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판사, 법원 내부망 '코트넷'에 실명 글 올려
"김명수 대법관 거짓해명, 비판받아 마땅"
"임성근 탄핵소추, 민주주의 대원칙 확인한 것"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현직 판사가 김명수 대법원장이 임성근 부장판사의 사표 반려 과정에서 거짓 해명을 한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임 부장판사의 탄핵소추를 두고는 "민주주의의 대원칙을 확인한 것"이라며 그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송승용(47·사법연수원 29기) 수원지법 부장판사는 전날(14일) 법원 내부망인 코트넷에 실명으로 글을 올려 "공개된 대법원장과 임 부장판사의 대화 내용 일부와 대법원장의 거짓 해명은 어떤 경위나 이유에도 불문하고 신중하지 못하며 내용도 적절하지 못한 것으로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와의 면담 내용에 대해 거짓해명을 해 논란을 일으킨 김명수 대법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1.02.05 pangbin@newspim.com |
앞서 임 부장판사의 사표를 반려하는 면담 과정에서 국회 탄핵 관련 언급을 한 적이 없다던 김 대법원장은 녹취록이 공개되자 하루 만에 말을 바꿔 '거짓 해명' 논란에 휩싸였다.
녹취록에서 "지금 뭐 탄핵하자고 저렇게 설치고 있는데 내가 사표 수리했다 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냐 말이야. 정치적인 상황도 살펴야 되고"라고 한 김 대법원과 임 부장판사의 대화가 공개되면서 파장은 일파만파 커졌다.
송 부장판사는 "임 부장판사와의 대화에서 탄핵을 언급하지 않았다거나 9개월 전의 일로 기억이 불분명해 거짓 해명에 이르렀다는 발언도 정의를 상징해야 할 사법부 수장의 발언이라고 믿기 힘들다"고 했다. 이어 "이제라도 현 상황의 심각성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국민과 사법부 구성원 전체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송 부장판사는 임 부장판사의 탄핵과 관련해선 "불순한 정치적인 의도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이번 탄핵소추는 법관 사회 내부의 자기성찰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법관이 통제받지 않는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남아서는 안 되고 다른 권력에 의해 감시·견제받아야 한다는 민주주의의 대원칙을 실천적으로 확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송 부장판사는 "전국의 법관대표 100여명이 모여 치열한 토론 끝에 표결에 이른 전국법관대표회의의 의결 취지에도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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