은 것은 같은 달 15일경이었다. A씨의 상담 내용에 따르면, 박 시장이 근무 1년 반 이후부터 야한 문자와 속옷 차림의 사진을 보냈고 '냄새를 맡고 싶다', '몸매 좋다', '사진을 보내달라'는 내용의 문자도 보냈다고 한다. 이후 다른 부서로 이동해서도 성관계와 관련된 외설적인 이야기를 했다는 식의 진술도 여러 차례 있었다.

하지만 박 시장으로부터 받은 피해 사실을 이야기하기 전인 5월 4일경 작성된 심리평가 보고서에도 오랫동안 신뢰했던 피고인으로부터 성폭행 피해를 당한 것에 대한 배신감이나 수치감, 억울함을 느꼈고 사회적 관계에 스스로 과민하게 반응하고 위축되어 있는 등 심한 스트레스를 겪으며 PTSD를 겪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결국 재판부는 "피해자가 고(故) 박원순 시장의 성추행으로 인해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은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피고인의 범행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는 게 법원 판단"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선고에 앞서 "성범죄 사건에 있어서 객관적 증거라는 것이 본인이 스스로 촬영하거나 녹음하지 않는 이상 있을 수 없는 것이고, 누구의 진술을 좀 더 신빙할 수 있느냐를 판단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도 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가 22일 오전 서울 시내 모처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폭력 사건 2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07.22 alwaysame@newspim.com

선고 직후 피해자 A씨 측 법률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는 "피해자가 박원순 시장 사건과 관련해 고소를 했지만 법적으로 피해를 호소할 기회를 잃게 됐는데, 피해자가 입은 피해에 대해 일정 부분 판단을 해주셨다는 게 피해자에게는 조금이나마 위안이 될 것 같다"고 평했다.

이어 "재판부가 두 사람만이 있는 공간에서 발생하는 게 대부분인 성폭력 사건을 판단함에 있어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 주장하는 것에 대해 일침을 내려주셨다"고도 했다.

또 "피고인에 대한 유죄 판결, 실형 선고, 법정 구속을 통해 사법정의를 실현시켜주신 재판부에 경의를 표한다"는 피해자의 입장을 전하면서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중단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앞서 박 시장은 A씨로부터 고소당한 이튿날인 지난해 7월 9일 오전 공관을 나와 다음날 오전 0시1분 쯤 시신으로 발견됐다. 서울시 측이 공개한 박 시장의 유언장에는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며 "내 삶에서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경찰은 지난달 29일 박 시장에 대해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adelant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李대통령, 오광수 민정수석 사의 수용 [서울=뉴스핌] 이영태 선임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전날 밤 사의를 표명한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의 사의를 수용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오광수 민정수석이 어젯밤 이재명 대통령께 사의를 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사진=대통령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공직기강 확립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의 중요성을 두루 감안해 오 수석의 사의를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이어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개혁 의지와 국정 철학을 깊이 이해하고 이에 발맞춰 가는 인사로 조속한 시일 내에 차기 민정수석을 임명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차명 부동산과 차명 계좌 의혹으로 오 수석이 물러난 만큼 차기 민정수석 검증 기준에 청렴함 등이 포함될 것이야는 질문에 "일단 저희가 가지고 있는 국정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고 이를 시행할 수 있는 분이 가장 우선적인 이재명 정부의 인사검증 원칙이라고 할 수 있겠다"며 "새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이 워낙 크기 때문에 그 기대에 부응하는 게 첫 번째 사명"이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오 수석 건을 계기로 인사 검증 기준이라 원칙이 마련될 수 있느냐는 질의에는 "이 대통령이 여러 번 표방했던 것처럼 우리 정부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실용적이면서 능력 위주의 인사가 첫 번째 가장 먼저 포방될 원칙"이라며 "그리고 여러 가지 우리 국민들이 요청하고 있는 바에 대한 다방면적인 검토는 있을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medialyt@newspim.com 2025-06-13 09:43
사진
조은석 내란특검 "사초 쓰는 자세로"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이른바 '3대 특검(특별검사)' 중 내란 특검을 맡게 된 조은석(60·사법연수원 19기) 전 감사원장 권한대행이 13일 "수사에 진력해 온 경찰 국가수사본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찰의 노고가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사초를 쓰는 자세로 세심하게 살펴 가며 오로지 수사 논리에 따라 특검직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조 특검은 이날 "수사팀 구성과 업무공간이 준비되면 설명해 드릴 기회를 갖도록 할 것"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조 특검은 현재 퇴직 후 별도 근무 중인 변호사 사무실이 없고 재택근무 중이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 [사진=뉴스핌DB] 전남 장성 출신인 조 특검은 광주 광덕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93년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검찰연구관, 대검 공판송무과장, 대검 범죄정보1·2담당관,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장검사,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광주지검 순천지청장, 서울고검 형사부장 등을 거쳤다. 이후 2014년 대검 형사부장 시절 세월호 참사 검경 합동 수사를 지휘했고, 청주지검장, 사법연수원 부원장을 지낸 뒤 문재인정부에서 서울고검장과 법무연수원장을 역임한 뒤 검찰을 떠났다. 2011~2025년 감사원 감사위원을 지낸 조 특검은 임기 중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감사가 '표적 감사'라며 제동을 거는 등 윤석열정부와 대립하기도 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저녁 내란 특검에 조 특검, 김건희 특검에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법원장, 채해병 특검에 이명현 전 국방부 검찰단 고등검찰부장을 각각 지명했다. 조 특검과 민 특검은 더불어민주당 추천, 이 특검은 조국혁신당 추천이다. 각 특검은 최장 20일간 준비기간을 거치게 되며, 내달 초 본격적인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특검은 최대 60명, 김건희 특검은 40명, 채해병 특검은 20명의 검사를 파견받을 예정이다. hyun9@newspim.com 2025-06-13 07:42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