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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민지현 기자 =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식료품 수요가 급증하면서 나타난 식품 인플레이션이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있다.
미국 셰일가스의 주요 산지인 텍사스주를 중심으로 미국 남부에 불어닥친 이례적인 한파로 국제유가가 팬데믹 이전 지난해 1월 수준으로 올라왔다. 밀과 옥수수 등 주요 곡물은 2012년 미국의 대가뭄 때 가격이 폭등한 이후 8년 만의 최고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웹스터 로이터=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 텍사스주 웹스터의 코스트코에서 한 남성이 육류 진열대를 보고 있다. 2020.05.05 |
16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원유와 곡물 가격의 급등 여파로 미국 식료품 기업들은 가격 인상을 예고한 상황이다.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 타이슨 푸즈를 포함한 생산 업체들은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밝혔고, 파급효과로 수개월 내 전 세계 육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육류 가격은 전세계 식품 인플레를 자극하고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경로에 영향을 미쳐 팬데믹에서 회복하기 위해 힘쓰고 있는 경제를 지원하기 위한 중앙은행과 정책 입안자들의 논쟁의 일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정상 생활로의 복귀를 약속하고 있고, 수조달러에 달하는 재정 부양 프로그램은 그동안 억눌렸던 수요를 자극해 소비자 물가 상승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유럽의 채권 시장은 인플레이션이 돌아왔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미국의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지난주 2014년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도 전날 1.3%를 기록, 약 1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축산업계에서 사료로 가장 많이 쓰이는 대두와 옥수수의 가격은 한파 등 악천후로 인해 세계 수확량이 감소하면서 오르고있다. 여기에 경제가 회복되고 있는 중국의 수요가 늘어난 점도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러시아 남서부 스타브로폴 지방의 밀밭. 2016.06.28 [사진=로이터 뉴스핌] |
주요 수출국의 육류 생산업자들은 곡물 가격 상승의 영향을 체감하고 있다. 브라질 국영 농축산업연구소(Embrapa)에 따르면 세계 최대 육류 수출국으로 꼽히는 브라질은 지난해 사료 가격 상승 때문에 닭 사육 비용이 39%나 급증했다. BBA 뱅크에 따르면 지난달 비용은 6% 추가 상승했다.
유럽에서도 높은 사료 비용과 코로나19 봉쇄 조치에 따른 억제된 수요가 결합하면서 가축 운영의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라보뱅크의 판 천준 애널리스트는 "일부 소규모 사육농들은 시장에서 퇴출당할 위기에 놓여있다"고 전했다.
유엔(UN)의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1월 세계 육류 가격은 4개월 연속 상승했다. 식량가격지수도 전월 대비 4.3% 오른 113.3으로 8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시카고 상품거래소(CBOT)에서 지난 12월 1일 이후 옥수수 선물 가격은 29% 올랐다. 대두 가격도 19% 급등했다.
FAO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유팔리 갤커티 아라칠레는 "전세계 식량 가격 상승이 분명히 이윤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하며 생산자들은 어떻게든 높은 가격을 감당할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과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조류 인플루엔자도 육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중국에 이어 베트남, 미얀마 및 필리핀 등의 국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산해 돼지 사육두수가 감소하고 있고, 최근 필리핀의 한 회사는 양돈산업에서 쫓겨나게 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jihyeon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