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용기·희망 잃지 말고 연대해야"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고(故) 변희수 전 하사 사망에 애도를 표하며 국회에 평등법 제정을 촉구했다.
인권위은 4일 "군 복무 중 성전환한 부사관으로 뿌리 깊은 차별과 혐오에 맞서다 사망한 고 변희수 하사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 심심한 위로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성전환 수술 이후에도 군인으로서의 직무를 다하고자 했을 뿐인 고인의 노력은 앞으로도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며 "인권위도 이와 같은 슬픔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제도 정비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성소수자들에게도 위로의 말을 건넸다. 인권위는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혐오에 맞서다 사망한 고 김기홍씨 죽음의 충격과 슬픔이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또 한명의 소식을 듣게 돼 매우 비통하다"며 "다른 성소수자 여러분들께서도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고 연대해 함께 견뎌나가길 바란다"고 했다.
끝으로 국회에 차별금지법으로 불리는 평등법 제정을 촉구했다. 평등법은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차별을 금지하며 차별로 인한 피해를 구제하고 예방해 인간 존엄과 평등을 실현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현재 관련 법이 국회에 발의됐지만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인권위는 "사회 구성원 모두가 혐오와 차별로부터 보호받아 평등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국회에도 평등법 제정 논의가 조속히 착수되길 재차 촉구한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성전환 수술을 한 뒤 강제 전역한 변희수 전 하사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의당 대표실 앞에 변 전 하사의 추모공간이 마련돼 있다. 2021.03.04 leehs@newspim.com |
경찰에 따르면 변 전 하사는 전날 오후 5시 49분쯤 자택에서 출동한 소방구조대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상당구 정신건강센터는 상담자로 등록된 변 전 하사가 지난달 28일 이후 연락이 안 돼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 전 하사는 2019년 말 휴가를 내고 태국으로 가 성전환 수술을 받은 이후 지난해 2월 법적 여성이 됐다. 변 전 하사는 "성 정체성을 떠나 이 나라를 지키는 훌륭한 군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다"며 '계속 복무'를 희망했다. 하지만 육군은 지난해 1월 변 전 하사에 대해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리고 강제 전역 조치했다.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