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미국 증시에서 코인 중국계 테마주 강세
후오비과기 등 비트코인 수혜주로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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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권선아 기자 = 지난 수일간 비트코인이 신고가를 연달아 돌파하면서 상승 랠리를 이어가자 중국 암호화폐 테마주도 일제히 폭등하고 있다. 이번 상승장을 촉발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부터 시작해 블랙록, 마스터카드 등 다수 글로벌 기업의 비트코인 투자 행렬이 이어지면서 중국 암호화폐 거래소와 채굴 업체 등의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올해 10만 달러까지 오를 것이란 낙관론과 조만간 거품이 꺼지며 조정을 받게 될 것이란 비관론이 팽팽하게 맞붙고 있다. 향후 암호화폐 가격 향방에 따라 관련 테마주 주가도 등락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 홍콩증시도 비트코인에 들썩, 관련 테마주 급등
연이은 비트코인 가격 급등에 홍콩과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중국 암호화폐 테마주도 가파르게 올랐다. 이중에서 홍콩에 상장된 후오비과기(火幣科技·팬트로닉스홀딩스)와 어우커윈롄(歐科雲鏈·전진홀딩스)의 17일 주가는 전날 대비 각각 27.12%,25% 오른 24홍콩달러, 0.75홍콩달러를 기록했다. 올초와 비교하면 무려 300%, 200% 오른 성적이다.
후오비과기는 2013년 설립된 중국 대표 암호화폐 거래소로 미국 세콰이어캐피털을 비롯한 유명 벤처캐피털(VC)로부터 수천만 위안 상당의 시리즈 A 투자를 받으며 급부상했다. 2017년 말 시작된 암호화폐 열풍 속에서 막대한 부를 쌓은 뒤 2018년 8월 홍콩에 상장돼 있던 엔지니어링 업체 팬트로닉스홀딩스를 인수, 홍콩 증시에 우회상장했다.
어우커윈롄은 후오비와 더불어 중국 양대 암호화폐 거래소로 손꼽히는 오케이이엑스(OKEx)의 관계사다. 전신은 2013년 세워진 거래소 오케이코인(OKcoin)이다. 오케이코인은 설립 3개월 만에 누적 거래량이 26억 달러를 돌파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으나 2017년 9월 중국 정부가 암호화폐 거래를 금지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결국 회사는 오케이이엑스라는 이름의 글로벌 거래소를 분사한 뒤 블록체인 기술과 투자 등으로 사업 방향을 틀었다. 어우커윈롄은 후오비와 마찬가지로 홍콩 상장사인 자산관리회사 전진홀딩스를 인수해 2019년 우회상장했다.
홍콩 증시뿐 아니라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중국 암호화폐 테마주들도 급등세를 보였다. 중국 유력 비트코인 채굴장비 제조 업체인 카나안(嘉楠耘智·CAN)과 이방인터내셔널(億邦國際·EBON)이 대표적이다.
◆나스닥 상장 中 비트코인 채굴업체 주가도 동반 상승
17일(현지시간) 나스닥 시장이 주춤한 가운데서도 카나안은 전장 대비 4.38% 오른 20.5달러로 마감했다. 이방인터내셔널은 무려 33.36% 오른 10.5085달러로 장을 마쳤다. 앞서 이방이 비트코인에 이어 라이트코인 채굴기 칩셋 설계와 도지코인 채굴에 나섰다고 밝힌 게 주가 상승에 불을 지폈다는 분석이다. 라이트코인은 비트코인에서 하드포크(파생)돼 나온 암호화폐이며, 도지코인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비트코인과 더불어 관심을 보이고 있는 암호화폐다.
카나안과 이방인터내셔널은 비트코인을 비롯해 여러 암호화폐를 채굴하는 장비를 제조한다. 중국에선 비트메인과 더불어 3대 채굴 장비 업체로도 손꼽히며 세계적으로도 인지도가 높다.
두 곳 모두 나스닥 상장 이전에 홍콩 증시 상장에 수차례 도전한 전력이 있다. 당시 암호화폐 시장 약세와 중국 정부의 암호화폐 비관론 등 악재가 겹쳐 결국 상장이 불발됐다. 나스닥 상장 후에도 부진한 실적을 보였지만 올들어 암호화폐 시장이 가열되면서 채굴기 수요도 급증, 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 향방 두고 낙관론 VS 비관론 대립 팽팽
비트코인 강세가 지속된다면 이들 테마주도 랠리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번 비트코인 강세장은 테슬라가 15억 달러어치 비트코인을 매수한 데 이어 일론 머스크가 비트코인으로 테슬라 구매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이후 애플과 트위터 등 글로벌 기업들도 잇달아 비트코인 매수 계획이 있다는 소식과 함께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도 가세하면서 시장을 달구고 있다.
반면, 비트코인을 역사상 최대 버블이라고 보는 비관론도 팽배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테슬라와 달리 다수의 금융기관은 사용처 부족과 극심한 가격 변동 등을 이유로 비트코인 등 디지털화폐 투자에 회의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암호화폐 테마주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중국 매체 거룽후이(格隆匯)도 "비트코인은 리스크가 큰 투기자산"이라며 "비트코인이 조정을 받게 될 경우 관련 테마주 거품도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suna.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