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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미얀마'사태'가 시사하는 한국 민주주의 과제

기사입력 : 2021년03월05일 16:37

최종수정 : 2021년03월07일 07:48

40년 전 미얀마와 같았던 광주, 꾸준한 시민 참여로 민주주의 발전
정치권 최대 이슈는 4·7 재보선, 소수 배려 문화 정착돼야

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최근 미얀마 사태는 민주주의를 전복한 권력이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국민을 보호해야 할 군인과 경찰이 오히려 자국민들을 학살하고 있다.

미셸 바첼렛 UN 인권 최고대표에 따르면 미얀마의 반 쿠데타 시위에서 미얀마 군경의 총격에 사망한 사람은 최소 54명이며 1700명 이상 구금됐다. 사망한 사람은 실제로는 더 많을 수 있다.

지난 3일 시위에서 군경의 총격에 사망한 19세 어린 여성 '치알 신'의 사연은 민주주의가 우리 삶에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에인절'(Angel)이라고도 불리는 '치알 신'은 태권도를 수련하고 자신이 춤추는 모습을 SNS에 공유하는 평범한 소녀였지만, 시위에 나갔다가 머리에 총탄을 맞고 숨졌다.

정치부 채송무 차장

 불과 40년전 대한민국에서도 비슷한 참사가 발생했다. 1980년 광주의 봄은 신군부의 특수부대에 짓밟혔고 당시 많은 시위대가 군경의 폭력과 총탄에 희생됐다. 인정된 피해만 직접 사망 193명, 후유증 사망자 376명, 행방불명자 65명, 부상 3139명이었다.

오늘날 대한민국에서는 감히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일이다. 보수와 진보진영의 극한대결로 국민들이 정치 혐오를 자아내기도 하지만 민주주의 토대는 굳건하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타인에 대한 배려와 권력에 대한 꾸준한 감시를 요구한다. 이를 위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필요로 한다. 실제로  5·18 광주민주화 운동 이후 1989년 6·10 항쟁에서 넥타이 부대가 등장하는 등 일반 국민의 꾸준한 참여와 저항으로 한국 민주주의는 한단계 진일보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불렀던 촛불집회가 보수와 진보 양측에 걸쳐 연일 벌어졌던 지난 2017년, 진영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지만 스마트폰 등 첨단 기기와 광장을 통한 '참여 민주주의' 가능성이 제기될 정도로 참여는 이어지고 있다. 

현재 정치권의 가장 큰 관심은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다. 약 1500만 명의 인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 제1·2의 도시에서 이뤄지는 유권자들의 평가는 불과 1년 앞으로 다가온 차기 대선에 곧바로 영향을 미친다. 개인적으로 여야 정치권이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 공약중에서 소수에 대한 배려 문화의 조성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성전환 수술을 받은 후 강제전역을 당한 변희수 전 하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왔다. 이는 우리 사회 다양성 부족의 한 단면이다. 변 하사는 지난 2017년 기갑병과 전차승무 특기로 임관한 후 군 임무 수행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성 정체성 문제로 고민을 하다가 성 전환 수술을 받았다. 

변 전 하사는 이후에도 군 복무를 계속하기를 바랐지만 군 병원은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렸고, 군은 전역을 결정했다. 변 전 하사는 이에 불복해 소속을 이어갔으나 극단적 선택을 하고 말았다. 소수에 대한 인정 부족이 한 명의 아까운 목숨을 앗아간 것이다. 

수십년 간의 경험을 거친 대한민국과 미얀마 민주주의의 현실과 미래는 물론 다를 것이다. 그러나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 사회 문화의 조성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한 층 더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dedanh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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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 용의자 "돈 갚지 않아 범행" [수원=뉴스핌] 노호근 기자 = 경기 시흥시 정왕동 일대에서 흉기를 휘둘러 2명을 숨지게 하고 2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차철남(56·중국 국적)이 경찰에 붙잡혔다. 범행 동기에 대해 그는 "돈을 빌려준 뒤 갚지 않아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경기 시흥시 정왕동 일대에서 흉기를 휘둘러 2명을 숨지게 하고 2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차철남(56·중국 국적)이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독자제공] 경기남부경찰청은 19일 오후 7시 24분께 안산시 신길동 노상에서 차 씨를 긴급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이날 오후 6시 20분경 차 씨를 공개수배한 지 약 1시간 만이다. 체포 당시 차 씨는 남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흰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상태였으며, 오후 8시 33분쯤 시흥경찰서로 압송됐다. 그는 취재진의 질문에 "경제적인 거래가 있었는데, 저한테 돈을 꿨다가 갚지 않았다"고 말했으며, 혐의 인정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사람이 죽은 건 죽은 거잖아요"라고 답했다. 차 씨는 이날 오전 9시 34분께 정왕동의 한 편의점에서 60대 여성 점주를 흉기로 찌른 뒤 도주했다. 이어 오후 1시 21분께는 편의점에서 2km가량 떨어진 체육공원 주차장에서 70대 남성을 또다시 흉기로 찔렀다. 두 피해자 모두 현재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경찰은 사건 초기 CCTV 분석을 통해 용의자를 특정한 뒤 자택을 수색해 중국 국적의 남성 시신 1구를 발견했고, 오후 2시께 편의점 인근 주택에서도 또 다른 남성 시신 1구를 추가로 발견했다. 이들 사망자는 모두 자상 흔적이 있었으며, 사망 후 수일이 지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차 씨와 피해자들 간에 금전적 관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으며, 계획 범행 여부와 정신병력 유무, 피해자들과의 구체적 관계 등에 대해 본격 조사에 착수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사건의 중대성을 고려해 수사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수사본부를 구성, 시흥경찰서와 형사기동대, 기동순찰대 등 가용 인력을 투입해 추적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동기와 경위는 아직 수사 중이지만, 혐의가 중대한 만큼 신속히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정확한 범행 경로와 공범 여부 등을 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eraro@newspim.com 2025-05-19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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