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적항암제 내성 문제 해결할 3세대 치료제로 각광
레이저티닙 예상 매출 규모 6000억원...글로벌 블록버스터로도 관심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유한양행이 만든 신약, 비(非)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폐암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지 주목된다.
렉라자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아 기존 폐암치료제 내성으로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에게 투약될 수 있게 됐다.
2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렉라자는 폐암의 종류 중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다. 이 암은 전체 폐암의 80~85%를 차지한다.
식약처 허가를 받은 유한양행 렉라자 [제공=유한양행] |
◆ 렉라자, 내성에 강한 3세대 표적항암제...의료계, 높은 효과·안전성 기대
비소세포폐암의 30~40%는 상피세포 성장인자인 수용제(EGFR) 돌연변이가 발생하는데 이들은 1,2세대 표적항암제 사용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들 1,2세대 표적항암제는 효과가 좋고 부작용은 적지만 사용 후 내성이 생기는 문제가 발생한다. 1,2세대 표적항암제를 통해 치료를 받은 환자에게는 1~2년 후에 같은 표적항암제를 사용할 수 없는 것이다.
유한양행의 렉라자는 이같은 돌연변이 내성에 강한 3세대 표적항암제다. 내성으로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신약인 셈이다.
특히 렉라자는 뇌혈관벽을 통과할 수 있어 뇌전이가 발생한 폐암환자에게도 뛰어난 효과를 보이고 있다. 높은 효과와 함께 안전성도 높은 것으로 의료계는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안명주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이번 렉라자의 허가는 EGFR T790M 돌연변이 양성인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 옵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렉라자에 대한 국내외 제약업계 이목도 쏠리고 있다. 치료 효과에 대한 신뢰감이 형성되면서 국산 신약 최초로 매출 1조원 이상의 글로벌 블록버스터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대두되서다.
렉라자에 앞서 개발된 31개의 국산 신약 중 해외에서 유의한 성과를 거둔 의약품은 아직 없다. 하지만 렉라자는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등 기존과 다른 방식의 해외 시장 공략이 가능하다.
◆ 성분 해외서 도입해 신약 개발...다시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수출 성과
유한양행은 지난 2015년 렉라자의 성분 레이저티닙을 해외로부터 기술계약을 통해 도입했다. 당시는 전임상 단계 직전으로, 기술 도입으로 신약후보물질의 상업화에 성공한 것이다.
이를 통해 지난 2018년에는 글로벌 제약사 얀센에 레이저티닙 기술수출도 성공했다. 해외로부터 기술계약을 통해 신약후보물질을 도입한 뒤 이를 다시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수출하는 성과를 이뤄낸 것. 이는 렉라자가 임상을 거쳐 상업화에 성공할 경우 해외 시장에서 얀센을 통해 공급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렉라자의 기술수출은 글로벌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폐암 치료제 시장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가 독보적인 상황이다. 타그리소는 환자가 1차적으로 투약하는 1차 치료제가 효과가 없을 경우 사용하는 2차 치료제다. 식약처는 렉라자에 대해 2차 치료제로 조건부 허가했다.
여기에 렉라자의 성분 레이저티닙은 최근 국제적으로 비소세포 폐암 분야 유망 신약으로 꼽히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등에 따르면 레이저티닙은 단독 또는 병용요법만으로 약 60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렉라자는 국제적으로도 그 효과성을 인정받고 있다. 렉라자는 국내 신약 중 처음으로 효과 및 안전성에 대한 연구결과가 국제적인 학술지 란셋 온콜로지에 게재됐다.
이에 학계에서도 이번 식약처의 허가를 통해 렉라자가 비소세포폐암 치료 분야에서 적절한 치료옵션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렉라자의 다국가 임상 3상을 주도하고 있는 조병철 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은 "렉라자는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항종양 효과 및 안전성을 통해 우리나라 폐암 환자들에게 좋은 치료 대안이 될 것"이라며 "글로벌 임상을 통해 전 세계 폐암환자의 희망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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