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의심증상자 발생에…北 당국 "장마당 밀집 금지"
소식통 "식량도 안 주고 장마당만 막으니 굶어 죽을 지경"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북한 당국이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일부 지역의 장마당을 격일제로 운영하고 있는 탓에 주민들이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지난 주부터 일부 지역 장마당을 격일제로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임시 조치인데, 이로인해 장마당에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주민들이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지난 2018년 7월 4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개최된 남북통일농구경기에서 여자 '평화'팀과 '번영'팀의 혼합경기를 평양 주민들이 관람하며 응원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평안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지난 주부터 평안남도 방역당국이 덕천 시내 일부 장마당을 이틀에 한번 개장하도록 지시했다"면서 "덕천지역에서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이 발생하자 사람들이 밀집되는 장마당부터 먼저 제한함으로써 감염을 막아내야 한다는 게 방역당국의 설명이다"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당국이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지역이동을 제한해서 주민들의 발을 묶어 놓더니 이제는 장마당 운영까지 격일제로 제한하고 나서니까 주민들은 '그러지 않아도 먹고 살기 숨찬 지경인데 장마당 장사까지 제한하면 굶어 죽으란 말이냐'며 이번 조치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아울러 "코로나19 사태로 주민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은 전염병에 걸려 죽는 것보다 당국이 주민들의 생계 활동을 막는 바람에 눈 뜨고 굶어 죽는 것"이라면서 "당국의 코로나19 방역이란 게 식량공급은 한 번도 없고 주민들을 옭아매는 데에만 주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소식통은 또 "당국의 무책임한 방역 조치와 주민 통제로 주민들이 장사를 제대로 못하니 주민들은 감자에 옥수수가루를 뿌려 끼니를 때우고 있다"면서 "추운 날씨에 식사조차 제대로 못해 상당수 주민들이 영양실조로 얼굴이 퉁퉁 부은 채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고 성토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도 같은 날 "새해 들어 평안북도에서도 코로나19로 의심되는 독감 환자들이 여러 명 발생한 지역에 한해서는 방역당국이 사람들이 밀집되는 장마당부터 통제하고 있다"면서 "소독을 이유로 장마당을 잠정적으로 폐쇄했다가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이틀 만에 개장하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소식통은 이어 "현시점에서 가장 활발하게 운영된다는 신의주 장마당도 설 명절을 앞두고 코로나19 방역을 핑계로 장마당 개장시간을 수시로 제한하고 있어 장마당 매대 절반이 비어있다"면서 "전국적으로 시장규모가 가장 큰 신의주 장마당도 이 모양인데 다른 지역의 장마당 사정은 더 말할 것이 있겠냐"고 반문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그런데도 당국은 점점 악화되는 민생의 책임을 '적대세력들의 반사회주의 책동 때문'이라고 선전하면서 나라가 어려울 때 자신과 나라를 지키자면 무조건 당을 믿고 따라야 한다며 주민들을 기만하고 있다"며 "하지만 허위에 가득 찬 당국의 선전선동에 지친 민심은 이미 돌아선지 오래다"고 강조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