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폭행사건 담당 경찰관부터 서장까지 휴대전화 포렌식
'블랙박스 영상 묵살' 거듭 사과…"국민께 죄송"
[서울=뉴스핌] 박준형 기자 =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 수사 과정을 조사하는 경찰이 사건 당시 지휘체계 경찰관들의 휴대전화 등을 분석하는 등 전방위 수사에 나섰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진상조사단은 지난해 11월 사건 당시 서초경찰서장, 형사과장, 형사팀장, 담당 수사관의 통화내역, 휴대전화, 사무실 컴퓨터를 임의제출받아 디지털포렌식을 실시, 분석 중에 있다.
경찰이 조사 중인 경찰관은 총 8명으로 서장·과장·팀장·담당자는 감찰 대상이고, 나머지는 참고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진상조사단은 "지금까지 서장, 과장, 팀장은 물론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까지 총 8명을 조사했다"며 "많은 경우 3차례까지 진술을 들었다"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5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안심사제1소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1.01.05 kilroy023@newspim.com |
경찰은 관련 직원들에 대한 진술 조사와 디지털포렌식 결과 등을 종합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을 백지상태에서 처음부터 복기하고 있는데 진술 내용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일부 뉘앙스에서 차이 나는 부분이 있다"며 "통화 내역과 포렌식 분석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론을 내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피해자인 택시기사와 블랙박스 업체 사장까지 조사했고 해당 영상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차관은 지난해 11월 6일 술에 취해 택시를 타고 목적지에 도착하는 과정에서 택시기사를 폭행한 혐의로 신고됐다. 경찰은 폭행 당시 차량이 멈춘 상태였다는 이유로 이 차관에게 일반 폭행 혐의를 적용했다.
이후 택시기사는 "원만히 합의해 이 차관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는다"며 경찰에 처벌불원서를 제출했다. 경찰은 단순폭행죄가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가해자 처벌을 원치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이므로 이 차관을 입건하지 않고 내사 종결했다.
그러나 경찰이 관련 블랙박스 영상을 보고도 이를 덮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서울경찰청은 지난 24일 해당 수사관을 대기발령 조치하고 진상조사단을 꾸려 조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기존에 설명했던 사실관계와 다른 부분이 뒤늦게 확인된 것에 대해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재차 사과했다. 경찰은 앞서 지난 25일에도 "지난해 말 해당 사건에 관해 언론에 설명해 드렸는데 일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돼 국민들께 상당히 송구한 마음"이라며 사과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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